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가족, 사회적 의무에 대한 요구는 우리를 압도하고 감정적으로 지치게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이라는 지표에 놓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에너지를 유지해야 한다. 

간혹 몇분간의 별빛을 향한 응시가 마음챙김의 순간을 선사하는 것을 느낀 적이 있는가? 나는 삶의 무게감을 내려놓기 위해 여기저기 시선을 돌려 본다. 그러다가 좋은 책을 집어드는 것만으로도 또는 차 한 잔을 나에게 따라주는 소소한 행위만으로 그 무게감이 줄어드는 나를 발견한다. 거기에 더해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가까운 산을 따라 올라가며 그 무게감을 마치 주머니에 가득 찼던 모래처럼 한 움큼씩 집어 내어 산언저리 곳곳에 내려놓고 돌아오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이 작은 발자국들이 나를 인도하는 그 공간과 시간이 사실 나의 일상과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에 감사하곤 한다. 

얼마 전 대부분의 주말을 카누라는 작은 배 안에서 위안을 찾고 있는  친구가 보내 온 한 장의 사진에서 나는 또 하나의 치유 공간을 알게 되었다. 신비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강을 따라 미끄러지는 카누 안에 앉아 있는 친구의 모습이었다. 그 사진은 물안개를 품고 고즈넉한 작은 산을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강의 깊이가 더욱더 신비롭게 느껴지는 장면이 연출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잡힌 노의 방향 때문이지 그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하던 그런 묘하게 아름답던 사진이었다. 마치 고요한 모험의 비밀이 숨어있듯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한 장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밀히 들여다보게 되면서 전에는 알지 못했던 그 세계가 선사하는 지혜와 조우하게 되면서 조금씩 감동이 밀려왔다. 

카누는 자연과의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출발했던 아메리카 인디언의 정신을 담고 역사의 강과 함께 흘러온 그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마치 우리의 삶이  일과 인간관계, 개인적 행복의 균형과 조화가 그러하듯이 그런 생명 가득한 물 위에서 잔잔하고 효율적인 항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능숙한 항해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의 흐름을 해석하는 지혜를 배운다. 이것은 삶에 대한 강력한 은유가 되어 도전과 변화에 직면했을 때 유연한 사고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또한, 카누를 항해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노를 젓는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카누는 우리에게 잠시라도 들숨을 천천히 마시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심오한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그 이 순간을 행복하게 공유하는 그 안에 잔잔히 머무르라며 손짓한다.

이런 멋진 경험들을 되새기면서 인생은 균형을 찾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충전의 시간과 공간 같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위한 탐색을 시작으로 복잡한 일상을 어느 정도는 품위 있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가속화된 시대를 따라가기 위한 우리 삶의 무게감은 여러 형태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며 결국 반갑지 않은 동반자가 되고 있다. 
어쩌면 그의 카누에 대한 열정의 본질은 그의 진정한 자아를 재발견하는 순간과 마주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어쩌면 익숙한 것들과 더불어 사는 것을 그저 받아들여 정주(定住)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록수도 묵은 잎을 떨구는 과정을 거치기에 새잎을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상록을 유지하는 것은 계절을 따라 틈틈이 떨구고 채우는 과정을 반복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삶의 현장에 그런 묵은 잎을 떨구기 위한 시간과 공간을 그리 멀지 않게 배치해야 한다. 
자신의 행복을 강화함으로써 얻어지는 그 생명력이 더 건강하고 더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부여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것이 자연의 모습이든, 배 안이든 책이든 그리고 사람이든 간에 우리는 그들을 발견하는 시선을 우선으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