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피플의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이 지난달 6일 안전보건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개최됐다. ‘위험성평가 기반의 규모별 자율 안전보건체계 구축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위험성평가의 실태와 문제점, 개선방안 등에 대한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의 제안 등이 제시됐다.
김태옥 포럼 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은 그동안 4차 산업혁명과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첨단기술 활용방안과 사업장 안전문화 확산 등 안전보건의 새로운 솔루션을 찾기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면서 “정부와 사업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재 사망사고는 크게 감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업장 스스로 유해위험요소를 발굴하고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과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도 전개했다”고 밝혔다. 

김태옥 회장은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위험성평가를 키워드로 하는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디지털 기반의 자기규율 산재예방체계 확립방안’ 주제로 포럼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오늘 포럼이 사업장 규모별 특성을 반영한 안전보건체계 구축방안을 모색해 중대재해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삼표산업 김선배 대표이사는 “저희 회사는 건설기초소재 전문기업으로 업종의 특성상 소규모 단위사업”이라면서 “설비나 큰 중장비를 다룸에 따라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첫째 경영진의 솔선수범, 둘째 중대위험요소 집중관리, 셋째 현장 소그룹 안전활동 등 안전관리 활동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투자와 관리를 통해 중대재해 위험요소들을 제거하고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선배 대표이사는 “특히, 모든 임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현장안전분임조 활동을 전개해 아차사고 발굴 및 제거, 작업안전 분석과 수칙마련 등 안전보건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삼표산업의 안전활동을 중단없이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삼표산업 이기두 환경안전본부장은 “안전향상 추진전략으로 라인조직 책임실행의 라인주도 안전관리, 중대 위험요소 제거에 집중하는 고위험관리 집중, 현장감 있는 소단위 분임조 안전활동의 작업자 안전참여를 바탕으로 매주 안전관리 현안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두 본부장은 또 “사업부문은 맞춤형 안전전략과 안전성과지표 운영은 물론 첨단 시스템 설치로 위험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금년은 중대재해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안전보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리더가 앞장서서 구성원과 함께 더 안전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라인주도 안전관리 활동, CSO의 현장경영, 안전컨설팅, 안전시설 보완, 현장작업자 참여 안전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사업장 위험관리방안를 소개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KCC실리콘 대죽공장 박주원 안전팀장은 “국내 산업단지 내에서 발생된 주요 사고의 원인은 위험관리 오류가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조직 내 안전관련 사항에 대해 현장과 소통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안을 확립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박주원 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소 발생 시 현장 의견을 재대로 청취하는 시스템적 확립이 필요하며 전문가를 통해 안전선행지수(SLI)를 발굴하고 꾸준히 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재단법인 피플 시스템안전센터 채수현 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는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위험성평가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현실감을 더해 줬다.
기전산업(주) 조영재 주임은 “산업재해 예방은 기업과 근로자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 있는 과제이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위험성평가의 중요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조영재 주임은 “그러나 중대재해의 80%이상이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원과 전문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만 지출함에 따라 형식에 그치고 적기대처 능력이 미흡하며, 서류 위주의 점검으로 유해위험요인 발굴과 현장 확인은 등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재 주임은 “우리 기업은 작년에 ISO45001 인증 취득과 작업허가제와 더불어 KRAS시스템을 활용한 시설·장비 매뉴얼 외에 ‘위험성 발굴 및 개선제안 설문’을 배포하여 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가 피부로 느끼는 위험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행하고 있다”고 현장의 소리를 전했다.
한국안전기술협회 김영덕 기술이사는 “사업주가 위험성평가를 제대로 이를 이해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행정능력을 갖추어야 하나 중소기업 사업주는 기본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며 ▲사업주의 안전활동을 위한 안전지식 습득 기회 부여 ▲쉽고 간편한 위험성평가 방법 안내서 제공 ▲스스로 참여하여 실질을 확보할 수 있는 재해예방 컨설팅 ▲물적·인적 지원으로 안전활동 시간 보장 ▲위험성 결정의 빈도·강도 조합 표준화 ▲소규모 사업장에 적합하고 명확한 규정 ▲계획과 기법 제시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덕 이사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표자와 실무자의 위험성평가 기본교육 의무화, 중소기업 실무자에게 안전수당 지원으로 활동시간 보장과 책임 강화, 작업 전 지속적인 위험성평가 실행 의무화는 물론 이의 실행을 위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지도 및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대 이근원 교수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위험성평가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근원 교수는 “기업의 특성이나 규모 상 위험성분석이나 평가방법의 이해 부족과 이를 활용·평가하기에 어렵고, 형식적인 서류 맞추기에 급급하며, 근로자의 참여 부족으로 현장 적용성이 어렵고, 작업공정별 유해위험 요인 발굴·파악을 통한 상시 전달체계가 미흡하며, 위험성평가 결과를 반영한 피드백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근로자가 작업공정과 위험성평가 방법에 따른 이해도와 안전의식이 높아야 하고, 근로자가 반드시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감독을 강화해야 하며, 작업공정별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한 내용을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모바일 지원시스템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으며, 디지털 안전기술의 발전에 따라 R&D 지원으로 위험성평가 통합 운영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위험성평가의 향후 방향을 제시했다.

큐레이터를 맡은 채수현 센터장은 “중소규모 사업장은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위험성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함은 물론 안전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지식, 인력, 예산 등의 문제로 사업장 특성에 적합하고 작동성 있는 위험성평가가 어렵고, 자율 안전관리체계 구축에도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면서 “우리 포럼에서 제시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토대로 위험성평가를 기반으로 한 자기규율 산재예방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중대재해 감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