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黑龍)의 해인 임진년(壬辰年)이 고개를 내밀었다.
용의 해는 12년을 주기로 반복되지만 그중에서도 임진년은 60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주역에서 말하는 오행(五行)으로 따져 10간(干) 중 임(壬)은 수(水)에 해당하고, 색깔로는 검은색이다. 그래서 임진년은 ‘블랙 드래곤(Black Dragon)’, 즉 흑룡의 해가 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올 한 해 한반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게다가 총선과 대선까지 예정돼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제불안이 ‘대위기’로 번질 수 있고, 세계적 경기 후퇴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경쟁은 한결 달아오를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외환위기 이후 12년 동안 0.7%대 정체상태의 국내 산업 재해율이 0.6%대로 진입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적이 있다. 이는 근로자 수가 늘고 있는 등 노동 투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달성한 것으로 지난 1998년 경기후퇴기(0.68%)와 비교할 때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었다.

국내 산업 재해율이 소폭 하락했다고는 하나 오랜 기간 정체된 이유는 안전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책적, 공학적 접근방법으로 산업재해를 줄이는데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전문화는 안전풍토, 안전가치관, 안전행동 등이 선행돼야 이뤄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효과도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예로부터 용은 ‘임금’을 상징하는데 특히 흑룡의 해에는 상서로운 기운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달력을 펼쳐보니,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지만 나날이 즐겁게 보인다. 흑룡의 상서로운 기운이 대한민국의 안전문화에 깃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