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섭 총괄본부장 (사)한국안전보건협회 공학박사 / 안전기술사

지난 한 달여 동안 우리 모두는 가슴 저리며 지내고 있다.
누구를 탓하랴?
“이번 사고 때 안전기술자인 당신은 무슨 일을 했소?”라고 묻는다면, 무슨 답변이라도 변명일 뿐, 부끄러울 따름이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생명을 잃은 영혼들, 부상자, 유가족, 구조에 참여했던 분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함께 위로의 기도를 드린다.
지금 우리는 이 시련을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성찰해 보며, 안전마인드의 재정립, 교차모니터링 제도, 회복탄력성을 제시한다.

1. 안전 커미트먼트(Safety Commitment)
안전 경영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핵심어)는 최고 경영층의 커미트먼트(Top Commitment)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안전 커미트먼트란 안전 실행의지, 목표, 철학, 신념(확신), 약속, 생각, 인식, 방향설정의 핵심 알갱이다. 이것이 올바르지 않다면, 외형만 그럴듯하지만 사상누각이다.
안전은 생명이다(Safety is Life). 조직 기관의 최고경영층(Top/Owner)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제반 인프라/자원을 지원해야 한다. 최고 경영자의 방향성제시와 조직원의 참여 몰입도를 높여 안전문화를 다져 가면서 무재해를 달성해 간다. 안전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성숙도가 향상된 모습을 가시화해야 한다.
(제안1)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가조직/기관. 기업의 커미트먼트를 명확히 설정하여야 한다. 기존의 집단 이기주의를 배제하고, 상상을 초월한 국가 안전 목표에 따라, 안전의식 및 안전문화를 재조정하여야 한다. 국가적, 기업조직의 몰입도를 높이는 제도와 실행을 제안한다.(국가안전처 안전 커미트먼트의 명확한 방향설정이 필요함)

2. 안전활동의 교차모니터링(Change Monitoring)
‘자유, 안전, 행복’
우리헌법에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동등하게 누려야할 권리다.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어느 누구도 갑작이 닥치는 재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몇 개월을 되돌아보더라도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울산/여천 등 플랜트공장 화재, 누출, 폭발사고 등 눈을 뜨면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연속되고 있다. 이러한 계속되는 대형 사고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 대응방법으로 교차 모니터링 제도를 제시한다.
교차모니터링이란 통계학에서는 변수의 관련성, 거동 및 추이 등에 대한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기 위한 기법으로 교차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적 리스크관리 및 재난안전 시스템에서도 검사. 진단, 평가, 감리 등 일련의 안전 활동에 교차 모니터링을 실시한다면 선순환 구조로 개선되어 저비용 무재해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교차모니터링을 실시하기위해서는 다음 프로세스의 틀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1) 주관 기관부처/업무 주관자가 기획(planning)한다.
2) 설계업무의 예방차원의 교차 검토, 검증을 실시한다.
3) 또한 교차 실행(검사. 점검. 진단, 평가 등)에서는 직무(업무)의 대, 중, 소분류를 통해 체계를 정하고 그 업무에 담당에 대한 책임, 권한, 역할(R&R)을 명확히 정한다.

또한 직접 업무 담당자는 역량. 기술력, 태도/행동 및 업무 충성도/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실명제를 실시한다.
빨리빨리(8282)에 익숙한 지난 40여년, 우리 모두는 스트레스와 탈진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쉬고 싶은 공통된 마음이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교차 모니터링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제안2) 안전모니터링활동 즉 안전진단, 안전검사, 점검/평가, 심의, 감리 등은 반드시 교차 실시할 것을 법적, 제도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3. 사회심리적 회복탄력성(Social Empowerment Resilience)
자연계는 엔트로피(Entropy)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물론, 우리 마음속 심지(心地)도 이 법칙에 적용된다. 어느 누군가가 우울증, 분노, 스트레스, 탈진 피로에 노출되어 있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전이된다. 이들은 휘발성이며, 전염되는 특성이 있다. 언제,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다. 분노는 이기지 못하여 사위를 하고, 소리를 지르며 해소를 하며 치유한다.
무서운 것은 우울증이다. 가슴속으로 파고들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며, 심할 경우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회복탄력성 향상을 위해서는 피해자와 주변 가족들의 긍정성, 참된 가치 인식하게 한다. 또한 감사하는 마음과 우울감 털기 등 심리치유 프로그램으로 무의식 속에서 회복한다.
경청과 대화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 변화시켜간다. 우리의 뇌와 말과 행동, 그리고 태도는 강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제안3) 우리 모두의 공동체 속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서로 위로합시다. 또한 어려움에 닥쳤을 때 서로 피차 위로하는 성숙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갑시다.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심리적 상처도 적극적으로 치유하고자하는 의지(커미트먼트),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기대해 볼 일이다.

가슴속에 시 한 구절 지어 올려 본다.

2014년 그 해 5월

5월
그대는
너무도 푸르러서
아무 말하지 않기로 합시다

5월
그대는
너무도 아려와서
아무 말하지 않기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