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재난안전칼럼] ‘장 마’
김진영  |  safetyin@safetyin@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6.27  17:02:0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김진영 회장
‘장마’는 사전적 의미로는 6~7월에 많이 내리는 ‘비’로 표현하고, 기상학적으로는 여름철에 북상한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이 마주하여 오래 머무르며 내리는 ‘비’를 뜻한다. 여기서 비는 길게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아니라, 아주 세게 내려서 물난리를 부르는 비를 말한다.


또한 북쪽 고기압(주위보다 기압이 높은 곳)과 남쪽 저기압(주위보다 기압이 낮은 곳)이 마주치면서 생기는 수렴대를 ‘장마전선’이라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장마전선은 두 기단의 세력에 따라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많은 비를 뿌리는데 이 비를 ‘장맛비’라고 하고, 이 기간을 ‘장마철’ 또는 ‘장마기간’이라 한다. 통상적으로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가 이에 해당된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단오(음력으로 5월 5일)’를 장마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여겨왔다. 모내기 등 농사일을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이기도 하고 장마에 대비하기도 한다. 그간의 수고를 단오떡을 해 먹으며 달래고, 여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며 남자는 씨름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우리나라 명절로 이어오고 있다. 단오에 이어 ‘하지(양력으로 6월 21경)’가 오는데 하지를 장마의 본격 시작으로 본다.
‘하지를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잔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벼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하지 후에 논에 물을 잘 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논에 붙어살다시피 하여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곧 ‘장맛비’를 뜻한다. 이러한 장맛비는 농사에도 도움이 되지만 물난리를 불러오기 때문에 장마철이 오기 전에 집 안팎으로 비 피해에 대비 손을 본다. 하지를 기준하여 시작된 장마는 한 달여 후에 나타나는 ‘대서(양력으로 7월 22일~23일경)’를 전후하여 이어 오다가 북한으로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철 땡볕 더위가 시작됨과 함께 피서를 위한 휴가철이 시작된다.
 

역사를 들여다봐도 ‘장마’가 들먹인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장군이 장마 기간 중에 명나라를 치라고 명령하는 고려 32대 ‘우왕’ 에게 진언한 말과 ‘우왕’ 에게 직접 보낸 편지 내용을 인용해 보자.


“여름에 전쟁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너무 더워 병사들이 잘 싸울 수 없사옵니다. 또한 곧 ‘장마’가 시작 되옵니다. 여름철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 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우왕’에게 진언한 말 -
“전하, 여러 날 내리는 ‘장마’로 강물이 불었습니다. 위화도를 건너다 많은 병사가 죽었고, 비에 젖은 활과 화살은 아교(접착제)가 풀어져서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저희가 되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우왕’에게 보낸 편지 내용 -


‘장마’가 고려 이성계 장군이 위화도를 회군(압록강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려 政變을 일으키고 권력을 장악한 사건) 하여 ‘우왕’을 추방시키고 조선을 건국하는 기초를 다지게 했다.


일개 나라의 흥망을 좌우하기도 한 ‘장마’다. 우리 일상에 깊숙이 인식 되어온 ‘장마’ 장기예보를 중단한다는 기상청의 발표(2009년 6월)를 접하고, 평생을 재난안전에 몸담고 있는 본인도 당황한 적이 있다. 그래서 기상청이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예보를 중단한다고 밝힌데 대해 일각에서는 ‘책임 회피’, ‘장마 예보 포기’ 등의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이 장마예보를 중단한 것은 장마기간에 내리는 비 보다는 장마 후인 8월에 강수량이 늘어나고 국지성 호우가 문제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장마철에도 마른장마가 없는 것은 아니다. 8월에는 국지성 소나기가 많고 태풍의 직간접 영향도 없지 않아 있다. 중국내륙으로 들어간 태풍이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하여 많은 비 구름 대를 몰고 서풍을 타고 밀려온다. 태풍은 중국으로 들어갔는데 우리나라가 예상치 않은 물벼락으로 비 피해를 입는다. 이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장마가 끝나면 산간계곡에서 야영하는 피서객들에게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본인이 중앙재해대책본부에 근무할 때인 1998년 7월 31일에서 8월 1일 사이에 내린 게릴라성 폭우로 인해 지리산 뱀사골에서 야영하던 피서객이 순식간에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수십 명의 인명이 희생되었다. 지리산의 대표적인 흑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1998년에 발표된 신경숙 작가의 단편소설 ‘작별 인사’도 지리산 뱀사골 피해를 배경으로 다뤄지기도 했고, 게릴라성 기습폭우 라는 용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의 대응책으로 ‘자동우량경보시스템’을 개발,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야영객들이 많이 몰리는 산간계곡에 설치토록 하여 안전한 피서를 이끌은 적이 있다.


 장마기간 예보 중단 발표가 있은지 10년이 다가옴에도 ‘장마’라는 용어는 매스컴에서 빠지지 않고 쓰고 있다. 아직까지도 국민들은 장마에 익숙해 있고 장마를 기준하여 해야 할 일과 삼가야 할 일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장마’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쓰이기 시작했는지는 기록이 없다.  기상청에서는 1961년부터 장마철에 대한 개략적인 예보를 시작했다. 48년 동안 국민들 일상에 침투되어 있었다. 정책을 입안하는 데에도 국민들을 먼저 생각해야 되지만 폐기시키는 건 더욱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국지성호우를 예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보청’이라며 언론과 여론의 질책을 받아온 건 사실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주간예보에 대해 신뢰도 높낮이 정보까지 제공할 정도로 자구책을 마련했던 기상청이 돌연 ‘장마’ 장기예보를 중단한 것이다.
 

  ‘장마’는 이미 우리와 함께 생활 속에 밀착되어 있다. 장마 시작을 알리는 ‘하지’와 끝을 나타내는 ‘대서’가 있다. 이 기간이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장마기간’이다. 우리 조상들이 과학에 근거한 24절기에서 계절의 변화와 삶의 지혜를 읽을 수 있다. 여름철 ‘장마’는 우리들에게 잊혀져서는 안될 만큼 우리에게 다가온 말이다.국민들의 여름철 일상을 대비시키는 장마, 우리 주변에서 일상의 바로메타로 남겨지길 바래본다.
 

< 저작권자 © 안전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특집① - 공공 건설공사 견실시공 및 안전강화
2
[정성효 칼럼] 내비게이션과 안전
3
[문화칼럼] 음악이 있는 하이브리드 카페
4
“정확한 MSDS 표기로 근로자 안전 지켜야”
5
[재난안전칼럼] ‘태풍’
6
안전보건공단, 타워크레인 사고예방 교육 인프라 구축
7
특집②-지능정보시대의 화학안전, 어떻게 해야 하나
8
[이달의보건관리자] CJ제일제당 인천2공장 김승미
9
[초대석] 김태균 한국소방시설협회 회장
10
용접작업 시 소방서에 사전 신고해야
11
[파워인터뷰] 최두찬 한방유비스(주) 대표이사
12
[우수업체탐방] (주)그린웰텍 김이한 대표
13
특집③-화학물질·위험물 안전관리 산업전시회 ‘성황’
14
서울시, 민간 건축공사장 안전관리 실태 중점점검
15
[환경·안전] 대기환경보전법시행규칙개정안입법예고
16
[우수건설현장] 롯데몰 송도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
17
[노무칼럼] 산업재해 은폐 사업장의 형사처벌 관련
18
[발행인 칼럼] 모두가 만족하는 안전정책을 기대하며
19
[피플] ‘세계소방관들과 함께 달린다’
20
[산재보험②] 산재결정 전 진찰 기간중도 치료비지급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구로구 구일로 10길 27 (구로1동650-4) SK허브수오피스텔 B동 901호  |  대표전화 : 02)866-3301  |  팩스 : 02)866-3382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844  |  등록년월일 : 2011년 11월 22일  |  발행인 : 이선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오세용
Copyright © 2011 안전정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afetyin@safety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