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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 회장건설안전특별법안의 발의 배경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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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7  2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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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특별법안의 발의 배경 

   
▲ 한국건설안전학회 회장, 국립군산대 교수

“노동자의 죽음이 일상화된 건설현장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습니다”라는 각오로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안)’이 건설업계의 관심과 함께 새롭게 책무를 부여받은 건설사업 참여자의 이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산재통계에 의하면 지난 30년 동안(1987-2016) 건설업에서는 19,014명이 사고로 사망하여 연평균 63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정부에서도 최근 3년 동안 사고로 사망한 건설노동자는 1,419명[506명(’17), 485명(’18), 428명(’19)]에 달하였다. 전체 근로자의 7%에 불과한 건설근로자가 사고사망자수에서는 절반을 차지한다. 사고사망 위험이 일반산업보다 13배나 높아서 매일 두 명 이상이 사고로 사망하는 셈으로 건설업은 글자 그대로 ‘살인산업’이다. 
최근에 38명이 사망한 이천물류센터신축공사장 화재사고(’20.4.29.)는 12년전(’08.1.7.)에 이 지역에서 발생하여 40명이 사망한 사고의 재현으로서, 유가족의 고통을 넘어 코로나19의 선방으로 높아진 국격까지 실추시킨 수치스러운 사고였다. 구의역 사고나 태안화력발전소 사고에서는 단 한 명의 희생에도 공분을 자아냈는데, 건설산업에서는 40여 명씩이나 사망했음에도 산업차원의 각성은 부족해 보인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안고 출범한 이번 정부에서는 ‘국민생명 지키기’를 3대 국정목표 중의 하나로 정하고 ‘2022년까지 산업현장의 사고사망자 반으로 줄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심각한 수준의 건설사고 방지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의 질적지표인 사고사망만인률은 1.66(’17), 1.65(’18), 1.72(’19)로 도리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평균치인 1.59를 웃돌고 있다. 영국의 경우 ’18년 건설업의 사고사망십만인률은 1.6으로서, 실제 근로자수를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자리수 차이를 넘어 20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이는 이전의 대책뿐만 아니라 최근의 대책도 핵심을 비켜갔음을 시사한다([표] 참조).

건설안전특별법안의 발의 경과
현 정부에서는 기존 대책의 한계를 인지하고 금년 들어 부처 합동으로 ‘건설안전 혁신방안(’19.4.23.)’을 마련하였는데, 아래 그림은 혁신방안의 이전과 이후의 주요한 대책을 정리한 것이다. 혁신방안의 발표 직후 발생한 이천 화재참사는 특별법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혁신방안의 조속한 이행을 위하여 국회에서는 토론회를 거쳐(2020.6.11.) ‘건설안전특별법안(’20.9.11.)’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건설안전특별법안의 취지와 주요 내용
특별법은 새로운 법률이 아니고 기존의 ‘건설기술진흥법’에 덧붙여진 안전기능을 사고예방원칙에 따라 별개의 법으로 독립시킨 것이다. 여기에 영국 등 선진국의 안전관리체제를 참고하여 사고예방의 관건임에도 기존 건설관련 법령이나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미비했던 발주자의 안전책무와 안전감리기능 등을 보강하고자 하였다. 궁극적으로는 수급인들에게 적정한 공사 여건을 보장받도록 하여 기존의 겉도는 건설안전 관련 제도가 본래의 취지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안의 추가적 과제특별법의 핵심은 기존의 다른 건설사업 참여자들의 의무와 동등하게 발주자의 안전책무를 합리화한 것이다. 나아가서 기존의 안전감리기능을 통하여 발주자가 자신의 안전책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보좌하고 안전책무의 이행여부를 확인하는 장치를 내재화시킨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건설사고의 근본원인인 발주자의 무리한 요구, 속칭 갑질을 자제시킴으로써, 공사비와 공기 등에서 적정한 공사 여건을 확보하도록 하여 건설기업과 경영자를 보호하게 될 것이다. 
발의안에서 밝힌 건설안전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을 열거하면, ‘발주자 책임으로 적정한 공사비와 공사기간의 확보, 원수급인의 대표이사에 대한 책임 명시, 작업중지 등 공사에 대한 감리 기능의 강화, 근재보험의 의무화를 통한 재해보상 기능 강화, 중대사고에 대한 경제적 제제의 강화’ 등으로 이제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건설사고의 근본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담고 있다. 발의안에 언급되지 않은 주요 내용으로는 위험통제원칙(안 제7조1항), 건설기술자의 기술윤리 보호(안 제7조2항), 감리자의 면책(안 제18조), 역량있는 수급자 선정(안 제9조), 이행을 담보할 안전참모선임(안 제10조), 안전참모를 통한 자가 안전책무 인지·확인 및 신고 의무(안 제10조2항)’ 등이 있다(구체적 내용은 발의된 조문 참조)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에서는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완성도를 높여 이 법의 제정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의 적용대상을 모든 건설공사로 확대하고, 발주자의 안전참모(안전감리사) 선임을 자율에서 의무로, 공공공사의 경우 발주자의 권한을 제약하는 상위 예산관리제도와 입낙찰제도, 전기통신공사 등의 분리발주 의무 등이 개선되거나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발의안이니 부수적으로 부족한 사안이 있으면 논의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상의 불편을 핑계로 이번 기회에 근본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건설업은 살인산업의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향후 전망과 기대효과 
건설안전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건설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기존의 공사비 절감 중심의 관행과 건설산업의 불공정한 관행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주자가 주도하는 건설사업 참여자의 자율적 안전활동 이행으로 기존 안전관리제도의 선순환 이행력 확보와 참여자의 지속적 안전역량 개선이 기대된다. 간접적인 효과로서 발주자로부터 안전역량을 우선하는 수급자 선정으로 건설기업 사이의 건전한 역량 경쟁 풍토를 조성하여 발주자의 무리한 요구(속칭 갑질), 원하도급 거래의 불공정성 등 기존의 제도나 정책으로 해결하지 못한 건설산업의 부조리와 불공정 관행이 정상화됨으로써 무자격 건설기업이 정비될 것이다. 고용 측면에서도 비정규직과 일용직이 대부분인 건설업에 책임의 강화에 따라 정규직 비중이 증가하여 고용의 안정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일하며 건설의 목적도 시설물 이용자의 복지 이전에 오늘을 사는 건설인과 이들 가족의 행복에 있다. 인명의 보호는 관련 제도의 유무 이전에 다른 무엇과 타협될 수 없는 모두의 기본 책무이다. 경영상의 편의 추구로 인명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건설산업을 근본적으로 바로 세우고자 하는 ‘건설안전특별법’이 본래의 취지대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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