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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노동자가 주체가 되고, 제도적으로 보장될 때 산재예방활동 이뤄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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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9  16: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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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산업재해가 줄어들어야 지속가능한 성장도 이룰 수 있고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어 안전한 사회, 안전한 국가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 구성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국내 노동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수장인 김동만 위원장을 만나 한국노총의 안전 활동과 함께 사업장 안전보건 확보를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7층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 먼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으로서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 전반을 어떻게 보고 계시며, 안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4월 16일 차가운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세월호의 모습을 보면, 수십 년간 일상적으로 발생해왔던 크고 작은 산업재해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점투성이였던 예방과 안전관리의 그물망은 노동현장에서 조차 그렇게 움직여 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그마저 걷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연이은 사망사고로 특별감독을 받은 사업장에서 며칠 혹은 몇 달 뒤 또다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고, 제대로 된 안전교육이나 안전점검도 없이 신규노동자나 현장 실습생을 현장에 들여보내고 있는데도 그 죽음 뒤에서 누구하나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현실입니다.
세월호 참사나 최근의 판교 환풍구 사고에서 보여지듯 사회 총체적인 안전보건문제입니다. 성장을 유일의 가치로, 온 사회가 개인주의에 빠져 헤맬 수밖에 없도록 지내온 우리사회의 50년을 되돌아보고 반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만드는 것이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일회적 응급처방이나, 정확하고 체계적인 원인분석에 기초하지 않은 단순 정부조직의 개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불안요소를 없애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간적이고,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합의한 위에 각 구성체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관련 제도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한국노총이 전개하고 있는 주요 안전보건 활동을 소개해 주십시오.

“산업재해의 근절을 위한 정책 활동과 제도개선 활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산업안전보건제도 및 산재보험제도가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본연의 취지를 다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제도개선 활동이 필요합니다.
지난 9월 노사정위원회에 설치된 산업안전혁신위원회나 산재보험 50주년 제도개선 협의회는 그 대표적인 활동이 될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일상사업으로서 10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을 자율적인 안전보건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노동조합 및 사업주에게 전문적인 기술지원을 하는 위험성평가 지원사업과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사업장의 노사가 스스로 안전보건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현장주도형 안전보건개선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재예방을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노조간부의 안전보건 의식향상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홍보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참여형 안전보건교육과 이주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보건교육, 산재예방포스터와 캠페인 등이 있습니다.”

노동자가 참여하고 소통하는 ‘안전교육’ 실시
- 한국노총은 산업안전보건 간부의 역량 강화 및 노동조합의 안전보건 활동 강화를 위해 ‘참여형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보건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육은 대부분 강의식, 집체식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법적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형식적, 문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소위 안전보건 전문가에 의한 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현실과 교육방식을 개선하고 안전보건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강의식, 주입식 등 강사 중심의 일방적인 교육방식이 아닌 현장 노동자가 원하는 교육내용이 포함되고 일방적, 주입식이 아닌 노동자가 참여하고 소통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한국노총은 최근 3년간 이러한 참여형 산업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업병에 대한 노동조합의 역할 등과 관련해서는 최근 문제가 되었던 삼성백혈병 사건을 영화화한 ‘또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를 함께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만들었고 현장의 안전보건 사례를 현장 노동자의 시각에서 발표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 등 노동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 사업장의 안전보건 확보를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지금까지처럼 정부나 기업주도의 산재예방활동은 분명히 한계에 와있습니다. 산재가 발생하는 장소에서 직접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 스스로가 산재예방활동의 주체가 될 때, 그리고 노동자의 산재예방활동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될 때만이 실질적인 산재예방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를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일상적 감시활동을 펴는 것은 물론, 노동자들이 처한 작업환경의 개선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며, 작업환경측정이나 건강검진, 근골격계질환 예방대책 등 노동자들의 건강보호를 위한 적극적 대책이 노동조합 사업의 핵심으로 잡혀야 합니다. 산별연맹이나 노총에서도 주요사업의 하나로 현장의 산안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산재유발 기업경영, 제대로 처벌받는 원칙서야”
- 아직도 사업주의 안전보건 의식이 수동적이거나 미흡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업주의 안전보건 의식 향상을 위해 도입하거나 개선해야 할 제도는 무엇인지요.
“안전보건의식은 어딘가에서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사업장내 적정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노동자를 죽거나 다치고, 병들게 하는 것은 가장 비인간적이며, 비도적이며, 불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산업재해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현재의 사회적 의식수준에서 사업주나 노동자의 안전보건의식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전 국민적으로, 그리고 기업의 안전보건 의식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산재를 유발하는 기업경영과 사업운영이 제대로 처벌받는 원칙과 제도위에서만 사회적 의식운동 조차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임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사가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발생한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노동자 분신사고에서 보듯 감정노동자의 인권보호 중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서비스 노동에 대한 일의 성격과 가치 인식 부족으로 감정노동자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게 현실입니다.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감정노동의 문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보여 집니다. 우선 감정노동자들의 건강보호를 위한 법적보호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며, 사업장에서도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매뉴얼이나 지침, 이행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량고객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등이 마련되어야 하며, 감정노동자가 불량고객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보장되고, 그로인한 불이익이 절대 있을 수 없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또한 고객이 왕이라는 소비자의식도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감정노동자 역시 우리 사회의 일 주체로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의식혁신 운동이 필요합니다. 감정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범죄행위임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이들의 건강보호를 위한 안전보건 문화 활동이 전개되어야 합니다.”

“산재보험, 산재노동자 입장에서 운영돼야”
-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보험제도인 산재보험 도입 5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산재보험제도 중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을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로 산재보험이 시행 50주년을 맞는데, 산재보험의 존재이유를 돌아보며 반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즉, 산재노동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요양과 재활을 거쳐 원직복귀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산재보험이 노동자들을 산업재해의 위협과 고통에서 지켜주는 안전보건의 방파제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입니다.
앞으로의 산재보험은 더 이상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진정한 고객인 산재노동자의 입장에서 운영되어야 하며, 당연히 누리고 보호되어야 할 노동자의 권리를 임의적으로 제한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산재노동자 한 사람, 한사람의 처지와 상태에 맞는 요양관리가 필요하며 원직으로의 복귀를 전제로 한 재활 및 요양관리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요양비용중 산재노동자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본인부담분을 없애야 합니다.
또한 현재 모든 제도적 보호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에서 업무상재해 인정기준을 못 미친다고 해서 업무외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에서의 상병수당 신설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산재보험에서도 요양과 휴업에 대한 보호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제도의 적용에 있어서도 특수고용노동자를 비롯하여 2천만원미만의 소규모공사현장의 노동자나 가사 노동자 등 산재취약계층 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전면 확대해야 하며, 산재보험법만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노동자의 출퇴근재해 역시 즉시 적용되어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산재예방에 대한 각계의 노력을 위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산업재해를 뿌리 뽑기 위한 사회 전 구성원의 노력이 곧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입니다. 정부는 무엇보다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 감독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감독관의 증원과 사회적 규제의 강화, 정부 일반회계의 지원을 통한 안전보건 투자 확대에 나서야 하며 사법적 차원에서도 산재발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처벌이 강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 역시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이 곧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는 근본적 인식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와 노동자의 참여 보장, 산업안전보건법 준수를 위한 노사 공동의 노력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안전보건관계자의 경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현장의 불안전요소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안전보건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정규직화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노동자 스스로의 노력입니다. 안전보건문제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미래이며, 생명이라는 점에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죽지 않고 다치지 않을 자신의 권리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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