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족과 쁘띠 바캉스를 다녀왔다. 모래사장의 썬 배드에서 남편이 태닝을 하는 동안 해변에서 아들과 나는 갯벌체험을 했다. 밤이 되니 아들과 나는 팔 등에 강렬한 작열감을 느꼈고 다음날 아침엔 홍반도 생겼다. 그런데 태양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남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심지어 남편은 선스크린도 제대로 바르지 않았던 상태였다. 대체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멜라닌 색소의 양의 차이 때문이다.  밝은 피부를 가진 아들과 나는 어두운 피부를 가진 남편보다 태양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어두운 피부를 가진 사람은 밝은 피부를 가진 사람에 비해 자외선으로부터 좀 더 보호할 수 있고 피부암 발병률도 더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두운 사람들은 피부암이 후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멜라닌 색소는 피부 컬러, 모발 컬러, 홍채 컬러에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이 인체에 도달하면 표피층 아래로 흡수되는데, 이 해로운 광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작용이 일어난다. 자외선에 노출될 때 일부 세포는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며 자외선의 일부를 흡수한다. 따라서 백인종과 같이 멜라닌을 적게 생성하는 사람은 자외선 보호막도 적은 셈이다. 하지만 피부의 밝기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품이다.

완벽하게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법
1. 매일 양치를 하듯 꼭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자. 자외선에 노출되기 최소 15-30분 전에 얼굴, 목, 팔, 다리를 포함하여 노출되는 모든 피부 부위에 충분히 바른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영을 하는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제에 ‘water-resistant’가 표시되어 있어도 자주 덧바르는 것이 좋다. 
2. 그늘 막이나 나무 아래로 들어가 자외선을 피하거나 양산을 쓴다.
3. 햇빛이 강한 낮 시간대에는 모자, 긴 소매, 바지와 같은 보호복을 착용한다.
4. 선글라스는 단지 패션이 아니다. 피부뿐 아니라 안구까지 손상시키는 자외선으로부터 UVA와 UVB 광선을 모두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소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쌀, 재스민, 루핀 식물의 추출물을 이용해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은 피부를 좋게 만들 수는 있어도 자외선 차단 효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자외선은 1801년 독일의 물리학자 요한 리터(Johann Wilhelm Ritter, 1775~1810)에 의해 발견되었다. 자외선이 인체에 유해함을 학술적으로 밝힌 사람은 192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화학자 오토 비엘(Heinrich Otto Wieland, 1877~1957)이다. 그는 1878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분자 내 원자의 재배열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노벨위원회는 빛이 화학 반응에 비치는 연구를 포함해 유기 화화물의 구성 및 구성 분석에서 그의 업적을 인정했다. 그의 노벨상 수상의 영향 덕분이었을까? 1928년 미국에서는 자외선 차단제가 함유된 화장품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1930년대로 접어들면서 오스트리아의 화학자 프란츠 그라이터(Franz Greiter, 1912~2013)는 현대의 자외선 차단제에 표기된 자외선 차단 지수(SPF)지수를 고안했다. 산악인이도 했던 그는 알프스를 등반했다가 심한 일광 화상을 입어 자외선 차단제 연구에 착수했다. 1962년에는 스위스 알프스에서 SPF지수 테스팅을 수행하고 1964년에는 ‘Gletscher Creme’이라는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어 상용화시켰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의 본격적인 출범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 로레알L'Oreal의 창립자이기도한 화학자 외젠 슈엘러Eugene Schueller(1881~1957)는 1935년에 <Ambre Solaire>라는 브랜드로 최초의 상업용 자외선 차단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자외선을 흡수하는 엔술리졸이라는 화학적 필터를 내장했다.

자외선 차단제가 자외선을 필터링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한 가지 방식은 화학적 필터링 방식으로 특정 화합물이 자외선을 흡수해 덜 해로운 에너지의 형태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다른 방식은 물리적 필터링 방식으로 이산화 티타늄과 산화아연을 비롯한 특정 성분이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 및 산란시켜 물리적 장벽의 기능을 한다. 그런데 자외선 차단제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자외선을 완벽히 차단하고 싶다면 SPF뿐 아니라 PA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 SPF지수
SPF(Sun Protection Factor)지수는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자외선 차단제 없이 홍반을 일으키는 최소 시간(MED, Minimal Erythma Dosage)을 기준으로 차단제를 사용할 경우 몇 배 정도 더 걸리는지 알 수 있다. 
•SPF=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 피부의 MED/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은 피부의 MED
SPF 30 선스크린을 사용하면 선 스크린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30배 더 오래 햇볕에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실내 활동이 많은 날에는 SPF15정도면 충분하지만, 외출을 해야 한다면 SPF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이나 물놀이를 할 경우에는 훨씬 더 높은 지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SPF는 UVA가 아닌 UVB 광선에 대한 보호만 측정한다.  

■ PA지수
UVA 차단지수는 ‘PA’지수다. ‘PA’ 지수는 숫자가 아닌 ‘+’의 개수로 표시된다. PA+ PA++ PA+++, PA++++ 4가지로 ‘+’가 많을수록 더욱 강력하게 차단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자외선을 차단해야 하며 대체 UVA와 UVB는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자외선에 대한 개요로 7월 호의 칼럼을 마무리 하며 <안전정보>의 독자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 왠지 모를 자신감까지 느껴보길 기대해 본다.

자외선(UV)
태양은 광범위한 파장을 가진 빛 에너지를 방출한다. 태양광은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으로 나뉘는데, 적외선은 열선, 자외선은 화학선이라고도 한다. 자외선(UV)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전자기 복사의 한 형태다. 지상에서 약 13∼50km 사이의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 광선 중 자외선을 차단해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눈다.

(1) UVA (320~400nm) : 오존층에 흡수되지 않아 그대로 투과되며 구름이나 유리도 통과한다. 파장은 가장 긴 UVA는 UVB에 비하여 에너지양이 적지만 인체의 피부에 홍반을 일으키거나 그을릴 수 있다. 피부 깊숙이 침투하여 피부의 탄력과 탄력을 담당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를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주름, 잔주름, 처진 피부 및 검버섯이 생길 수 있다. 장시간 UVA에 노출되면 피부암 발생의 위험이 UVB의 경우와 같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 UVB (280~320nm) : 대부분은 오존층에 흡수된다. 지구에는 극소량이 도달하지만 피부에 화상을 입히고 피부 조직을 뚫고 들어가 피부암의 원인이 될 정도로 강렬하다. 여름철과 높은 고도에서 더 강하다. 하지만 적당한 양의 UVB는 프로비타민 D를 활성화시켜 인체에 필수적인 비타민 D 생성을 촉진시켜 건강한 뼈와 치아를 유지하게 하고 기분까지 조절해 준다. 수많은 자기 계발의 전도사들과 정신과 의사, 뇌과학자들이 아침에 일어나 태양빛을 보며 산책을 강권하는 이유다.

(3) UVC (100~280nm) : 파장이 가장 짧은 자외선이지만, 생명체의 염색체 변이를 일으키고 단세포 유기물을 죽이며, 눈의 각막을 해치는 등 매우 유해한 자외선이다. 다행히 UVC는 성층권의 오존에 의해 거의 모두 흡수되어 지구 표면에는 도달하지 않는다. 

오존층 파괴로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UVC까지 그대로 투과될 경우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상상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