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안전관리, 관리감독자에서 일용근로자까지 전파돼야

지난 2월 15일에 열린 건설안전협의회(이하 CSMC) 정기총회에서 제13대 회장으로 배영선 현대산업개발 팀장이 선출됐다. 1991년에 창립된 협의회는 오랜 기간 동안 안전관리 부서 간의 정보교류 및 긍정적 건설안전 문화 향상 등에 기여하며 기반을 튼튼히 다지고 있다. 올해 CSMC를 이끌게 된 배영선 회장은 “회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활발한 정부교류, 대정부 건의 창구 역할 등을 견실히 해나가, 협의회 본연의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본지 발행인 이선자 사장과 대담을 하고 있는 배영선 회장

-CSMC 제13대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그동안 CSMC를 잘 이끌어 오신 전임 회장님들과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모든 회원사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책임감과 부담감을 떨칠 수 없지만, 전임 회장님들의 노고에 누가 되지 않고 회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활발히 활동할 계획입니다. 특히 정보교류, 대정부 건의 창구 역할 등 건설업체 안전부서장 모임인 CSMC의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CSMC는 1991년에 창립 이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CSMC의 주요 사업 및 활동내용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CSMC는 안전관리 부서 간의 정보교류 및 실질적인 대정부 건의 창구 역할의 필요성에 의해 1991년 1월 3일 50대 종합건설회사 안전관련 부서장을 회원으로 결성됐으며, 1999년 10월 12일 100대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직을 확대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CSMC는 긍정적 건설안전문화 향상을 위한 건설안전 관리기법 개발 등의 상호협력과 회원사 간 상호 정보 교류를 통한 각종 통계·자료의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등 정부 및 공공기관과의 소통을 통한 건설안전제도 개선사항을 건의하고, 정부 및 공공기관 초청 정책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내실있는 토론문화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안전학회 학술대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등의 참여 및 활동과 선진사례 벤치마킹 등 CSMC 설립목적에 부합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정기총회와 임원회의 실시, 회원사 안전관리 우수현장 벤치마킹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원사의 폭 넓은 의견수렴 통해
정부와 많은 소통 기회 마련
-CSMC는 건설업체 안전관리 부서 간 정보교류 외에 실질적인 대정부 건의 창구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정책 개선 및 건의를 해왔는지 주요 사항을 소개해 주십시오. 아울러 향후 어떤 부분에 대해 개선 건의를 할 계획인지 말씀바랍니다.
“2017년 정부와 회원사가 상호 협력해 추진해야하는 정부정책 사항과 회원사의 개선 요구사항에 대한 정책 반영으로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주요 안전정책인 50대 건설사에 대한 사망사고 20% 감소 목표 달성을 위해서 CSMC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앞으로 함께 지원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서 추진 중인 50대 건설업체 안전부서장 협의체 구성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혁신으로 미래 안전보건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안전시스템 구축과 협력업체 안전관리체계 지원(KOSHA 18001 구축지원, 안전우수 협력업체 인센티브 등) 등의 안전투자를 확대하고, 안전조직이 강화될 수 있도록 회원사 간 워크숍 실시, 홈페이지 활성화, SNS를 통한 실시간 정보교류 등 안전한 일터 조성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회원사의 공통된 애로사항인 건설현장 내국인 취업기피, 숙련공 부족, 고령화, 인건비 상승 등 건설근로자 인력기반 약화에 따른 인력수급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정부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되므로 회원사의 폭 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정부와 많은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협력업체의 자주적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
-회장님께서 취임사에서 안전문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실천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 실행계획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건설현장의 안전관리가 하나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이 관리감독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용근로자에게까지 전파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자주적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건설업 안전보건리더 회의 등 대형건설사 CEO의 능동적 참여와 같이 협력업체 CEO의 안전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협력업체 CEO의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안전활동(현장 방문점검, 소속 근로자에 대한 격려, 포상, 교육 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우수 협력업체에는 인센티브가 부여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이러한 안전활동을 회원사 간 소통을 통해 공유한다면 건설업의 안전문화가 발전·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회장님이 생각하시기에,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장 안전관리상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내용이지만 지난해부터 건설부문 안전사고를 대폭 감소시키기 위해 새로운 건설현장 안전관리체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관리를 ‘대응형’에서 ‘예방형’으로 전환하는 D.F.S(Design For Safety, 全생애주기형 안전관리체계) 제도 시행 등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근로자의 안전의식은 시대적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건설업 특성상 안전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 같은 것이겠죠. 우리의 이러한 의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안전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합니다. 안전이라는 것이 건설안전, 교통안전, 생활안전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부터 성인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형 전인교육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설재해 예방을 위해 80년대는 법제적 안전관리를 했고 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는 시스템 안전관리를 해왔습니다. 이제는 ‘안전보호구 착용이면 안전대책 완료’라는 의식을 바꾸는, 즉 근로자 행동기반에 중점을 둔 안전관리 의식 부문 패러다임 변화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라고 생각됩니다.”

기본과 원칙 준수, 현장과의 소통 강조
-현대산업개발 환경안전관리팀장이라는 현장안전 실무총괄 수행자로서, 회장님의 평소 안전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말씀해주십시오.
“진부한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기본과 원칙 준수를 가장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리정돈이 기본이라는 것은 제가 건설업에 처음 입사한 이후 수십 년 전부터 늘 들어오던 말입니다.
그러나 선언적 구호, 계몽표지판, 현수막 설치 등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이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안전환경관리팀 팀장으로 부임해 당사의 전사적인 중점추진사항으로 ‘정리정돈과 근로자가 우선하는 통행로 확보’를 선정하고 강력하게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3년째 추진하고 있으며, 미흡한 현장은 개선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우수현장은 홍보하고 견학현장으로 선정해 전 현장의 수준을 상향 평준화 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HDC만의 안전문화를 정착시켜나가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해에는 재해를 현격하게 감소시킨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현장과의 소통을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일지라도 현장에서 실천되지 않으면 그 시스템은 무용지물입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현장과 같이 공감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은 과감히 없애거나 개선해 그 시점, 그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적용할 때 현장의 실행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CSMC 회원들과 관계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현재와 다가올 미래는 누가 얼마나 많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느냐에 따라 도태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CSMC 회원사들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의견 수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건설현장 재해예방과 내실있는 사업추진을 위해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모든 구성원의 동반성장 및 이를 위한 정보 교류와 근로자 안전관리 프로그램 공유 등 실효성 있는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