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안전 논란, 총체적 난국이다. 식탁 위도, 생필품도 안전하지 않다.

근래 살충제 계란 공포가 전국을 뒤덮었다. 지금도 시끌시끌하다.  그런데 이번엔 발암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준, 생리대 유해성 문제가 전국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 불거진 논란이 있다. 바로 유럽산 일부 햄과 소시지 등에서 간부전 등의 원인이 되는 E형 간염바이러스가 검출된 것.

이 모두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이다. 진드기나 거미 등을 없앨 때 사용되는 에톡사졸 등 살충제 성분이 계란에서 검출돼 국민 불안감이 하늘을 치솟을 당시 식약처는 유통단계 인증에 관한, 부실한 검증의 심각성을 드러내며 여론의 질타어린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살충제 잔류 검사를 인증기준에 포함했다지만, 정작 살충제 계란을 걸러내지는 못했던 것이다. 또 뒤늦게 수습 차원으로 매일 계란 4천 개를 먹어도 위해하지 않다고 발표했지만, 관리 소홀은 기본이요, 그동안 해당 성분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마저 소극적이었던 식약처를 향한 땅에 떨어진 불신을 만회하기는 어려웠다.

어디 그뿐인가. 식약처는 거센여론의 지적이 있고서야 독성 파문을 안긴 릴리안 생리대 유해성에 대해 뒤늦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또 영국 보건 당국이 자국 내 E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를 조사한 것을 계기로 일부 유럽산 소세지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 이 모두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식약처의 뒷북인 것이다.

식약처가 연일 도마에 오르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부정확한 부처의 발표로  사회적 우려와 분노를 키운 점에 사과드린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체제를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려면 국무총리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해야 한다. 헛헛한 약속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