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미란 기자

"언제, 어디서나 부르면 달려오는 사람은?"
정답은 바로, 소방공무원이다.
우리는 집에 불이 나거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물론 애완동물 구조나 현관문이 잠겼을 때도 119구조대를 찾는다. 심지어 부부싸움을 해결해 달라는 이들도 있다. 소방공무원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졌고 행복한 가정을 지킬 수 있었다.

정부는 지난달 3일 국가·지방 공무원 보수 및 수당 규정과 여비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당초 거론됐던 소방관 위험수당 인상안은 이번에 빠졌다. 고위관료들의 연봉과 공무원들의 봉급이 평균 3.5% 증가한 반면 불과 한 달 전에 정부 여당이 약속한 소방공무원 처우개선대책은 쏙 빠진 것이다.
“소방관 인원이 너무 많고 대부분 지방 재정에서 충당해야 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게 정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소방관 1인당 담당 인구는 1천500명으로 200∼800명인 선진국보다 휠씬 많다. 소방방재청 조사 결과 소방관의 40%가 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군인과 경찰관들과 달리 전용 병원이 없어 다쳤을 경우 자기 부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빈약한 재정에 의존하는 지방직 공무원으로 국가직 공무원인 경찰관이 3교대 근무를 하는 데 비해 2교대 근무를 하는 것이 태반이다.

자기 목숨보다 타인의 목숨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소방공무원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공무원으로 손꼽히며 이 시대의 영웅으로 비유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소방공무원에 대한 처우는 어떠한가. 정부는 과연 국민의 영웅에게 영웅 대접을 해주고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