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환 공인노무사 / 忠武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최근 매스미디어를 통해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간호사가 임신 이후 계약이 만료돼 파장이 불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현실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이란 생각이 들어 5월호에서는 이와 관련된 노동법적 쟁점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본 사안에서 간호사 측은 병원이 임신을 이유로 자신을 부당하게 해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병원 측은 해당 간호사의 계약은 재계약 평가 기준에 의거해 만료된 것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임신한 간호사는 2012년 3월부터 보라매 병원 수술실에서 1년 9개월간 근무하다 2013년 11월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고, 6개월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해 총 3번에 걸친 계약연장을 통해 근무해 왔다고 합니다. 본 사례에서의 중요한 쟁점은 크게 1)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법적 효력, 2) 임신한 여성근로자의 모성보호 제도입니다.

첫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서 계약 갱신 거절은 사용자(회사)의 경영권(인사권) 행사로써 사전에 정한 계약기간이 만료하면 근로관계가 당연 종료되므로, 정규근로자 또는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 만료 전 사용자의 일방적인 근로계약 해지 통보인 해고와 다릅니다. 따라서 본 사안의 계약 갱신 거절은 법적으로 해고가 아닙니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 운영경위, 활용분야, 인원수, 채용대상, 종전에 계약갱신을 위하여 취하여 온 절차 등을 종합해 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근로계약에서 고용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 될 수 있어 계약 갱신거절은 법적으로 근로기준법 제 23조에 따른 해고에 해당하여 정당한 이유를 갖추어야 합니다.

둘째, 근로기준법은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외근로를 시켜서는 안 되고, 그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쉬운 종류의 근로로 전환해야 하며, 임신한 근로자의 명시적인 청구와 더불어 노동부 장관의 인가 및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지 않으면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또한,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의 청구가 있으면 임산부 건강진단 시간을 부여해야 하며 그 시간에 대한 임금을 삭감할 수 없는 등 모성보호를 위해 임산부에 대한 각종 보호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노무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합니다.

본 사안에서 노사 양측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는 좀 더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만, 여성 근로자에 대한 모성보호제도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고,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로 인한 고령화 촉진 및 노동인력 부족으로 인해 여성 근로자의 노동시장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등을 생각해 볼 때 임산부 여성 근로자에 대한 노사간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최근에는 대기업, 중소기업은 물론 가족 및 친족 근로자 포함 5인내외인 소상공인 사업장에서도 부당 해고를 다투는 질의가 많이 들어옵니다. 특히나 영세한 사업장의 경우 별 생각 없이 “출근하지 마라” 했다가 동 사안처럼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각 지방 노동위원회에 진정되어 노사 양측 모두 불필요한 시간적, 금전적 손해로 이어 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부당해고 판정 시 사용자는 판정 및 원직복직 명령 일까지의 근무했었다면 주어야 할 임금 상당액을 전액 지급해야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합니다.
이에 사전에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노동관계법령에 부합한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통한 상호 윈윈하는 기업 전략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