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닫으면 전기세 걱정, 창문을 열면 미세먼지가 걱정이다.”
강훈식 더불어 민주당의원은 간단명료하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렸다. 강 의원의 말처럼 폭염이 지나가고 또 하나의 불청객 미세먼지로 곤혹스런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2012년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미세먼지 문제는 이제는 국민보건으로 확대돼 국가적 문제로까지 부각됐다.
이런 미세먼지의 심각성, 특히 실내미세먼지의 해결책을 의논하고자 송옥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거주자 건강문제와 법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 송옥주 의원의 인사말 모습

송옥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가을, 겨울로 접어들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미세먼지에 노출된 사람 중 43%가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노출되는 등 실내 미세먼지 노출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세계보건기구도 실내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이 폐에 직접 전달될 확률이 실외에서보다 1천배 높다고 발표했다. 실내공기질이 거주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실내 공기질의 효율적인 관리는 시급한 과제”라면서 “그동안 공기청정기를 통해 실내공기를 개선하려 했다면,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직접 호흡하는 공기가 깨끗하게 관리되도록 건축물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실내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알렸다.
이어 이경희 (사)한국환경건축연구원 원장은 “미세먼지로 인한 실내거주자들의 건강문제에 대한 거론이 없었다. 도시인들은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마음놓고 창문을 열어 놓지 못한다. 미세먼지 중 특히 초미세먼지는 WHO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세먼지는 인류가 풀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법·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관·학·공기관 시민단체의 밀도 높은 토론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의 고견이 모아지고 공론화돼 실내 환경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임영욱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실내 미세먼지의 건강영향과 대책’ △김영종 서울시 종로구청장의 ‘도시 미세먼지 저감정책 추진 사례’ △이윤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실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김성완 한국환경건축연구원의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녹색건축인증 기준 개선방안’ 등 4개 주제로 발표가 진행했다.

▲ 연세대 임영욱 교수의 주제발표 모습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임영욱 교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미세먼지가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에 대한 정보와 연구가 미진한게 현실”이라며 “공간마다 미세먼지의 상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상황에 대한 연구가 미진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실내라는 특수한 상황에 “과연 실내에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얼마나 되는지 앞으로 우리가 연구하고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 심장, 혈관질환, 당뇨병 등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등 미세먼지는 모든 질병과 연관이 있다. 국가는 사회적 합의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기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또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의 조사결과 조리를 하는 여성이 조리를 안하는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74배나 높다는 조사를 발표해 실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렸다. 덧붙여 미세먼지는 어떤 재료로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 등 미세먼지의 종류와 대처에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실내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주요 방안으로 △민감시설 내 미세먼지에 대한 주요 성상 분석을 위한 실태조사 및 대안 마련 △시설별 적정 환기 시스템 적용 평가/검증을 통한 실생활 배치 필요 △건강영향을 근거로 한 시설별 관리기준 검증 및 가이드라인 마련 △시전 예방원칙=위해도 관리에 입각한 미세먼지 관리 및 대응 장치 개발 등을 제시했다.

▲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주제발표 모습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종로구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예시로 들면서 향후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특히 종로구는 소규모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측정현황을 예로 들었다.
종로구는 지속적인 실내 공기질 관리사업 실시와 함께 측정 횟수도 연 1회 에서 분기 1회로 늘렸다. 꾸준한 조사결과 2011년 22.6%에서 2015년 4.1%로 대폭 낮아져 미세먼지의 농도를 낮추는 효과를 봤다.
이에 종로구는 2016년부터는 검사구역을 대폭 확대해 미세먼지에 대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옥상청소와 길거리 물청소를 실시해 쾌적한 걸거리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윤규 박사는 “실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유입을 막는 것과 실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환기를 통해 배출하는게 핵심”이라고 환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환기의 중요성은 장시간 환기하지 않을 경우, 이산화탄소 축적 및 산소 부족 등으로 실내 공기가 오염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한국건설기술원의 자료에 따르면 실내 환기 방식은 창문을 여는 경우 45%, 주방 후드 가동 24%, 환기설비 가동 17%, 화장실 배기팬 이용 14%로 응답했다. 창문을 열지 않는 이유로는 먼지유입 47%, 외부소음 26%, 찬바람 20%로 나타났다.
또 환기의 방법으로 장시간 자연통풍 방식의 환기와 기계환기설비의 지속성 가동으로 미세먼지의 효율적 제거가 가능한 필터가 설치된 기계환기설비의 확보 및 가동 등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자는 (사)한국환경건축연구원 김성완 부원장이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녹색건축인증 기준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녹색건축물이란 에너지이용 효율 및 신재생에너지의 사용비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하는 건출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쾌적하고 건강한 거주환경을 제공하는 건축물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녹색건축 인증기준(G-SEED)은 △건축물의 자재생산, 설계, 건설, 유지관리, 폐기에 걸친 건축물의 전 과정 평가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 및 오염물질 배출 등 환경 부담을 줄이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 △건축물의 환경 친화 정도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이다.
특히 녹색건축인증 기준 개선방안중 실내공기환경 개선을 위한 인증기준 검토 방향으로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기오염물질 관리 △준공 후 실내공기질 현장 실측 및 기준 준수여부 관리 △자연환기시 외부 미세먼지 허용농도 기준 및 운영 관리 △환기장치 필터의 성능 및 관리 △혁신적인 설계(ID)분야에서의 가산점 활용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이상은 한국환경한림원 초대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송시화 과장(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 조현수 과장(환경부 환경연구개발과), 강은정 교수(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김태윤 차장(서울교통공사 건축 2사업소), 하지원 대표(에코맘코리아) 등이 패널로 나서 실내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며 실내미세먼지에 대한 공론화를 위한 의견들을 주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