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안전보건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85.6%가 우리 사회에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응답했다. 이는 반대로 위험요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매우 높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흐름에 발맞춰 자연스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안전디자인’이다. 안전디자인이야말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안전문화시민연대(대표 양동주)는 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본조사’ 연구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디자인의 일반개념, 디자인 개념의 변천 및 유형, 한국의 안전디자인 현황, 국내외 안전인증 및 안전디자인 사례분석,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방향 설문조사 내용,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방안 등 다양한 조사결과를 담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발췌 보도함으로써 국내 안전 디자인 발전 및 안전 디자인 분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한다.

디자인 일반 개념
디자인에 대한 개념은 보는 사람의 시각과 범위에 따라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으나, 어원적으로 디자인(Design)은 라틴어인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한다. ‘데시그나레’는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를 뜻하는데 이를 좀 더 확대하여 해석하면 디자인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응용미술, 엔지니어링, 건축과 여러 창조활동 노력을 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물건(기계, 건축, 제품 등)을 개발하고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다.
디자인은 주어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 요소 가운데서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선택해서 그것을 합리적으로 구성하여 유기적인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활동이며 그 결과의 실체가 곧 디자인이다.
또 다른 어원으로는 이탈리아어의 디쎄뇨(disegno), 프랑스어의 데생(dessein) 등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는 르네상스 시대 이후 ‘특정한 계획,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그리는 작업’을 의미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h, 1452-1519)를 ‘최초의 디자이너’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명작으로 남는 그의 수많은 작업들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디자인 개념의 현대적 의미
오늘의 ‘디자인’ 개념은 위 개념들의 종합된 형태로 발전되어 왔으며, 창조적 활동분야에서 종합적인 계획, 설계 등의 과정을 거쳐 목적하는 것을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 및 그 결과의 실체를 디자인의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많다.
이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디자인의 개념도 이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 하고자 한다. 즉 디자인은 ‘창조적 활동분야에서 종합적인 계획, 설계 등의 과정을 거쳐 목적하는 것을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 및 그 결과의 실체’를 의미한다.
그 외에도 디자인에 대한 정의는 주장하는 자에 따라 다양한 정의들이 내려지고 있는데, Nokia Chief Designer인 Frank Nuovo는 디자인을 단순히 정의하자면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매일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보넬리(H.J. Bonellie)는 “디자인이란 여러 조건을 만족하도록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며, 여기서 디자인의 조건을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나눌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위생적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다음은 이용자가 추구하는 목적에 알맞아야 하고 불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끝으로 중요한 것은 미적으로 쾌감을 줄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안전디자인
현행 개념들에 대한 고찰
행정안전부의 2010년 안전문화선진화 추진계획)에 의하면 안전디자인은 ‘제품·시설·공간 등에 설계·제조·건축·운영 등의 형태로 적용되어 주(主) 기능의 ‘안전’ 달성도를 높이고,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통해 사회 안전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국회 안전디자인 포럼에서는 ‘안전디자인은 안전과 디자인이 합쳐진 단어이다. 안전이 요구되는 사물, 공간, 행위 등에 디자인의 개념을 적용하여 안전하면서도 사용하기 쉽고, 쓰기 편리하며, 보기 좋고 사용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디자인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존의 안전이 안전을 위해 행위자의 행동이나 주변과의 조화, 사용상의 불편 등을 초래했다면 안전디자인이 적용된 물건, 공간 행위 등은 이러한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개선되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을 보인다.
호주 정부의 ASCC(Australian Safety and Compensation Council)의 ‘작업공간에서의 안전디자인’ 지침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안전디자인이란 디자인된 제품의 전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여 디자인 과정에서 안전과 건강상의 위험요인(hazards)을 줄이고, 잠재된 안전과 건강상의 위험(risk)을 최소화하며, 이와 관련된 의사 결정 및 디자인을 하는 것이며 안전디자인의 개념은 설비, 하드웨어, 시스템, 장비, 제품, 도구, 재료, 에너지 조정장치, 이들의 배치 및 배열된 형태 등을 포함한다.
여기서 정의하는 안전디자인 컨셉은 계획 단계에서 완성된 제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 사용되는 재료, 제조의 방법에 대해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디자이너는 라이프 사이클의 각 단계마다 안전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안전디자인의 주요 내용
이상의 안전디자인에 대한 개념들을 비교해 보면 안전디자인의 주요내용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의 공통적 요소를 찾아볼 수가 있다.
① 안전디자인의 적용범위는 제품, 시설 , 공간 등 모든 분야를 포함한다.
② 안전디자인은 디자인 된 제품의 전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한다.
③ 안전디자인의 목적은 주(主) 기능의 안전 달성도뿐만 아니라 타기능과의 융합을 고려한다.
④ 안전디자인은 안전성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용하기 쉽고, 쓰기 편리하며, 보기 좋고 사용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 외에도 안전디자인과 일반적인 디자인과의 개념적 차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① 안전디자인은 단순히 디자인 대상인 그 제품·시설·공간뿐 아니라 그 주변의 다른 환경들까지도 포함하여 전체적인 환경을 고려한다.
② 기존의 디자인에서는 행위자의 행동이나 주변과의 조화, 사용상의 불편 등을 초래해서라도 안전을 보장했다면 안전디자인은 안전이 요구되는 제품·시설·공간 등에서 사용편의성, 심미성, 사용자의 감성도 고려하여 종합적인 안전을 보장하는 디자인 방식이다.
③ 안전디자인 컨셉은 계획 단계에서 완성된 제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 활동, 사용되는 재료, 제조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일반적 디자인 개념과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소결
본 연구주제인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조사’를 위해서는 안전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개념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이론적 고찰을 통하여 본 연구와 관련된 디자인 일반, 인간공학적 디자인, ISO 13407 디자인 프로세스, 디자인에서의 안전성 확보, 안전디자인의 개념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종합된 내용을 근거로 본 연구에서는 안전디자인의 개념과 범위,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안전디자인의 정의
안전디자인은 제품, 시설, 공간 등을 디자인 할 때 전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여 주(主)기능의 안전달성도를 높이고,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통하여 안전성·기능성, 사용편의성·심미성·사용자 특성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디자인이다.

안전디자인의 범위
디자인은 대상과 목적에 따라 크게 공공디자인, 산업디자인, 제품디자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안전디자인은 앞의 분류보다 상위 개념으로 디자인의 모든 분야에서 필수적인 개념이다. 안전디자인은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는 이미 디자인에 있어서 필수 요소였던 안전이라는 분야를 좀 더 강조하여 다른 요소들보다도 상위의 개념으로 두는 것이다. 기존의 디자인들이 합목적성이나 경제성, 심미성 등에 중점을 두었다면 안전디자인의 개념은 안전성과 사용편의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고 할 수 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안전 디자인은 우리 사회 전반의 제품·시설·공간 모두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 범위와 경계를 따지기 어렵다.
안전디자인이 추구하는 목표는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과 시설은 그것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안전성과 사용편의성, 친근감 등을 제공해야하며, 공간은 사람들에게 위협적이지 않고 인간 중심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안전 디자인의 개념을 살펴보았을 때 그 범위는 국민생활 전반에 해당하는 전 영역의 제품·시설·공간의 모든 범위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안전디자인의 주요 내용
안전디자인의 목적, 대상, 접근방향, 특징, 주요 평가요소, 프로세스, 적용기법(이론) 등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적과 대상
안전디자인은 사용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주(主) 기능의 안전 달성도 향상과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목적으로 하며 대상은 국민생활 전반에 걸친 모든 제품, 시설, 공간이다.

디자인 접근방향
안전디자인은 모든 디자인 분야의 상위개념으로서 필수 개념이다. 안전디자인은 인간의 특성과 한계를 고려한 인간(사용자) 중심 디자인이며, 인간-기계 통합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한다.

목표 및 평가요소
안전디자인은 인간-기계 최적 통합 체제 구현을 통한 인생의 가치기준(human value) 향상 및 체제의 효율성 제고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며, 안전디자인의 주요 평가요소는 안전성, 사용편의성, 기능성, 심미성, 사용자 특성 등이다.

안전디자인 프로세스
안전디자인 프로세스는 디자인 기획, 반복설계 및 검증, 최종검사 및 평가 등의 단계를 거치며,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가 및 평가를 통하여 유해 위험요인을 제거한다.

안전디자인 평가방법
안전디자인 평가를 위해서는 안전성 평가, 인간공학적 평가, 디자인 평가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자료: (사)안전문화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