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 현장 사고, 이른바 ‘노량진 수몰사고’와 사설 해병대 캠프로 인한 고교생 익사사고는 아직도 우리의 안전의식이 ‘턱없는 수준’임을 보여주는 사고였다.
7명의 인명사고를 낸 노량진 수몰사고는 공식적인 사고원인 조사 결과를 떠나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의 전형이 아닌가 싶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임에도 한강 인근 현장에서 공사를 강행한 점, 수압을 견디지 못할 정도의 차수막을 설치한 점 등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유래없는 중부지방 폭우속에서 7명의 인명사고를 냈다는 사실 자체로 ‘안전’은 그저 구호일 뿐, 아무 의미가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설 해병대 캠프 고교생 익사사고는 더더욱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구명조끼조차 착용치 않고 무방비 상태에서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에 그저 아연할 뿐이다. 어찌보면 더 큰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로 ‘무방비’ 상태였던것 같다.

생명의 존귀함은 이 세상 그 어떤 명제에 비견될 수 없을만큼 소중하다. 그 존귀함은 또한 어느 누구나 똑같은 값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목숨은 덜 소중하고, 사용자의 생명값은 더한 것이 아니다. 선생님과 교관의 목숨값은 귀하고, 학생들의 목숨값은 천한 것이 아니다.

당연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현장과 현실에서는 소중한 생명들이 단지 안전불감증에 의해, 허무하게 희생되고 있다.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과 ‘용두사미식 대책’ 뿐이다. 계속되고 있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가 이를 대변해 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족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엄중한 책임추궁과 관행 개혁, 후속조치를 약속했다. 익사사고 해당 학교장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것으로 끝나면 안된다. 오히려 이제부터다. 확실한 처벌과 대책만이 제2, 제3의 대형인재를 막을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