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남

1. 들어가며
인간이면 누구나 장수하기를 바란다. 그것도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요즈음 우리나라에 어느새 ‘백세수명의 시대’ 또는 ‘백세장수의 시대’라는 용어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 핵심 생산인력이 줄어들고 3년이 지나면 15세에서 64세까지의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런 우스개 질문이 있다.
“사람이 오래 살려면(장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에 영생을 누려보려던 진시황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불로초’를 떠올리기도 하고, 정력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종 음식을 먼저 떠올린다.
답은… “오랜 시간동안 살면 된다.”
그럼 오랜‘시간’동안 살려면? 그것도 건강하게…

2. 시간, 정말 소중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한번쯤은 가져보았을 것이다. 필자도 대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그런 질문을 잘 던진다.
그러면 답이 ‘건강’ ‘돈’ ‘인간관계’ ‘행복’등등 여러 가지로 갈리지만, 그래도 많은 학생들의 답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 우리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지금 같은 무한경쟁을 너머 승자독식의 ‘초경쟁’의 시대에 승자가 되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이다. 하느님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주셨는데 가장 공평하게 준 것이 바로 ‘시간’이다. 이 공평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된다.”

3. ‘시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주례를 많이 서다보니 이제 그만두기로 작정한 게 3년 가까이 되었는데, 주례사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신랑·신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물론 예식장에서 답을 하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러면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가장 소중한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역시 답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내가 답을 준다.
“가장 소중한 것은 ‘나 자신’이고, 그 다음으로 소중한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나 자신과 가장 오래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다.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위해서는 우선 ‘건강’해야 한다. 그래야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지. 그리고 그 다음으로 소중한 사람은 바로 부부이고 부모님이다.”

4. 시간보다 더 소중한 것, ‘건강’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산업화를 이루어내고, 2차 대전 이후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줄 수 있는 나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데는 ‘잘 살아보자’라는 의지를 세우고 ‘머리가 좋다’는 것과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낸다’는 습성이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살아보자’는데, 그 기본이 바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인데,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는 차원을 넘어 조급하게 행동하다가 잘 살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고속도로에 이런 플랜카드가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정말 좋은 글귀라서 이 글의 제목으로 삼았다.
‘시간이 아까우세요?’
이것이 졸리는데도 불구하고 빨리 집에 가려고 달리다가 생명을 잃게 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하는 것인데, 자동차운전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위험한 공사나 작업인데도 불구하고, 빨리 끝내려고 ‘시간이 아깝다’는 식으로 무리해댄다. 그러다 안전사고가 나고 사고사망자가 선진국의 2~3배나 된다.
정부기관등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건설현장에도 같은 취지의 플랜카드가 자랑하듯이(?) 붙어있다.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개통하겠습니다’
이것을 통상 ‘돌관작업’이라고 말하는데, 작업하는데 위험요인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비 오는 날에도 작업을 독려하고 캄캄한 야간작업을 자행하고 있다. 원래 공사나 작업을 시작하기 전 시방서나 설계도를 작성할 때 모든 상황이나 위험요인 등을 감안해서 작업진도를 정하고 완공 일을 정했을 터인데…
공사나 시설을 주관하는 경영관리자가 이런 안전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시간이 아까워서 생명과 건강을 경시하는 의식이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근로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민족의 의식구조가 직위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복잡한 절차나 규정을 지키려면 신경 쓰이고 ‘시간’이 많이 걸리니 그저 쉽게 빨리 작업을 하려고 서두르거나 무리하게 행동하다가 다치거나 생명을 잃게 된다.
속된 말로 ‘죽는 것은 조조의 군사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