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환 노무사

안녕하십니까? 동 지면을 통해 노무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조영환 노무사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저희 법인에서 수행했던 사건으로 업무수행 중 동료근로자가 던진 작업용 칼에 맞고 사망한 사안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 청구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의 결정 및 판례 법리를 통해 살펴볼까 합니다.

1. 사건의 개요
근로자 ‘갑’은 농아자로 닭고기 포장·가공, 보관, 유통업체인 ‘○○’에 입사하여 닭 가공 작업용 칼을 이용하여 안심(닭 가슴살 안쪽의 살)제거 업무 등을 담당하던 자로, 2016년 9월 ‘○○’ 작업장에서 생닭을 부위별로 분리하는 가공작업을 하던 중 농아자인 근로자 ‘갑’이 직장 동료인 근로자 ‘을’(지적장애△급)에게 생닭을 더 부으라고 손짓을 하면서 “억, 억”하고 소리치자, 근로자 ‘을’은 근로자 ‘갑’이 자신을 때릴 듯한 행동을 취한 것으로 오해하여 화가나 자신의 작업용 칼을 근로자 ‘갑’의 가슴을 향해 힘껏 던졌다.
근로자 ‘갑’은 같은 날 ○○대학교 병원 응급실에서 흉부자상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한 사안으로 동료 근로자와의 감정악화에 따른 사적인 재해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인 사안입니다.
2. 관계법령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정의)
1. ‘업무상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1.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① 업무상 사고
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나.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②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3)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3조(제3자의 행위에 따른 사고)
제3자의 행위로 근로자에게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그 근로자가 담당한 업무가 사회통념상 제3자의 가해행위를 유발할 수 있는 성질의 업무라고 인정되면 그 사고는 법 제37조제1항 제1호 바 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

3. 근로자 ‘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1)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다만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피해자와의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재해로 볼 수 없다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대법원 2008.8.21 선고 2008두7953 판결 등)
(2) 업무상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자 ‘갑’의 사망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문제되어 발생한 오해에서 비롯되었고 근로자 ‘갑’과 ‘을’사이에 별다른 사적인 원한 등의 감정이 존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고, 가사, 근로자‘갑’이 농아자인 관계로 언어가 아닌 손짓 및 의성어를 통해 업무수행을 독촉하는 표현방법이 근로자‘을’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때릴 듯한 행동으로 오해하였다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칼로 찌르는 보복이나 반격을 초래할 정도로 심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근로자 ‘갑’의 사망이 직무의 한도를 넘어 근로자 ‘을’을 자극하거나 도발하였음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4. 맺으며
본 사안의 경우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인 경우, 재해가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 정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 아닌 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결정 및 판례로 인사노무관리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