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건설공사 현장 등에서 가설재 및 가설구조물의 붕괴로 인해 대형 인명피해를 입는 경우를 종종 접해 왔다.
가설구조물은 보호구와 더불어 현장 근로자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담보하고 있음에도 그 중요성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가설구조물은 그 용어에서 내포하고 있듯 ‘임시성’에 바탕한 구조물이다. 공사진행을 위한 임시구조물로 공사가 마무리되면 해체돼야 하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부실에 따른 붕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설구조물 부실사고를 일정부분 예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 답은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의결만을 남겨놓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공사중 가설구조물이 붕괴하는 등 재해발생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공자는 발주자에게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초고층 공사, 대형 가시설물 채택공사 등을 하는 건설현장에서 가설구조물의 부실설치로 인해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면 설계변경을 통해 근원적으로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도입 취지다.
일단 제도 도입 및 명문화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제도 도입 취지도 어느정도 공감을 얻고 있다. 문제는 시행 및 실천이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도 나타났듯 초고층 공사, 대형 가시설물 공사 등은 말 그대로 대규모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는 현장이다. 설계를 위해서만도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는 공사현장이다.
과연 이러한 현장에서 건축물 완공 후 철거해야 할 ‘가설구조물’ 설치가 위험하다고 설계를 변경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시공사가 가설구조물 안전성으로 인해 공사위험성을 제기하고, 그 설계의 변경을 발주자에게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아무리 제도도입 취지가 좋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해도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문화된 제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기왕에 도입하려면 도입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그 후속조치 수립 등 효과적인 시행을 위한 대책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