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민간 헬기가 고층 아파트를 들이받고 추락하는, 마치 영화와 같은 일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조종사 2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헬기가 추락한 것은 지난달 16일 주말 아침 8시 54분경. 조종사가 김포공항 관제탑에 이륙허가를 요청, 이륙허가를 받은 시간은 8시 45분, 이륙 후 고도 800피트에서 시정이 10km 정도로 양호하다고 관제탑에 보고한 시간은 8시46분. 이륙 후 8분만에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당시 조종사는 육안에 의한 특별시계비행방식으로 비행을 요청했다고 한다.

당국이 사고 현장에서 기체잔해 수거하고 블랙박스를 회수, 사고 당시의 비행경로, 고도ㆍ속도, 조종실 대화내용 등을 분석해 사고원인을 밝힐 예정이지만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사고 역시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 여론이다. 안개가 짙은 상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운행한 것이 사고를 불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사고 후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2차관 주재로 헬기보유 5개 국가기관과 30여개 업체 대한 긴급 안전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보유·운영중인 헬기의 안전관리 실태 점검 및 안개·폭우 등 악기상 시 무리한 운항 금지, 운항규정·정비규정 준수, 도심 및 인구밀집지역을 운항하는 승무원에 대한 특별교육 실시 등을 주문했다.

헬기 안전운항 증진을 위해 현행 기준을 보완하고 새로운 안전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항공레저 분야에 대한 안전관리도 강화하기 위해 레저항공안전 강화방안도 마련될 전망이다.

헬기업체 특별안전점검의 결과 등을 반영한 헬기안전종합계획도 마련, 시행된다.

영화속 장면이 현실이 된 서울의 아침. ‘어처구니’ ‘망연자실’ 등의 단어가 되뇌어 지지만 다시 가다듬고 소홀했던 부분에 대한 안전을 다시금 점검해 보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