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세월호 침몰로 인한 참사가 발생한지도 어느덧 한 달반 정도가 흘렀다. 현재 기준으로 사망과 실종자를 합해 300명을 초과한다. 과거에도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른 대형참사를 경험했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서해훼리호 침몰, 대구지하철 화재 등.
대형사고 때마다 ‘인재’ ‘뼈를 깎는 아픔’ ‘철저한 대책’ 운운하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다짐하고 대책을 세워왔지만 돌이켜보면 그저 공염불에 불과했다. 지금 바로 대형참사로 나열되는 그들 명칭 끝에 세월호 참사를 적어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픈 현실은 이 같은 인재가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가시기는커녕 수습조차 안 되었건만 서울지하철 추돌사고, 고양시터미널 화재, 장성요양병원 화재, 시화공단 화재 등 끔찍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안전사고에 그저 아연할 뿐이다.
나아가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하는 것은 세월호 사고와 잇따른 안전사고에 대한 정치권의 낯 뜨거운 책임 공방이다.

강변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대형참사와 인재로 비롯된 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사고주체는 당연히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져야겠지만 나머지 공공부문, 나아가 정치권과 기득권 등 이 나라 모든 ‘어른들’ 역시 남의 탓 할 입장이 아니라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라는 사실이다. 즉 현재의 안전사고는 행정당국과 정치권, 이 사회의 지도층 및 기득권 계층, 그리고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책임을 전가함과 동시에 마치 자신만이 선명한 냥 떠들어대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다가올지 모를 인재를 애써 외면하는 행동에 불과한 낯 뜨거운 행동이다. 누가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수년전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는 장면을 TV생중계로 지켜보며, 무기력한 대처 끝에 국보 1호를 전소시킨 당국의 모습에 울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는 또다시 그 무기력함을 봤다.
왜일까? 또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제는 책임 떠넘기기와 이해타산을 떠나 진정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가 하나 돼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