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정성효 칼럼] 내비게이션과 안전
정성효  |  safetyin@saftyin.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8.29  15:11:4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정성효 부장 대림산업 안전보건팀 한국건설안전학회 전기안전기술위원장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 간혹 딴생각을 하다가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다른 곳으로 접어들었을 때는 더더욱 낭패감에 빠져든다. 그런데 금방 반가운 소리가 들려온다.

“띵동! 새로운 경로를 안내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새로운 경로를 안내해준다. 모든 길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종종 새로운 경로가 당초에 가려던 경로보다 도로 사정이 좋아서 더 빨리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삶에서도 가끔 뭔가를 잘못한 것 같은 자책감에 빠지거나 길을 잃은 듯한 때가 있다. 그때도 매번 잠시 후면 새로운 길이 나타난다. 참 고맙고 안심이 되는 일이다.

삶의 목적지는 행복이다. 사람들은 흔히 방향과 속도를 말하지만 삶에서는 목적지가 명확하면 방향과 속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삶이 지향하는 궁극의 목적지는 언제나 행복이고 그 목적지가 확실하면 삶의 방향과 속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길가에 핀 들꽃처럼 삶의 모든 희로애락의 여정에 함께 깃들어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언제나 목적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면서 굽이굽이 모든 모퉁이에서 춤추는 여정이 삶이다.

지금을 살면서 마음을 과거로 보내버리면 후회와 아쉬움으로 자책하는 괴로움에 빠져들고, 마음을 미래로 보내버리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근심과 걱정에 빠져든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이 머물 때 어떤 방향 어떤 속도에서도 그곳에 깃들어 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에 이 순간에 마음이 없는 허깨비 같은 상태에서는 잡을 수 없는 무지개를 쫒는 것처럼 영원히 행복을 찾을 수 없다.

2013년 국내에 개봉되었고 올해 8월 말에 재개봉된 영화 ‘그래비티(Gravity)’에 지금의 소중함을 절묘하게 표현한 명장면이 있다.

‘산드라 블록’이 열연한 주인공 ‘라이언 스톤’은 어린 딸을 잃고 삶의 목적도 의욕도 없이 허깨비처럼 살아가던 중에 우주 비행사로 자원했다. 자신을 옭아매고 자책감과 고통을 주고 있던 지구의 모든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무중력 공간인 우주로 탈출한 것이다. 임무수행 중에 불의의 사고로 동료들을 모두 잃은 채 절대 고요의 광막한 우주공간에 혼자 살아남은 라이언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처절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 순간 지구의 아마추어 무선 동호회 무전을 통해 지구의 어느 마을에서 저녁 무렵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평범한 일상의 풍경 소리를 들는 순간 라이언은 가슴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자신이 허깨비처럼 살면서 허비했던 지구에서의 사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라이언은 지구의 모든 물질이 지구의 중력에 구속되어 있지만 사실은 그 중력을 통해 무게 중심을 이루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의 무중력 공간을 유영하면서 지구에서 무게중심을 잃고 떠돌고 있었던 자신의 삶을 자각하게 된 라이언은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회복한다.

“지금부터 10분 안에 나는 대기권에서 불타 죽거나, 지구로 돌아가게 될 거야. 그 어떤 결과가 되더라도 그것은 엄청나게 멋진 여행이 될 거야! 나는 이제 준비됐어!”

그녀는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에 가까운 과정을 넘어 지구로 생환한다. 바닷속으로 떨어진 귀환선에서 탈출한 그녀는 마치 자궁의 양수 같은 바닷물을 힘차게 헤엄쳐 올라 땅으로 기어오른다. 뭍으로 올라온 그녀는 사무치게 그리웠던 흙 내음을 온몸으로 흡입하며 지구의 중력을 음미한다. 중력의 구속에서 삶의 리얼한 무게중심을 느끼면서 지금 이 순간의 삶 속에 우뚝 일어선 그녀가 모든 것이 함축된 한 마디 독백을 내뱉는다. 

“Thank you”

지구의 중력이 지구의 모든 존재에게 무게를 부여하여 대지에 착지하게 해주듯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다난한 일들이 우리가 삶에 착지하도록 해준다. 삶의 여정에서 가끔 길은 잃은 것 같아도 괜찮다.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안착하고 행복이라는 삶의 목적지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면 삶의 모든 여정에 깃들어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산업현장의 안전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는 것은 마치 운행하고 있는 차량에서 운전자가 내려버린 것과 같은 상태로 안전사고를 유발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두고 행복이라는 삶의 목적지를 분명히 기억할 때 우리는 모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견고한 토대를 만들 수 있다. 나도 동료들도 다른 모든 사람들도 모두가 지금 이 순간 행복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지금 이 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일을 온전하게 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에서도 삶에서도 가끔 길을 잃은 듯한 때가 있어도 괜찮다.

언제나 곧이어 새로운 길이 나타나고 그 모든 곳에 언제나 행복이 함께 깃들어 있다. 마음이 지금 이 순간에 머물 때 그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안전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재난안전칼럼] 한 파(寒波)
2
안전보건공단 인사 동정 (2019년 1월 1일자)
3
산업안전보건법... '김용균법'으로 '탈바꿈' 되다
4
[우수건설현장] 두산건설 신정1-1구역 위브공사현장
5
[이달의 보건관리자] 국방과학연구소 엄규리
6
건설현장 산업재해, 사망사고 예방 중심으로 관리
7
[정성효 기고] ‘방탄소년단(BTS)과 보헤미안 랩소디’
8
[문화칼럼] 음악이 있는 하이브리드 카페
9
[초대석]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
[신년사] 전문건설업KOSHA18001협의회 조봉수 회장
11
[신년사] 직업건강협회 정혜선 회장
12
전문건설업 KOSHA18001협의회 연말총회
13
[신년사]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
14
[신년사] 한국건설안전학회 안홍섭 회장
15
[우수업체탐방] 관절보호대 전문기업 ‘네오메드’
16
[신년사] 정문호 소방청장
17
[신년사] 한국위험물학회 문일 회장
18
[신년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김영기 이사장
19
특집 ① 고용노동부 2019 대통령 업무보고
20
고용노동부 소관 법령 4개 국무회의 의결 내용
회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일로 10길 27 (구로1동650-4) SK허브수오피스텔 B동 901호  |  대표전화 : 02)866-3301  |  팩스 : 02)866-3382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844  |  등록년월일 : 2011년 11월 22일  |  발행인·편집인 : 이선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오세용
Copyright © 2011 안전정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afetyin@safety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