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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음악이 있는 하이브리드 카페박교식 명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이여란 기자  |  safetyin@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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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9  16: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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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식 명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기록의 힘


 독자 분들 중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에게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새해를 맞이한 필자에겐 최근 들어 제가 나이가 들었음을 느끼게 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정서적으로는 주연보다는 조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또 친구랑 얘기 나누다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졌다니까 그게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는 얘길 들었는데, 부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두 가지를 묶어 간단히 다루었던 것이 2018년 10월호에 게재한 페르시아 황제 크세르크세스 얘기였습니다. 식성에 있어서 가지 등 담백한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니 한의사하는 친구가 나이 들면 그렇게 된다고 또 그러더군요. 마지막으로 지난해부터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봅니다.
 

 오래전으로 기억됩니다만 주먹세계를 다룬 영화 중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라는 대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기록하는(혹은 여기에 더하여 보여주는) 자가 살아남아 오래 간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지금의 이란지방을 호령하던 페르시아 황제가 과연 적장의 창 한방에 움찔하는 것인지... 기록을 ‘당한’ 역사는 왜곡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역사를 탐독하지는 않습니다만 중국이 역사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 가끔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史家가 거짓을 기록하지 않으면서 자국의 자존심을 살려야하는 고민을 엿보는 대목이 가끔 눈에 뜨입니다. 원문을 찾지 못하였으나 역사책 漢書에 ‘황제가 오랑캐의 왕을 부마로 삼았다’ 는 대목이 있습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되 봄이 아님)’ 이라는 구절과 연관된 당시의 사정도 그러하다 봅니다. 
 

 한나라의 황제(元帝 인 듯)는 흉노족 호한야 선우(왕)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게 됩니다. 아마도 꾀를 내어 공주를 보내는 대신 궁녀 중 그나마 못생긴 궁녀를 초상화를 보고 골라 보내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중국의 4대 미인 중 한사람인 왕소군이였고 흉노땅에서 그녀가 고향을 그리며 지은 시 구절 중에 ‘(오랑캐 땅에) 봄이 왔건만 (마음은) 봄이 아니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위를 두고 몇가지 생각을 해 봅니다. 예전의 경우 승전국의 전리품 중에는 여자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은 황제가 흉노왕을 부마로 삼은게 아니라 화친의 조건으로 공주를 바친 굴욕의 역사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고려가 원나라의 부마국인 경우도 있지만 이는 원이 고려를 점령하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려를 부마국으로 삼은 것으로서, 당시 漢나라가 흉노땅을 지배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경우가 다르다고 봅니다. 결국 저자인 반고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은 선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한껏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적절한 지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등려군의 곡 하나 링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Wp3a2DnkoE) 대만 출신인 그녀의 중화권에 대한 영향력은 다음 글귀로 대신합니다. 白天听老邓, 晚上听小邓[낮에는 등소평(老邓)을 듣고, 밤에는 등려군(小邓)을 듣는다. 
 

 큰 애가 어릴 때, 당시 유행하던 인어공주 만화영화를 같이 보면서 약간 이상한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등장하는 캐릭터 중 공주의 시종인 소라게는 이름이 Sebastian인데 그의 독일식 발음을 들으면서, 그가 부르는 Under the sea 노래와 연관시키면 Bach(Johann Sebastian)를 떠올리게 됩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5MQEuYaSTUA&list=PLlY0Tnj1_fuemA1zt4N98ToT3So34C0zs&index=9
 

 또한 요리사는 프랑스어로 ‘레 퐈쏭(물고기)’을 흥얼거리며 물고기요리를 하다가 잡혀온 Sebastian을 집어들고는 Wa ti zit?(이건 뭐지?)라고 프랑스식 발음으로 중얼거리는데 누가 봐도 그는 프랑스인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UoJxBEQRLd0&list=PLlY0Tnj1_fuemA1zt4N98ToT3So34C0zs&index=4) 영어를 쓰는 미국인(혹은 영국인)이 음악이 필요할 때는 독일인을, 요리가 필요할 때는 프랑스인을 부린다는 연상을 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헐리우드의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의 정신을 알게 모르게 바꿔 놓는 듯하여 씁쓸할 때가 많습니다.

 

 사족 : 1. 초상화를 보고 못생긴 궁녀를 골랐는데 당사자가 중국 4대 미인 중 한 사람인 데에는 당시 궁중화가 모연수의 농간이 있었다고 하네요. 당시 궁녀들이 황제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 화가에게 뇌물을 바쳤는데 왕소군이 그러하지 않아서 일부서 못나게 그렸다고 하며, 실물을 본 황제가 아깝고 화가 나서 그 화가를 참수했다고 전해집니다.
  2. 왕소군이 국경에서 한나라 땅을 떠나기 전 비파를 타고 노래를 하자 그 소리와 미모에 기러기가 날개짓하는 걸 잊어서 떨어졌다 하여 낙안(落雁)이 별칭입니다.
  3. 중국의 나머지 3미인은 삼국지의 초선, 당나라 현종때의 양귀비, 춘추시대 오나라의 서시라고 합니다.
  4.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지인들로부터 소위 자가발전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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