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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코로나19…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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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6  13: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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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예방과 대응 관련 최고전문가로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인물, 바로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이다. 인터뷰 시작과 함께 던진 ‘코로나19’에 대한 단도직입적 질문에 돌아온 답은 ‘일희일비하지 말자’와 ‘장기전 대비’였다. 이어 해당 부처의 안이한 대처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를 만나 코로나19 대응과 사업장 감염병 예방 등에 관해 들어봤다. 

   
▲ 본지 발행인 이선자 사장과 대담을 하고 있는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고려대 예방의학교실은 역사적으로 오랜 전통과 많은 연구업적을 쌓아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려대 예방의학교실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려대 예방의학교실의 역사는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는 환경이나 직업의학이 큰 이슈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환경 위생 중심으로 연구와 활동을 시작했어요. 1973년도에 예방의학교실이 주도하여 환경의학연구소가 설립된 이후 본격적으로 환경과 직업의학을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은 상식적이지만 당시로서는 선진적인 연구 분야이었던 팔당호 수질 위험, 고속도로 톨게이트 대기 오염 위험, 산업단지 환경오염과 그로인한 근로자 및 지역주민 건강장애 등을 연구했지요. 이후 산업의학과 직업의학 그리고 안전보건 이슈가 커지면서 산업의학전문의 제도가 93년도 만들어졌고, 산업의학회도 설립됐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고려대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는 안전·보건·환경을 통합적 관점에서 연구와 관리의 중요성을 제기하였습니다. 특히 안전보건경영시스템과 관련된 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90년대 초반 한국에서 의사 중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ISO 9001 14001 18001 등의 심사원 자격 보유자로서 직업의학을 하는 사람으로 명명됐죠. 당시에는 외국에서 그러한 일들을 시작했는데, 나중에 국내에서 KOSHA18001을 만드는데 유용하게 활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안전경영시스템의 효율적 활용에 관한 연구들을 많이 진행했고, 이를 기업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연구했지요. 환경의 경우 1994년 우리나라가 MSDS를 시작할 때 정책 도입 및 연구를 담당했으며 이를 토대로 94년부터 10년 정도 MSDS 제도정착과 효과적 관리를 위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2000년도에 일본식이었던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화학물질 분류와 관리 체계가 대대적으로 개편되었는데, 이와 관련된 연구 또한 노동부와 고려대 예방의학교실이 주도적으로 수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안전·보건·환경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현재 위치는 어디쯤으로 평가하시나요?
이는 제조 생산 유통 폐기의 전 과정, 이에 따른 사람들의 건강장애, 그리고 환경오염 등 크게 3가지 축으로 나누어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제조 생산 유통 폐기 등과 관련한 관리체계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고 강력한 규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2개 단계 즉, 건강장애를 어떻게 모니터하고 평가하고 관리할 것이냐, 또 환경오염이 됐으면 어떻게 복구할 것이냐 등의 문제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더 많이 노력해서 따라잡아야 합니다. 
그럼 왜 선진국과 이런 갭이 생겼느냐의 문제가 있는데 답은 서로 연계가 잘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리하는 실행 기구들간 연계와 협조가 부족합니다. 고용노동부 환경부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문제. 행정관리연계가 안돌아가고, 공백이 생기고, 부처간 칸막이, 따로따로 관리해야 하는 문제 등등. 이렇게 연계가 안되다 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허점이 생기게 마련이죠. 이것이 제가 이들 2개 단계를 아직 선진국으로 평가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이 기회에 과학검증위원회에 관해 소개해주십시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대한의사협회는 많은 공중보건 이슈와 그에 대한 의견을 전문가단체 입장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의무와 책무가 있고요.
그런데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공중보건 이슈에 대한 견해를 제시할 때는 과학적 증거와 견해를 바탕으로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전문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한 시스템과 절차를 의사협회 내에 공식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필요성에 의해 설립된 위원회가 바로 과학검증위원회입니다. 분야는 환경 안전 보건 위생 약품 등 다양합니다. 출범한 것은 7∼8년 경과했지만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한지는 지난해 12월부터입니다. 과학적 증거기반 공중보건의 확립이 중요하고 또 과학적 검증위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전문가로서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전체적으로 쉽게 말씀드리면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게 제 결론적이기도 하고요.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전쟁이 필요합니다. 
우선 코로나19 종식은 2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예방 접종 백신이 개발돼 전 국민의 50∼60%를 대상으로 보편적인 예방접종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감염되었다가 회복되어 전 국민 중 60∼70% 정도가 항체가 생겨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경우입니다. 이는 향후 1년 후가 될 수도 있고 2년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이 없는 한 우리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산발적 집단 감염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혹 정말 더 예방 관리가 안 될 경우 더 큰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장기전 준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적 피해, 즉 경제적 손실과 취약계층 및 저소득계층의 피해로 인해 일반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거리두기가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각 해당부처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보호복 착용 의료진의 온도가 40도가 올라간다’ ‘선별진료소 안에 에어컨도 없더라’ 등등의 고충과 불만이 쏟아졌지요. 질병관리본부가 ‘에어컨 설치하겠다’. ‘쿨링보호복 입혀주겠다’ 등등의 대안을 제시했지요. 
저는 이 과정에서 도저히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작업시간을 단축하여 나누어 일하는 방법, 무더위 쉼터 활용방법, 쿨링 자켓 이용 등 여러 조치사항이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대책도 있고요. 코로나19 상황이지만 그 사람들도 분명 노동자인데, 소관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들에 대해 왜 말 한마디 안하고 있죠? 고용노동부는 대책을 다 알고 있는데… 그냥 ‘사업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책임질께요’라고 말하면 돼요. 그런데 만약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 책임이 따르니, 한마디로 그게 싫은 거죠. 다중이용시설 대책도 마찬가지에요. 실내공기 관장이니 당연히 지자체와 환경부가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도 말 한마디 안해요.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매뉴얼과 원칙 등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또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그에 대한 역학조사를 하는 곳이에요. 환자 발생 전의 통상적 관리, 사업장의 사전예방 및 환경관리, 모니터링하고 예방해서 조치하는 것 등은 다 해당 부처가 나서서 해야 합니다. 비겁하게 질병관리본부와 방역당국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 감염관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요.
현재 하고 있는 방식, 즉 출근시 발열관리 및 증상 체크, 유연근무 및 재택근무 실시 등의 방식은 옳습니다. 이보다 더 잘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에요. 다만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본적인 사업장의 시스템, 즉 기존 감염병 예방관리 시스템으로 진행해야지 이를 질병관리본부에 넘기면 곤란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고용노동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역할과 공조가 요청됩니다. 이와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보상책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장기전에 돌입하기 위해 뭘 준비해야 하는지 실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지역별 사업장별 계층별 감염자 실태, 집중지역 관리 등등을 파악하고 전국 단위의 표본 모니터링도 실시해야 합니다. 

최근 우즈벡에 다녀오신 것으로 아는데…
올 3월 29일부터 4월 26일까지 약 1개월간 코로나19 국가자문관 업무로 다녀왔습니다. 그 전에는 국가 ODA 원조사업 추진 차원에서 다녀온 바 있습니다. 에를들어 고려대는 2016년부터 우리나라 교육부의 펀드를 받아서 우즈벡의 국립의과대학에 2년제 환경보건대학원을 설립했어요. 
커리큘럼도 만들고 연구실험실도 설립하고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국가 원조사업으로 진행하는 형식입니다. 이곳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임 연구원과 박사급 교수도 현지에 파견하고 있고요. 고려대는 이밖에 세네갈 탄자니아 등 해외 여러국가와 보건분야 원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국외 원조사업을 확대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사업장에서 준비 또는 개선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현재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이고 경영상 어려움이 많다는 것 정도는 모두가 이해하고 있죠. 이제는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해서 지속가능한 관리 및 경영체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몇 개월간의 플랜이 아니고, 최소 2∼3년간의 플랜에 따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긴 호흡으로 관리체계를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업장 내부문제보다도 외부문제가 중요해요. 외부로부터 감염된 근로자로 인해 직장이 폐쇄되면 기업으로서는 치명적입니다. 그 얘기는 결국 근로자들이 해야 할 역할도 매우 크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관리자와 근로자간 신뢰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문제는 안전보건을 떠나서 ‘당신과 나’, ‘회사와 사회 전체’가 동참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맞대고 한번 해보자’라는 솔직한 대화와 신뢰구축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장 내 감염병관리시스템과 기준을 구축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코로나 때문에 발생하는 기업과 노동자의 경제적 어려움과 피해에 대한 요구를 정부에 해야 합니다. 개별회사 차원에서 어렵다면 경영자단체와 노동자단체 등을 통해 회사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원을 요구해야 합니다. 

예방의학을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방의학, 직업환경의학, 보건대학원 이들 3개 분야를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공중보건’입니다. 공중보건은 개인의 치료보다는 사회 전체 집단과 글로벌 소사이어티에서의 공중보건학적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거기에서 공공과 민간의 역할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가 핵심입니다. 
공중보건학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계속적으로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종 감염병, 기후변화, 유해화학물질 및 GMO 유해성 등 과학적 불확실성이 큰 공중보건학적 다양한 위험에 대한 전문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후학들이 예방의학, 공중보건,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로서 과학적 증거와 그것에 기반해 정책적 활용이 될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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