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 안전보건중 예방적 기능을 규정한 법률이 ‘산업안전보건법’이라면 사후관리 기능을 규정한 법률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는 안전보건공단이 후자는 근로복지공단이 실질적인 업무 수행 기관이다. 이들 두 기관을 책임 관리하고 산업재해 예방 및 사후관리 전반의 정책을 입안하는 부처는 고용노동부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부문이 근로자 안전에 대한 예방 및 사후관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재론할 필요없이 공공부문이 담당하는 업무는 신뢰와 공신력이 담보돼야 한다. 다시말해 공공부문은 국민이나 수요층 다수가 믿고 따를 수 있을 때만 사업영위가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산재보험’ 담당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의 행태는 공공기관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이다.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의 경우 브로커가 보험료 면제를 미끼로 사업주에게 접근해 금품을 수수하고 이를 공단 직원들에게 뇌물로 제공한 사건으로, 결국 근로복지공단 직원 6명과 브로커 1명이 구속 기소됐다. 청주지사의 경우는 더욱 황당하다. 직원이 이미 지급된 장해수당이 과지급 됐다며 환급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다. 물론 수당은 정상지급된 것으로 직원이 개인적으로 갈취한 범죄로 드러났다. 이쯤되면 ‘복지공단’이 아니라 ‘비리공단’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싶다.

산재보험은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피땀어린 돈으로 운영되는 기금이다. 이들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운영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정부도 강제보험으로 규정하여 이를 재원으로 근로자 건강 및 안전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회의와 의문을 갖게 만들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이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다짐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믿지 못하는 표정이다. 말만으로는 안된다.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서는 이 사태를 막을 수 없다. 당연히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또다시 용두사미식으로 안이하게 접근한다면 ‘납부거부’ 운동과 같은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