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 고영희 인턴

첫 직장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지 1개월도 채 안되던 때였다. 출근하여 “안녕하십니까!” 라며 아침인사를 나누기도 전부터 사무실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당일 새벽 현장에서 황산 말통을 들고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넘어지면서 황산을 본인 몸으로 들이 붓는 재해가 발생했던 것이었다.

처음으로 경험한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근로자는 전신화상을 입어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아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으며 당시 내가 근무했던 안전관리부서는 사고가 난 원인을 찾고 다시 똑같은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고의 원인은 간단했다. 황산을 사람이 다룰 수 밖에 없는 작업환경을 방치한 사업주의 안전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작업이 불편해서 보호구 착용을 하지 않았던 근로자의 성가심.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불편하더라도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텐데……. 뼈아픈 경험을 하고난 후에야 다른 근로자들도 보호구를 착용하기 시작하고 황산이라는 물질에 대해서 위험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안전관리부서에서 근무를 했었고, 지금 안전보건공단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대부분의 재해는 위 사례처럼 한 순간에 나타나는 습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아예 관심이 없거나 알고 있지만 시간에 쫓겨서 귀찮아서 깜박해서 흘려버리는 못된 습관. 쉽게들 말하는 ‘안전불감증’이다.

아직은 인턴사원이지만 공단에서 내가 꼭 해야 할 역할이 바로 이 부분이다! 라고 생각했고 고민했다. 어떻게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 불감증을 줄일 수 있을까.

그 기본에 ‘조심조심 코리아’가 있다. 공단의 대표 슬로건인 ‘조심조심 코리아’는 귀찮고 급하고 빨리 처리해야 하는-하고 싶어하는- 우리 모두에게 안전불감증을 버리고 모든 일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알림이다.

“귀찮아, 빨리하자”라는 습관이 “조심조심”이라는 습관으로. 우리의 이 불감증을 안전하게 습관화 할 수 있는 외침이 될 수 있기를.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를 보낼 우리 모두에게 외쳐주고 싶다.

우리 모두 조심조심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