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상생재단(이하 재단, 이사장 안경덕)은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중소건설업 재해예방을 위한 법령 및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의원·우재준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재단과 한국건설안전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안호영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중소 건설사는 안전관리 체계가 취약해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실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일터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본이다.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야 기업도 발전하고, 사회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될 다양한 정책 제안과 개선 방향이 건설업의 안전 수준을 높이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우재준 의원은 “정부와 국회에서도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보건환경을 개선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상대적 취약계층인 중소건설업의 안전관리 문제점 개선을 위해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건설현장의 사고예방에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재준 의원은 또 “안전 개선은 매우 광범위한 영역이며, 남은 국회의원 임기 3년 동안 이에 집중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해 지속적인 토론회 개최 및 추가적인 지원 제공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업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실효성 제고 및 법령·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국회 및 정부와 학계, 원하청 등 각계 전문가가 모여 중소건설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점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건설현장에 맞는 안전관계법령과 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단은 매년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정책방향과 제도개선을 위해 논의의 장을 마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토론회에서 정재욱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중소건설업 안전수준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50인미만 중소건설현장은 관리인력과 역량이 부족해 안전보건 교육개선, 안전역량 상향 평준화, 안전예산과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예비비 전환, 건설현장 안전서류 간소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재욱 교수는 “현 교육제도는 현장 이동성이 잦은 건설업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무리한 제도”라며 “현장투입 자격 요건확보를 위한 안전보건교육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시간 증가가 아닌 안전보건교육 실효성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재욱 교수는 또 수주산업 특성과 연계한 중소건설업의 필수 안전보건 유도 등 중소건설업의 안전역량 상향평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함께 정재욱 교수는 ▲계획된 안전예산과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예비비 전환 ▲현장 안전보건 서류 간소화 등도 제안했다. 
정재욱 교수는 마무리발언을 통해 “점진적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면서 “중소규모 현장만을 위한 제도 개선을 넘어, 중소규모 현장도 잘 이행할 수 있는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수 이디엘건설안전연구소 대표(한국건설안전학회 부회장)는 ‘건설업 중대재해 저감을 위한 제도개선’ 주제발표를 통해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가 보다 명확한 기준을 통해 현장 안전관리 정책을 집행해야 하며, 안전관리계획서의 공종별 세부 안전관리계획의 필수확인점(Hold Point)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수 대표는 건설안전 현안과제와 안전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추락 중대재해 예방대책 ▲건설안전시스템의 작동성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방향과 관련 “불안전한 상태에 대한 처벌중심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현장토론에서는 고용노동부등 정부 관계자, 건설업계 및 노동조합, 건설안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참석해 중소건설업 재해예방을 위한 정책 방향과 제도 개선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토론에는 ▲황효정 고용노동부 과장 ▲이동근 산업안전상생재단 전문위원 ▲문영휘 현대아산 팀장 ▲최웅길 삼호개발 부장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배경민 강동구청 건축안전센터 주무관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동근 산업안전상생재단 전문위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은 대기업은 처벌할 수 없고, 중소기업만 처벌대상이 되고 재해자 보상금만 높이는 구조”라며 보완 및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동근 전문위원은 또 “외국인 근로자 증가 추세를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언어적 정서적 소통에 대해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건설업 근로자 기초안전보건교육 개정 보완, 건설근로자 안전의식 향상, 무분별한 개인보호구 남용 제거 등도 주장했다. 
문영휘 현대아산 안전경영실 팀장은 “정부 주도로 안전관리 네비게이션 형식의 ‘전산 시스템 모델’ 도입을 통해 안전법규를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제도적인 전문 안전관리 외쥐업체와의 협업은 현장에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법규 준수를 위한 전문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삼호개발 안전보건팀 최웅길 부장은 “법정 안전보건교육의 실시에 있어 실효성 있는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안전보건교육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의 실효성 제고와 관련 최웅길 부장은 “근로자 및 관리감독자의 안전보건교육은 사업장에 맡겨두지 말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의 전문강사에 의해 외부기관에서 실효성 있는 안전보건교육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하면 효과가 더욱더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전사고의 근본원인은 최저가 발주와 비용 전가의 악순환 고리에 있으므로 공사비·공사기간의 정상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호 위원은 또 “의사결정권한에 따른 합리적인 안전관리의 책임과 역할 분배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발주자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배경민 강동구청 건축안전센터 주무관은 “사전에 관리감독자 등급을 구분하고 등급별 눈높이에 적합한 전문교육을 실시해야 차별화되고 실효성 있는 안전교육이 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고용노동부 황효정 과장은 현장의 안전보건관리비나 안전예산 부족 지적에 대해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경우 요율이나 사용할 수 있는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제대로 잘 쓰이고 있는지 등등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하고 있으며, 일률적으로 했을 때 부작용은 없는지 등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효정 과장은 또 안전교육을 외부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화재위험작업이나 굴착작업 등 현실적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분야의 경우 오히려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장별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교육의 효율성에 의문이 든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법이 너무 복잡하고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리고 상당히 어렵다. 현장에서 애로가 충분히 있을 것 같다”며 “자료를 쉽게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데, 그래도 어렵다. 저희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경덕 산업안전상생재단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건설업계 안전관리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재해예방을 저해하는 비효율적인 법령·제도를 점검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심도있는 토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과 원·하청 상생협력 모델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홍섭 건설안전학회 회장은 “건설사고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국회와 정부가 협력해 건설사고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