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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칼럼] 임박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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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28  16: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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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혜인 변호사/ 법무법인 사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약 7개월이 지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놓고 한껏 고조되었던 현장의 위기감과 두려움도 7개월이 지난 지금은 다소 잦아 든 듯 보인다. 이는 법 적용 현황과 무관하지 않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중대재해 건수는 총 87건, 그 중에서 기소된 건은 1건 뿐이다. 경영책임자에게 직접 중대재해 예방의무를 지우고, 중대재해 발생 시 책임을 묻겠다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는 실상 법 적용 현실에 무력해진 듯 보인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재해 사고는 소폭 감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하여 기업에서 형식적으로나마 매뉴얼을 갖추고 시스템을 정비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계보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산업재해에도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경영책임자가 처벌된 사례는 여전히 전무하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한 그 수많은 논의가 무색할 정도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에도 산업재해는 발생하고 있는데, 여전히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래서는 시행 전과 별 다른 변화가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완벽한 법이라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정치(精緻)함과는 거리가 먼 법이다. 용어의 정의도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조문 간 중복으로 보여지는 부분도 존재한다. 어떤 조항은 너무 모호하여 자의적 법집행이 우려되고, 어떤 조항은 너무 구체적이어서 법적 공백이 우려된다. 이렇듯 결코 잘 만든 법이 아님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을 비호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법이 노동현장에서의 노사간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반영하는 유일한 법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니라 이윤이 우선시 되는 노동환경에서는 을의 위치에 있는 근로자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그 목소리의 공백을 중대재해처벌법이 메우고 있다. 다만 법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 개정은 필요하다. 

몇 달 전 경영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개정을 요구하며 ‘인증제’를 제안했다. 인증제가 도입되면 안전보건인증 시 중대재해처벌법 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으로 인정된다. 경영계의 이 같은 주장은 우려스럽다. 현재도 ISO45001과 같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제도가 있지만, 이 같은 인증을 받은 회사에서도 산업재해는 발생했다. 인증제도는 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경영자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지, 이로써 안전보건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안전보건 인증을 받는 것은 안전보건 경영을 위한 시작일 뿐 종착역이 아니다.

안전보건공단의 리포트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2.6%로 가정하였을 때, 산업재해율이 1% 증가하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최대 1.6%만큼 감소한다고 한다. 이처럼 산업재해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경영계에서는 산업재해 예방이 기업성장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을 전제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안전한 노동환경 구축과 기업의 효율적 경영은 결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하여 9월 중 입법예고를 목표로 검토 중임을 밝혔다. 부디 입법취지를 훼손하는 개정안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이번 개정으로 일선에서의 혼란이 줄었으면 한다. 한편 법 개정 만큼 중요한 것은 산재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법 집행기관의 의지이다. ‘권한과 책임은 상응한다.’ 이 단순한 명제가 당연한 현실인 사회가 어서 가까워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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