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안전과 안전디자인안전성과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하는안전디자인의 개념 확대 시급지난 2008년 안전보건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85.6%가 우리 사회에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응답했다. 이는 반대로 위험요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매우 높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흐름에 발맞춰 자연스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안전디자인’이다. 안전디자인이야말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안전문화시민연대(대표 양동주)는 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본조사’ 연구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디자인의 일반개념, 디자인 개념의 변천 및 유형, 한국의 안전디자인 현황, 국내외 안전인증 및 안전디자인 사례분석,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방향 설문조사 내용,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방안 등 다양한 조사결과를 담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발췌 연재함으로써 국내 안전 디자인 발전 및 안전 디자인 분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한다. 소비자 안전의 개념소비자 안전이란 물품 및 용역의 이용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제반 위해(危害)로부터 소비자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유·무형의 제반 시스템 및 조치를 의미한다. 소비자 안전문제의 발생요인소비자 안전문제는 설계상의 결함, 제조상의 결함, 경고표시 및 유통 상의 결함, 사용상의 잘못 등의 요인으로 발생된다. 안전디자인의 측면에서 볼 때 소비자 안전의 문제는 사용자의 특성을 제품 디자인에 잘 반영하였는지의 문제로 귀착된다. 소비자안전 영역에서의 안전디자인 소비자의 권리 중 가장 우선적인 권리는 안전할 권리이다. 우리 헌법 제10조에 인간의 존엄성과 소비자보호법에서 안전할 권리를 우선으로 든 것은 인간(소비자)의 안전할 권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안전을 위한 제품안전의 확보를 위하여 크게 제품안전인증제도와 제조물책임법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제도가 소비자 안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제품인증 제도를 통해서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 또는 제조물책임 상의 하자가 없는 제품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고 아무리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동시에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사용편의성, 친근감 등을 고려한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 안전을 위한 제품안전에 있어서도 안전디자인이 고려되어야 한다. 여기서 사용편의성의 개념은 불편함이라는 마이너스(-) 가치를 제거하고, 플러스(+) 가치인 유용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안전디자인은 제품, 시설, 공간 등을 디자인 할 때 전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하여 주(主)기능의 안전달성도를 높이고,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통하여 안전성·기능성, 사용편의성·심미성·사용자 특성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디자인이다. 안전디자인의 효과는 사용자의 안전에 더하여 기업의 이미지 제고, 매출증대 등으로 나타난다.현행 소비자안전 관련법규소비자안전 관련 법규는 아래와 같이 총 6개 분야 26개 법률이 제정되어 소관부처 별로 관리되고 있다.<표1>현행 소비자안전 관련법규소비자안전 정책 추진 실태 소비자안전 정책은 크게 사전적 규제 정책과 사후 보상 정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자는 제품안전인증제도, 후자는 제조물책임법이 대표적이다. 사전적 규제정책(제품안전인증제도) 소비자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먼저 사전예방조치의 강화이다. 사전 예방조치는 안전하지 못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이것은 제품별·산업별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안전기준에 적합한 경우에만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인증제도는 법적 근거 유무에 따라 법정인증과 민간인증으로 구분된다. 법정인증제도는 제품 출시를 위해서는 반드시 검사기관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 강제성 유무에 따라 다시 강제인증과 임의인증으로 구분된다. 소비자 안전과 관련이 있는 강제인증제도의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S 표시 인증제도이 제도는 정부가 보증할 만한 가치가 인정되는 공산품에 대하여 KS 표시 인증을 해주는 제도이다. 소비자들은 정부가 인정한 제품이라는 안도감으로 선호하게 되고 다른 제품보다 제품이 뛰어나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KS규격은 그 제품이 한국 산업규격에 따라 제조되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지 동 제품이 반드시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 제도는 산업표준화법에 의해 KS규격을 받은 경우 모든 검사를 생략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안전규제가 생략되고 있다. 국가통합인증(KC)마크 제도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인증제도는 법정인증과 민간인증을 모두 합하여 총 158개가 있다. 제품안전이라는 똑같은 목적이라도 부처마다 인증마크가 달라서 중복해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고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해 왔다. 이런 문제점 해소를 위해 국가통합인증마크 제도가 지식경제부에서 2009년 7월 1일부터 도입된 후 2011년 1월 1일 부터는 전 부처로 확대됨에 따라 13개 법정 강제인증마크가 국가통합 인증마크 KC (Korea Certification)로 통합되었다. KC는 인증분야에 따라 안전(S), 품질(Q), 환경(E), 보건(H)이라는 부가 표시를 하게 된다.인증마크 통합은 세계 각국에서 WTO 출범으로 국가 간 무역장벽이 사라지기 시작한 9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EU는 CE마크(93년), 중국은 CCC마크(2002년), 일본은 PS마크(2003년) 제도가 있다. 사후 보상 정책소비자안전 강화를 위한 두 번째 방향은 민사적인 책임의 강화를 통해 사후에 소비자피해가 발생한 경우 적정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계약상의 책임으로 하자담보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이 있으며, 제조물책임법이 이에 해당한다. 제조물책임법은 2000년에 제품의 안전성 제고를 통한 소비자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후 2002년 7월부터 시행되었다.제조물책임(PL: Product Lilability)제조물책임이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공업적인 가공을 거쳐 대량생산되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생명, 신체,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 제조업자가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민법과 제조물책임법의 책임요건 비교제조물책임법이 없는 경우에 제조물 관련 사고의 피해자가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 750조(불법행위책임)의 규정을 적용하여 가해자(제조업자)의 과실과 손해의 발생, 그리고 손해의 발생과 제조업자의 과실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러나 제조물책임법에서는 제조업자의 과실이라는 주관적인 요건을 제조물의 결함이라는 객관적인 요건으로 변경하였다.제조물책임의 요건인 결함일반적으로 결함이라함은 ‘제조물에서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을 결여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의 하자(민법 제 50조의 하자담보책임에 있어서의 하자)에는 포함되지만 안전성과 관련되는 손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간단한 품질의 하자는 제조물책임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일반적으로 결함은 제조상의 결함, 설계상의 결함, 표시상의 결함 및 기타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한국의 위험수준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하여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사회에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응답한 의견이 85.6%로 위험요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성(73.5%)과 젊은 연령층(20대 73.8%, 30대 70.0%), 자영업자(70.9%) 계층에서 특히 높았다. 또한 국민의 10명 중 6명 (64%)이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서 안전위협 요인에 대한 인식이 높은 만큼 그에 따른 불안감도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그림1> 우리사회의 위험요인 인식 및 불안감 정도(%) 안전사회 조성을 위한 안전디자인의 필요성안전디자인은 제품, 시설, 공간 등을 디자인 할 때 주(主)기능의 안전달성도를 높이고,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통하여 안전성·기능성, 사용편의성·심미성·사용자 특성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디자인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안전사고위험의 감소를 위한 대안으로서 안전디자인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생활안전과 관련성이 많은 제품, 시설, 공간 등에 대한 디자인에 있어서 종래의 디자인 개념에서 안전성과 동시에 사용편의성, 사용자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안전디자인의 개념으로의 확대와 발전이 매우 시급하다 하겠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안전한 대한민국 조성의 일환으로 안전디자인 개념을 2009년부터 도입하여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안전디자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2010년에 ‘안전디자인 대상’ 시행했고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안전디자인 전시도 개최했다. 사회적으로는 공공디자인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이슈화되고 있고, 서울시에서는 안전디자인의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조례로 정하여 시행하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안전디자인 접근방향안전디자인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이다. 이 디자인 개념은 인간공학디자인의 중심원리이자 동시에 ISO13407 인간중심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제시하고 있는 디자인 원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안전디자인이 추구하는 주 기능의 안전달성도와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문제의 제기는 안전디자인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상의 연구 고찰을 통하여 도출된 안전디자인의 올바른 접근 방향에 대한 결론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즉 사용자의 특성과 한계를 고려한 디자인둘째, 안전성과 더불어 사용편의성을 높여주고, 사용자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 다음 장에서는 국내외 안전인증 및 호주의 안전디자인 운영 사례 연구와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안전디자인 인증 기반 조성에 관한 제반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자료: (사)안전문화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