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헌기한국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최초의 노동계 출신 이사장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백헌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백 이사장은 중앙노동위, 최저임금위, 노사정위,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심의위 등 다수의 위원회 위원과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 30년간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앞장서온 그가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안전보건공단의 수장을 맡은 것이다.
백 이사장은 취임 이후 하루 이틀이 멀다 하고 산업현장을 찾아 안전보건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재해예방의 해법을 모색하는 ‘현장밀착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현장중심 경영’에는 공단 노조위원장이 함께 참여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후 인천 부평 소재 공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그는 “오는 2014년까지 재해율 0.5%대 달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백헌기이사장과 대담을 나누는 안전정보 이선자대표

- 지난 한 해 10여년 만에 진입한 0.6%대 재해율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공단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텐데요. 지난해 산업재해 통계와 사업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011년 집계된 통계를 보면, 2010년 대비 재해자수와 사망자수는 각각 5천353명, 86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재해율도 0.65%로 공단 설립 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단은 지난해 사고재해자수와 사망자수의 획기적인 감소를 통해 안정적인 재해감소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산재예방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우선, 제조·건설업 취약사업장 지원, 서비스업 재해예방 방문 지도 등 산재취약부문의 중점관리로, 사고성 재해자수를 감소시켰으며, 특히 ‘사망재해감소 90일 특별대책’ 운영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증가추세에 있던 사고성 사망자수를 전년도와 동일 수준으로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건설업 안전보건지킴이 패트롤도 추진했습니다.
이와 함께 산업보건정책을 사업장 중심의 ‘산업보건’에서 사람 중심의 ‘직업건강’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인천과 경기 시화, 광주 등 3곳에 근로자 건강센터를 설치하는 등 직업건강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보다 가까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섬으로써, 최상의 안전보건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담은 새로운 비전·전략과 CI를 도입했습니다.”

14년까지 재해율 0.5%대 기반 마련 주력
- 산업재해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감소추세로 전환됨에 따라 올 한해 공단에서는 산업재해감소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 같습니다. 올해 공단의 역점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 공단의 산재예방 사업 목표는 사고 사망자수 및 사고 재해율을 전년대비 각각 6%씩 줄여, 2014년까지 재해율 0.5%대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3대 업종을 중심으로 사고성 재해예방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제조ㆍ건설ㆍ서비스업을 재해예방사업의 중심축으로 업종별 재해가 다발하는 고위험군을 선정하고,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전개할 것입니다. 둘째, 적기에 지원하는 새로운 재해예방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입니다. 재해발생 사업장에 1개월 이내에 방문해 원스톱(One-Stop)으로 지원하는 ‘적시기술지원 사업’과 기존 사업장에 비해 재해예방 인프라가 취약한 신규 설립 사업장에 대해서는 현장 특성에 맞는 안전보건 종합패키지(기술·교육ㆍ재정지원 등) 지원 등을 통해 사업초기단계부터 재해예방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셋째, 사업장의 자율안전보건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2013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 제도’를 확대·운영하고, 사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KOSHA18001 인증 및 제조업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제출대상 등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넷째, 새롭게 대두되는 산재취약 업종, 직종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입니다. 지난해 재해가 급증한 운수ㆍ창고ㆍ통신업 중 3년 연속 재해발생사업장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올해 5월부터 산재보험이 확대·적용되는 택배·퀵서비스 종사자, 문화예술인 등 특수직종에 대해서도 안전보건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기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로자의 안전보건의식을 확산하는데 역점을 기울일 것입니다. 사업장 예방관리능력 배양을 위한 안전보건지킴이 3만명 양성 및 수요자 중심의 최신 미디어를 개발·보급할 예정입니다.”

공공기관 평가에 발주공사 산재율 반영
- 올해 사업 중 적기에 지원하는 새로운 재해예방 시스템 도입이 눈에 띕니다. 적시 기술지원 등 도입을 추진 중인 새로운 재해예방제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재해가 발생한 경험이 있는 사업장의 약 29%가 2년 내에 다시 재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을 1개월 이내 방문해 재해원인 분석 및 대책을 수립·지원하는 ‘적시 기술지원’을 통해 근원적인 재해예방에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사업장 기술지원 출입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 등을 위해 정부 입법예고 중에 있으며, 특히 사업장에서 거부·방해·기피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조항 신설 중에 있습니다. 올해 1만5천개소 시범 운영 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등 향후 공단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육성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재해율을 각종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관련부처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먼저,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건설현장의 재해예방노력과 성과를 올해부터 ‘공기업 I 유형’ 기관의 경영평가보고서 작성 매뉴얼에 반영해 평가받도록 했으며, 아울러 학교건축, 급식실 안전사고 등 학교관련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시·도 교육청 평가에 산업재해예방 노력항목을 반영하는 방안을 교과부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공공기관 청사관리 용역업체 입찰 시 산업재해율을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재해예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 도입에 노력 중에 있습니다.”

- 이사장님께서는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취임이후부터 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소통하는 현장밀착경영을 실천하고 계신데요. 현장방문을 통해 재해예방에 대한 해답을 찾으셨을 것 같습니다.
“사업장이 공감하는 재해예방대책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산업재해예방! 현장에 답이 있다’를 주요 전략으로 설정하고,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재해가 빈발하는 소규모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직접 눈으로 현장을 확인하면서 현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에게 무엇을 서비스해야 하는지를 피부로 느껴 사업장이 공감하는 재해예방대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방문 결과, 노ㆍ사 관계가 원만한 사업장일수록 협력적인 산재예방활동을 통한 재해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산업재해예방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는 인식을 산업현장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조위원장과 함께 전국 산업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할 계획입니다.”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
- 앞으로 이사장님께서는 공단을 어떻게 경영해 나가실 계획인지요.
“앞서 말씀드린 현장중심 경영과 직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공단을 경영해 나갈 것입니다.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산재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단 직원 스스로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공단 직원은 최고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 열정과 창의를 더해 재해예방에 힘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함으로써 직원들의 생각과 정서를 읽어 공단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사고의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조직, 부서 간, 동료 간, 상하 간 서로 충분히 소통해 업무의 시너지가 생길 수 있는 신바람 나는 직장, 수평적인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지난해 현장 방문 시 직원들이 기술지원을 위해 2시간씩 이동하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일선기관의 추가 설치 필요성을 절감, 올해는 조직 확대를 위해 전력투구할 예정입니다.
훌륭한 리더란 직원의 머리를 빌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저는 큰 틀에서 경영전략과 모니터링에(평가) 집중하고, 일상의 경영권한은 실무진에게 철저히 위임할 것입니다. 산재예방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향하고 있다면 다소 의견의 차이가 있더라도 철저히 믿고 맡길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인사원칙을 적용해 성과에 따른 승진, 보직, 인센티브 등 다양한 보상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주력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당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올 한해는 우리사회 모두가 당면과제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생존 문제에 관심을 집중함에 따라 안전보건 문제가 다소 소홀히 취급돼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보건 문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경제위기 극복을 넘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나 공단 뿐 아니라 사업주단체, 노동조합, 민간전문가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보건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안전보건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단은 앞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산업현장의 재해예방활동을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끝으로 우리나라 안전 분야에서의 대표 슬로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조심조심 코리아’를 다시 한 번 강조 드리며, 우리사회가 ‘위험을 항상 생각’하고 ‘안전 앞에 늘 겸손’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