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재난안전칼럼] 중국발(發) 미세먼지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이여란 기자  |  safetyin@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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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8  10: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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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재발령 7일째가 되서야 ‘미세먼지 재난’에 한발 물러서 있던 관련부처 장관들이 현장점검에 나서다 행보가 뒷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때를 맞춰 ‘미세먼지 행복추구 생존권 문제’라는 주제로 세계보건기구는 매년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600만 명인데,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이보다 많은 700만 명으로 발표했다. 미세먼지 대책도 ‘이제는 단순한 경보발령과 저감조치 발동을 넘어 국민건강과 행복추구권, 생존권 차원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라는 뉴스 해설도 나왔다. 환경부에서는 늦은 감은 있으나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2018. 8. 14 제정)’을 2019년 2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하고, 행정안전부에서는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했다. 기상청에서는 미세먼지가 ‘북쪽에서 찬바람이 밀려오면서 드디어 숨통이 트인다.’ ‘북쪽에서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바람이 불어들어 대기정체가 완화된다.’라고 모든 걸 바람에 의존하는 식의 발표를 한다. 설득력은 있지만 미세먼지 문제의 핵심은 짚어주지 않았다.

 미세먼지를 기상에 의존해서야 되겠는가.
 미세먼지 원인의 절반이상이 중국요인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지 않은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어떻게 막을 건가 라는 대책을 세워야 되지 않겠는가.
 서울보다 다소 큰 동남아시아에 있는 도시국가 ‘싱가포르 공화국’은 면적이 710km², 인구가 580만 명에 불과한 나라다. 1990년대 이후 건기인 6~9월만 되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았다. 해가 갈수록 미세먼지가 더 심해져 2013년 9월엔 초미세 먼지 농도가 300㎍/㎥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이 마스크가 불티나고, 초·중·고등학교에 휴교령이 내리는 등 호들갑을 떨었었다. 중국 눈치만 보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인도네시아에서 미세먼지가 날아온다는 것을 정면으로 대응했다. 2013년에는 총리가 직접 나서서 인도네시아 정부에 미세 먼지 해결을 촉구하였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미세 먼지 발생에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은 국적을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초(超)국경 미세 먼지법’을 2014년에 제정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가 말을 듣지 않자 싱가포르 국민과 정부는 대대적인 불매운동을 확산시킴과 동시에 국제사회의 힘을 빌려 미세 먼지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병행했다. 2015년에는 다른 이웃 국가들과 힘을 합쳐 인도네시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이 문제를 유엔까지 가져가 ‘지속개발정상회’ 의제로 채택시켰다. 외교력과 경제력을 총동원한 싱가포르의 끈질긴 노력은 결국 인도네시아의 변화와 협력을 이끌어냈다. 2016년 이후부터는 인도네시아에서 넘어오는 미세 먼지가 크게 줄면서 싱가포르 국민은 미세 먼지 없는 여름을 나며 다시 맑은 공기를 마시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 보다 면적은 2,700배나 큰 191만㎢, 인구는 45배가 많은 2억7천만 명의 나라다.?해결이 불가능해 보였던 미세 먼지를 막아낸 싱가포르의 사례는 나라 크기와 인구는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영국 런던 미세먼지(스모그)를 다룬 에피소드가 있다. 1950년대 영국에서는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했다.  1952년 겨울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뚝 떨어져 석탄을 더 많이 태우다보니 런던 도심거리의 가시거리가 ‘0’에 머문 적이 있었다. 런던 시민들의 민원이 쇄도되고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빈번했지만 영국정부에서는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였다. 어느 날 처칠의 여비서가 버스에 치어 사망에 이른다. 이에 영국정부에서는 화력발전소를 중단시키고 1956년에는 ‘청정공기법(CLEAN AIR ACT)’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때 이미 사망자가 1만여 명이 넘었다. 이를 시점으로 맑은 공기를 회복하는데 60년이 소요 되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거리와 환자들을 실어 나르는 앰뷸런스 소리들이 지금도 모두에게는 끔찍한 기억과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런 노력에도 영국 시민들은 정부가 대기질 개선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 붓길 기대하고 있다. 오염된 공기 속에서 살던 사람들과 반대로 깨끗한 환경에서 살던 사람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한번 대기오염으로 피해를 본 신체는 깨끗한 공기가 있는 지역에 가더라도 쉽게 나아지지 않는 만성적 질환을 겪게 된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영국과 싱가포르가 겪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저감 요인을 줄여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문제는 비상저감조치가 취해질 경우에 미세먼지 발생량을 4~5% 정도 밖에 줄일 수 없다는데 있다.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상황에서는 배출량을 줄여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또한 중국에서는 쓰레기 소각장을 대대적으로 건설하면서 우리나라와 인접한 서해 쪽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물질은 독성이 강한 다이옥신으로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성분과 같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다이옥신까지 넘어 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민들도 매스컴을 통해서 미세먼지의 대부분이 중국발 미세먼지 라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에 제대로 항의 좀 하라"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2월 15일 ‘미세먼지저감·관리특별법’을 시행하면서 국무총리 직속 미세먼지대책위가 가동됐고, 미세먼지개선기획단,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한·중 전문가로 구성된 미세 먼지 전담반도 꾸려졌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변국이 함께하는 총체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한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하다. 영국이나 인도네시아 사례를 보더라도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

 대통령은 각종 재난으로부터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강력한 리더십으로 접근하여 봄이 오면 즐거운 마음으로 꽃구경을 나서는 가족들을 볼 수 있도록 해 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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