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교식 한국안전전문기관협의회 회장

옛날 중국의 삼국 시대 오나라에 ‘동봉’이라는 의사가 있었는데, 뛰어난 의술로 많은 환자들을 고쳐주었다. 병이 다 나은 환자가 사례를 하려 하면 결코 돈을 받지 않고, 대신 집 뒤에 있는 동산에 살구나무를 심게 하였다. 

중병을 앓던 사람은 살구나무 5그루, 가벼운 병을 앓던 사람은 1그루를 심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집 뒤의 동산이 살구나무 숲 즉, 행림으로 바뀌게 되었다. 

한 지역 한의사회에서는 지역주민들의 건강지킴이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 원로 한의사에게 ‘황금살구나무한의원상’을 수여, 그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시한다. 

이처럼 한의학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살구씨를 한자로는 행인(杏仁)이라 하고 복숭아씨는 도인(桃仁), 쌀도 도인(稻仁)이라 부른다. 우리가 ‘어질다’는 뜻 정도로 알고 있는 仁자가 핵심이나 생명의 원천이란 의미도 지닌 것이다.

2021년은 부지런하고 꾸준한 소의 해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안전정보誌가 仁한 역할을 맡아서 어질면서 핵심적인 일들을 해 주기를 바라본다. 한국안전전문기관협의회에도 같은 바램이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살구씨는 잘 먹으면 약이 되지만 잘못 먹으면 독약이 되는 것이다. 

살구씨를 다량 섭취할 경우 아미그달린(Amygdalin) 성분에 의한 시안화중독으로 구토, 간 손상, 혼수, 사망에 이르는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양면의 날카로운 칼일수록 잘 사용하는 것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