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장소를 탐색하고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수적인 도구임에 틀림없다. 갑작스러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은 힘든 경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 노선이 여러분을 제 시간에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기도 한다. 언뜻 보면 복잡해 보이는 지하철 노선도는 여정의 혼돈 속에서 희망의 등불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생의 우여곡절처럼 교차하는 지하철 노선의 미로를 담은 지도는 우리가 낯선 영토를 항해하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 시작된 유럽 배낭여행 일정에서 이미 생경한 나라에서 길을 찾는 것, 그것도 지하로 들어가 오롯이 선로만을 바라보며 목적지를 찾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엄습할 때 쯤 현재 한국에서 쓰고 있는 지도와 별반 다르지 않던 그 런던의 지하철 지도가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었는지 불현듯 그 기억이 올라온다.
가장 상징적인 지하철 지도는 지하철의 역사의 종주국답게 영국으로 1931년 해리 벡에 설계된 지도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여 쓰고 있다. 영국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이 지도 형식이 처음 나왔을 때는 사실상 환영받지 못했다. 
다이아그램 형식의 지도에서 각각의 노선들은 다른 색으로 표현되었고 역들에 대한 개별 설명도 단순화되면서 기존의 물리적 거리와 같은 정보를 중심으로 그려진 지도에 비해 저평가되었다. 그러나 실사용자인 승객들의 반응은 달랐다. 가독성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디자인된 이 지하철 지도 형식은 사용자들에게 접근성에 있어 용이함을 인정받아 런던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같은 형식이 채택되었다. 이 디자이너는 지하철 노선도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접근했을 것이다. 그는 승객들이 빠르고 쉽게 그들의 시스템을 탐색하도록 돕기 위한 디자인을 구상했고 그로 인한 결과로 단순화한 다이어그램에서 필요한 정보를 발견토록 할 수 있었다. 바로 지리적으로 정확한 지도가 아닌 지하철과 같은 공공공간에서 시스템을 쉽게 설명해 주는 다이어그램을 통해 아주 단순하지만 명확한 디자인으로 승객들의 불안한 마음을 품은 것이다. 혼란과 오류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지도는 사용자들에게 쉽게 읽혀야 한다는 면에서 바라보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하철 지도는 단순한 실용적인 지침 이상이다.
물론 지도를 나타내는 기술, 디자인이 사용자의 편의를 반영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해 왔다. 지하철 전광판과 핸드폰의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서비스의 핵심은 아직도 명확하고 간결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며 그 프로그램은 승객들의 경로를 계획하고 시간을 절약하도록 돕는다. 
혁명이 되는 최신 기술과 혁신과 상응하는 디자인을 종종 만난다. 이러한 발전이 사람들에게 더 큰 편의와 안전과 같은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로움은 항상 최첨단 기술이나 혁신적인 설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바로 그 예가 지하철 노선도이다. GPS가 생활화된 일상에서 지하철 지도는 마치 로우테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하로 내려가 여정을 시작하는 우리들에게 아직도 쓸만한 것 이상의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신호등이다. 겨우 세 가지 색을 시간차로 보여주는 예상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운전자와 보행자를 도로에서 안전을 유지하도록 수신호하는데 충분하다. 결국 최고의 해결책은 최신이거나 고품질에 있지 않다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돕는 역할의 다양한 디자인과 기술들에 대한 감사를 표할 수 있는 예의는 아닐까 한다.

지하철 지도를 바라보니 마치 그것은 생명선을 보여주는 다양한 색의 에너지의 흐름도 같기도 하고 혼돈의 삶을 정리해 놓은 단상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별을 따라 길을 찾고 나침반을 들고 항해를 하였던 그 시간들의 노력이 지도로 그려졌다. 우리는 다양한 지도들을 통해 안전한 여정을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지도는 단지 목적지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혼돈 속에서 명확한 길을 제시하여 미지나 주변 세계를 쉽게 탐색할 수 있게 해주는 길잡이인이다. 여러분이 길을 잃거나 혼란스러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지하철 지도를 보면 어떨까? 어쩌면 엉킨 마음이라는 얼레의 줄을 단순하고 명확한 이미지로 안내해 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