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지난 7월 17일 중앙일보 비즈칼럼 코너에 게재된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의 칼럼 ‘산업재해, 원청업체 책임 묻겠다’ 기사를 읽었다. 안전분야 종사자라는 직업 탓이겠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에 먼저 눈길이 갔다.
그중 가장 눈에 띤 대목은 제목에 반영한 바로 그 대목. 그 내용은 이렇다. ‘근로자 안전에 원청과 하청이 따로 없다’ ‘원하청 공동 책임범위를 모든 위험작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 ‘안전조치를 위반한 경우 협력업체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수위를 높이고’ ‘산재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 협력업체 근로자가 사망하는 경우 원청도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하는 입법을 추진 중’ 등등.

이 시기에 고용노동부장관의 기고성 칼럼이 왜 나왔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칼럼내용을 보아 짐작컨대 지난달 3일 발생한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폭발사고 현장을 방문한 후 나온 듯 보인다.
만약 고용노동부장관이 사고현장 방문을 통해 산업현장 안전에 대한 책임감, 나아가 대기업 또는 재벌기업으로 귀결되는 원청에 대한 책임과 처벌강화 필요성을 느꼈다면 6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그 사고가 비록 안타까운 사고이기는 하지만 결코 헛되지 않은 사고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원청에 대한 책임강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원칙에 따라 처벌’, ‘중대사고 사업장에 대한 사업주 처벌’ 등등과 같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을 들어온지 수십년이다. 그러나 솜방망이 처벌과 용두사미식 처리로 이같은 정책약속은 공염불에 그쳐 온 것이 사실이다.

고용노동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노동관료 출신의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이야말로 ‘산업안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리라 생각된다. 그의 칼럼에 담긴 ‘원청에 대한 책임’ 부분이 예전의 그것들과는 좀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디 지면의 3단 칼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칼럼의 정신과 정책전개를 통해 안전사고 발생 원청과 사업주가 원칙에 따라 차별없이 처벌받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산업안전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첩경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