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고 위험이 큰 이면도로들이 ‘생활권 도로구역’으로 지정되고, 이곳에선 승용차가 시속 30㎞를 초과해 달리면 최대 13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좁은 도로들에 대한 속도 기준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았다.
국민안전처와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보행자 통행이 많은 주택가, 상가 밀집지역 등 생활권 이면도로에서의 교통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 지침’을 공동으로 마련, 시행한다고 지난달 11일 밝혔다.
그 간의 도로관련 정책들은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확충 등 기간도로망 확충에 치중돼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생활도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지난 3년간(2011년~2013년)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총 6천5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66.4%, 어린이 88.1%, 노인 69.3%가 도로 폭 13m 미만 도로에서 발생할 정도로 생활도로에서의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경찰청 교통사고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제한속도를 하향한 118개 구간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보다 교통사고가 18.3%가 감소했으며, 보행자 교통사고도 1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그간 보행자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고 생활권 이면도로의 체계적 정비를 통한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이번에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보행자가 많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의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자동차 속도를 30㎞/h이하로 제한이 필요한 구역에 대해서는 자치단체와 지방경찰청간 협의를 거쳐 생활도로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또한 지정 배제구역(폭 15m 이상 도로), 필수 지정구역(폭 3~9m), 선택적 지정구역(폭 9~15m) 등 도로 폭, 차로유형, 제한속도 등을 고려해 생활도로구역지정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대상 구간별로 주요 교통규제와 주요 시설 설치 방안도 마련했다.
지역 여건과 예산 소요 정도에 따라 시설물 설치유형을 보급형(저비용), 표준형(중간비용), 고급형(고비용)으로 세분화하는 한편 각 유형별로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필수시설과 선택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선택시설로 구분해 정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교통안전전표지, 속도저감시설, 노면표시 등에 대한 세부 설치기준과 불법 주·정차 단속용 카메라 및 무신호 교차로에 교차로 알림이도 반영해 이면도로에서의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교차로 알림이는 생활권 이면도로 교차로 등에 설치해 주간에는 황색으로 상시점멸, 야간에 차량 접근 시 적색점멸로 운전자가 교차로를 인지함으로써 교통사고를 방지한다.
국민안전처 정종제 안전정책실장은 “이면도로에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안전시설 개선과 운전자들의 법규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생활권 이면도로 정비지침 마련과 중앙정부 재정지원이 함께 이루어져 생활권 이면도로의 교통안전관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