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미란 기자

우리나라는 산업현장에서 일손이 부족해 외국인근로자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는 내국인근로자를 구할 수 없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어찌 보면 외국인근로자가 없으면 산업현장의 불이 꺼질지도 모를 정도다.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는 지난해 말 기준 60만여 명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외국인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대다수가 특별한 기술이 없는 비전문 인력으로, 내국인근로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이나 농공단지,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산업재해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데다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안전교육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산업재해를 입는 외국인근로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산업재해에서 외국인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2001년 약 1.9%에서 2011년 약 7%로 증가했다.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할 때 ‘의사소통의 문제(58.1%)’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업주도 마찬가지로 외국인근로자 재해예방을 위해 ‘의사소통(58.1%)’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침 안전보건공단에서 외국인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통역기능의 ‘위기탈출 다국어 회화’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중국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10개 국가별 언어를 담았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내려 받은 후 한국말로 된 대화 내용과 외국인근로자의 국적을 선택하면 해당 국가별 언어로 문장이 발음된다.
안전보건공단은 외국인근로자 고용 사업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에 700개 문장을 추가하는 한편 오는 2014년에는 기존 10개국 외 3개국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재해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을 고용하는 사업주의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가족과 친구를 떠나 타지로 일하러 온 이들에게 자국어로 따뜻한 인사말을 건네는 건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