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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세월호참사계기로 '직업윤리' 되돌아봐야"정부는 성급한 대책 제시보다 국회, 시민사회와 충분히 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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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30  16: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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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진철 (사)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다. 숨진 이와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이고 생존자와 그 가족, 심지어 일반 국민도 심리적 재난상태에 놓여 있다. 이번 사고 무엇이 잘못이고,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까.
이에 지난달 16일 국가위기관리학을 선도하는 노진철 (사)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을 대구 경북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사회학자인 노진철 회장은 지난 2010년 ‘불확실성 시대의 위험사회학’이란 제목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6월에는 ‘불확실성 시대의 신뢰와 불신’ 출간을 앞두고 있다.

“국가 재난대응체계 커다란 한계 보여줘”
- 먼저, 이번 세월호 참사로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고 어디서부터 잘못됐다고 보시는지요.
“현 정부는 핵심 국정기조로 ‘안전’을 내세우며 부처 이름을 안전행정부로 개명하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하는 등 재난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안전행정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설치해 재난 발생 시 컨트롤타워 기능을 총괄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도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중대본은 오랫동안 재난대응 역할을 주도하던 소방방재청의 전문 인력을 흡수하지 않은 채 조직됐습니다.
중대본을 안행부의 제2차관을 비롯한 안전관리본부의 직원들이 맡도록 했는데, 그들은 유능한 행정 관료일지는 모르지만 해양사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위기대응 실무매뉴얼도 숙지하지 못한 행정직 공무원들입니다. 이에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자 중대본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정부의 지휘 및 통제력 상실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여기에 해양경찰의 적극적인 구조 작업도 미흡했으며, 선장과 선원에서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직업윤리가 결여된 행동도 나타나는 등 이런 점들이 국가 재난 대응체계가 커다란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과정이었습니다.”

   
 
- 현재 안전과 관련해 분야별로 위기대응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사고가 발생하니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무엇보다 정부가 어떤 정책 기조를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대구에서 지하철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만들어 재난관련 업무체계의 일원화를 통한 재난관리 기능을 전담하는 소방방재청을 신설했으며, 위기대응 매뉴얼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으로 바뀌면서 ‘경제’ 정책우선에 따라 위기대응 매뉴얼이 사장이 됐습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CS)도 해체되면서 각 부처로 분산, 해체됐고 현 정부에서 부활한 NCS도 안보기능만 맡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은 공무원들에게 안전에 대한 중요성의 인식이 낮아지고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훈련도 등한시하도록 작용됐다고 봅니다.
현 정부 들어와서도 친기업 정책을 중시하며 규제를 완화시키다보니 공무원들도 여기에 발맞추게 됐습니다. 특히 안전과 관련한 규제는 강화시켜야 하는데 이는 기업에 대한 규제로 작용하므로 규제를 완화시킨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전반적으로 안전의식이 낮아지는 시그널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특히 승객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선장과 선원들이 가장 먼저 탈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샀는데요.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요.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직업윤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승무원들이 다수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의식이 몸에 배어 있을 때 위기 상황에서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입니다. 그런 행동은 단순히 교육과 훈련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 훈련을 보면 단순히 사람들을 동원해 모의상황을 설정해놓고 실습하듯이 시나리오에 따라 훈련을 하지만 재난은 예측한 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예측한 대로 움직이지 않으니까 당황하게 되고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난 상황은 예측 불허이므로 매 순간 당사자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여러 가지 실제 상황을 보여주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논의하면서 해결책을 찾도록 해야 합니다.
서구에서는 200~300년간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직업집단에 직업윤리가 내면화 됐지만 우리나라는 50~60년의 짧은 기간에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를 이루면서 이런 직업윤리가 몸에 배어있지 않습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이 장기화되고 비정규직이 많아지면서 직업집단에 있는 사람들의 직업윤리가 낮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런 점을 되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

“피해자 지원, 체계적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의 피해자 지원 대책 또한 도마 위에 오르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보호·치료·지원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피해자 지원 대책 문제점은 무엇이며,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대처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과거 여러 차례 대형 참사를 겪으면서도 정부의 피해자 지원 대책은 미흡하기 그지없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24시간 내내 켜진 형광등 아래에서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칸막이는커녕 기댈 곳 하나 없는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사고 직후 전담팀이 급파돼 피해자가족들을 현장까지 이동시켜주고, 별도의 숙박시설을 마련해주는 등 초기지원부터 장기적인 심리치료, 정상적인 사회복귀까지 도와주는 포괄적인 재난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고 직후 신체적 피해에 대한 단기 치료에 그치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나 사회적응을 돕는 지원은 전무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재난피해자심리지원센터를 좀 더 확장해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초동대응단계서 컨트롤타워 길면 안돼”
- 박근혜 대통령은 총리실 산하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이는 전형적인 관료주의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고 인적 및 물적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지휘권을 확실히 하겠다고는 하지만 기본 시스템은 크게 변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재난 발생 초동 대응단계에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초동 대응단계에서는 인명구조가 우선시 돼 현장에서 신속하게 판단이 이루어져야지 컨트롤 타워가 ‘길게’ 있으면 안 됩니다. 초동대응과정에서 왜 실패를 했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정부ㆍ국회ㆍ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국가 차원의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종합적인 재난대응 대책안을 내놓는 것이 미래의 위험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처방안입니다.”

   
 
- 올해 초부터 (사)국가위기관리학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고 계신데요. (사)국가위기관리학회에 대한 소개 및 활동사항을 말씀해 주십시오.
“(사)국가위기관리학회는 우리사회를 위협하는 갈수록 늘어나는 다양한 재난에 대해 국가를 위협하는 위기요소와 위기관리의 적절한 변수 및 인과적 처방을 제시하고, 과거와 현대에 대한 설명과 분석을 토대로 재난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가위기관리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만들어진 학회입니다. 행정학, 기상학, 의학, 간호학, 보건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경찰학, 소방학, 교육학, 주거환경학, 사회학, 법학, 안전공학, 지질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 및 실무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8월 창립총회 이후 수 십 차례에 걸쳐 학술세미나와 국제학술회의 등을 개최하는 등 회원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노력 덕분에 빠르게 기틀을 잡고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1년에 4번 분기마다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국제세미나 및 토론회 등도 열고 있습니다.
최근 배재대 국제교류관에서 ‘국가위기관리와 공공성’을 주제로 2014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철도 통합안전을 비롯한 재난관리 교육훈련, 국가동원체제, 사회안전망, 재난관리 3.0 등 모두 11개 분과에 걸쳐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특히 세월호 사건으로 국가위기관리체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특별 섹션으로 ‘세월호 침몰을 통해 본 국가위기대응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놓고 토론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현대사회는 ‘위험’과 더불어 사는 사회”

- 회장님께서는 ‘불확실성 시대의 위험사회학’이란 책을 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 2010년 ‘불확실성 시대의 위험사회학’이란 책을 펴냈는데. 현대 사회는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힘든 위험과 더불어 사는 사회이며 이러한 위험을 통제하지 못하면 거대한 재난이 닥친다는 내용입니다.
루만은 현대사회가 위험사회인 것은 손실, 고통, 파괴, 재난의 빈번한 발생 때문이 아니라 위험과 위해에 대한 소통의 갖는 사회적 역동성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현대사회가 위험사회인 것은 손실, 재난의 양적 증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잘못된 결정’이나 ‘잘못된 중단’에 연계된 손실, 재난에 대한 소통에 있다는 것입니다.”
                                                                                                                     <대담= 이선자 발행인>
                                                                                                                        <정리= 양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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