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사고공화국, 인재(人災)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나 싶었던 기대를 무색하게 만드는 대형참사가 또다시 발생, 전국민이 슬픔과 도탄에 빠졌다.
법적 공식적인 사고원인 규명에 앞서,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서해훼리호 침몰, 대구지하철 화재 등등 많은 대형사고를 경험해 왔지만 현재까지의 정황상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처럼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없었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매뉴얼 이행과 민관의 신속한 초기대응 및 구조활동이 있었다면 아마도 지금과 같은 규모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대형사고가 있을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제도를 만들고 법을 강화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왔지만 대형사고 앞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이같은 사실이 이번 사건을 통해 또 한번 증명됐다.
배가 기울어 침몰하고 있는데 '안전한 배 안에서 이동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 승객들의 안전은 도외시한체 자신들만 탈선, 탈출한 선원들의 비겁하고 비도덕적인 행동속에 '제주도 수학여행'의 부푼꿈에 젖었던 우리의 소중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니 강탈당했다. 
관재(官災). 이번 사고 얼마후부터 인재(人災)라는 말에 빗대어 회자되기 시작한 말이다. 사고직후 대처하는 정부와 해당기관들의 모습은 "정말 지금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렇게 많은 대형사고와 인명피해를 경험했음에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명실공히 재해 재난의 최고 기구격인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연속된 '오류와 정정' 사건은 정말로 말문을 막히게 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재해가 난 듯 했다.  
"매달 민방위의 날에 국민들을 훈련시킬 것이 아니라 공직자인 너희들부터 훈련좀 해라"라는 조소 섞인 비아냥에 대해 "공직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자신있게 반론을 제기해야 함에도 아무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고 엉망이다. 지난 4월은 '정말로 살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