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교식 교수/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돌리미티를 떠나는 날이다. 1주일 이상을 머물면서 여기를 둘러봤다는 분들이 많다는 글에 공감이 갈 만큼 볼거리가 많은 곳인데 겨우 3일을 지내다가 떠나자니 그럴만도 하나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오는 희망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2026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코르티나 담페초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는데 가성비가 좋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상쾌한 공기가 몸을 깨운다. 식사후 주변을 걷다 보니 옆에 작은 강이 흐르고 있었고 물은 한여름인데도 무척 차가웠다. 맑은 하늘의 몇 조각 구름과 함께 평화로운 아침 풍경이다. 오늘은 오전에 트리치메를 둘러보기로 하여서 서둘러 목적지로 향하였으나, 아뿔싸... 10시가 채 안되었는데도 주차장까지 차량 줄이 수km나 이어져 있어서 입구 근처에도 가지 못하였다. 20여분을 기다려도 줄이 줄어들 기미가 안보여서 이 또한 아쉬움을 남기고 멀리 차도에서 기념 조형물을 찍으며 후일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길에 도비아코 호수에 들러서 맑은 호수물을 보다가 차에 올랐다. 돌로미티에서 자전거로 고갯길을 넘는 광경이 자주 보여서 특이하게 느껴졌는데 여기는 아예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어서 홀로 혹은 무리지어 자전거로 이동하는 광경을 자주 보았다. 자전거 대여장소도 여러군데 있다고 하니 좋아하는 분들은 여기 며칠 더 머물면서 즐겨볼만 하다. 
오스트리아를 지나는 길은 공사 중인 곳이 많고 터널 또한 많았다. 휴게소 들러서 음료수도 마시고 친구는 기념품으로 등산 양말을 몇 개 샀다. 얼마정도 더 가다가 점심시간이 되어서 근처 잔디밭에 들어가서 텐트를 친 후 점심을 먹었다. 알프스 풍광에서는 라면백반도 매우 훌륭한 성찬(?)이 된다. 인스브루크를 왼쪽으로 보며 지나치며 나중에 들를 것을 기약하고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 월드에 들렀다. 본격적인 휴가철 직전이어서인지 거의 붐비지 않아서 편하게 둘러봤는데 남자인 필자에게는 별다른 감흥이 남지 않은 곳이다.^^

1시간 반정도 더 운전하여서 늦은 오후 뮌헨에 도착하였다.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으나 여행의 끝자락이어서인지 다들 약간은 지쳐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걸어서 재래시장인 빅투알리엔 마켓을 구경하러 갔으나 너무 늦은 시간대여서인지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리엔 광장과 시청 신청사를 둘러보았는데 한쪽에는 중세풍 건물이, 다른 쪽에는 현대적인 상가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어두워질 무렵이 되자 출출하던 참에 독일식 족발인 학센이 생각나서 근처 집을 찾아서 맥주와 학센으로 피로와 허기를 달래고 칼 광장에 사진도 찍었다. 이번 글에 유난히 단체 사진이 많은 것은 여행의 끝자락에서 오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리라. 
다음날은 일찍 출발하여 프랑크푸르트로 부지런히 운전하여서 가스안전공사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이승현박사를 만났다. 고맙게도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며 점심식사까지 전형적인 프랑크푸르트식 식당에서 대접해 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독일에서 자리잡고 가족 모두가 적응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내심 부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독일 남부와 4개국 알프스 자동차 타고 둘러보기’ 연재는 이번호로 마무리합니다. 다음호부터는 정유, 석유화학공장에서 자주 사고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중심으로 한 박교식 교수의 ‘화학물질 사고 조사·분석’을 연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