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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칼럼] 직업병 소송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에 대한 법원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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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2.26  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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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진 변호사/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하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산업 현장에서의 유해 물질 노출로 인한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존재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1964. 1. 1.부터 근로자의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회보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산업재해로부터 모든 재해 근로자가 충분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의 유해물질과 직업병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연구가 진행되어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3])이 법령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첨단산업 분야의 경우 작업현장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과 직업병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아직까지 부족하여 직업병이 발생하여도 인정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본래 상당인과관계 인정여부를 다투는 소송의 경우 소를 제기한 자가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작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물질과 질병 사이의 의학적 상관관계를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증명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에 법원은 업무상 질병 소송에 있어 증명책임을 완화하여 근로자의 증명부담을 경감하고자 하고 있다. 인과관계를 증명함에 있어 산업재해의 발생 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이 될 만한 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 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 근무한 기간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경험칙과 사회 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하여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그 증명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배전 전기원으로 근무하던 자가 갑상선암에 걸리게 되자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게 보험급여를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재차 규범적 관점에서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재해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근로복지공단은 극저주파 전자기장 노출과 갑상선암 발생과의 인과성에 대해서 이를 입증할만한 연구 자료가 부족하고, 타 직종과 비교할 때 전기공 직업군에서 갑상선 암이 특이하게 높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첨단산업 분야에서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질병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근로자를 보호할 현실적·규범적 이유가 있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자에게 발병한 질병이 이른바 ‘희귀질환’ 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유형의 질환에 해당하고 그에 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발병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과 자연과학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쉽사리 부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재해자의 여러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 

해당 판결은 근로복지공단이 항소를 하여 계속 다투고 있어 최종적으로 법원 판단이 유지될 것인지 변경될 것인지는 기다려봐야겠지만, 유해물질과 질병 사이의 의학적 연구 자료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재해자의 개별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첨단산업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서도 산재보험이 사회보장제도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법리적 근거를 다시 확인한 주목할 만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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