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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문일 한국위험물학회 제6대 회장“화학 안전시스템도 4차산업혁명 시대로”
학회 활성화·국제화 등 도약 추진
대담 이선자 발행인/ 사진 오세용 기자/정리 박영신  |  safetyin@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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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8  16: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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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일 한국위험물학회 회장 ⓒ오세용 기자

지난 2012년 구미 불산유출사고를 계기로 위험물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를 위한 학술연구단체로 첫 발을 내딛은 한국위험물학회(회장 문일, 이하 학회)가 이제 6년차를 맞았다. 문일(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 연구부총장) 신임회장은 지난 5년간 학회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학회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면서 화학안전의 국제적인 허브 기관으로 도약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일 회장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후진적인 화학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학사고 조사를 전담하는 범정부기관을 두어 원인부터 대책까지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화학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장, 연세대 융합안전연구센터장 등을 맡아 융·복합적인 첨단기술 연구를 통해 비전 제시에 주력해 온 그는 4차산업기술을 활용한 안전 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예정이다.

화학안전 국제허브로 도약  

-한국위험물학회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소감,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구미 불산 사고 등 많은 화학물질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본 학회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학술지 및 교재 발간, 학술대회 및 특별국제심포지엄 등 많은 사업을 하면서 그동안 국내 화학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큰 중책을 맡아서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게 되어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기술적인 발전 뿐만 아니라 법, 제도, 윤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들을 융합하여 화학사고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학회의 내실화·국제화·활성화 등 학회 운영 관련 키워드 제시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향후 학회 운영 기조 및 방향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안전은 특정 분야의 지식으로는 이룰 수 없는 종합학문입니다. 학교, 기업, 관, 연구소 등이 모두 참여하여 공동의 선을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전문가를 학회에 모시겠습니다.
학회는 불화수소안전세미나 등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모임을 지속하며 한국이 화학안전의 국제 허브 역할을 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현재는 소방과 화공이 주역이지만 앞으로 의학, 법, 원자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회에 더 많이 참여하여 같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학회를 활성화하겠습니다.

   
▲ 본지 발행인 이선자 사장과 대담을 하고 있는 문일 회장. ⓒ오세용 기자

철저한 사고분석과 신기술 도입 ‘시급’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는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를 비롯해 포항제철소 질소누출사고 등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고가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고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단순히 규칙을 무시하거나 매뉴얼대로 운영하지 않는 것부터 기술적으로 원인을 모르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크게 기술적 원인과 인간의 오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술적 오류는 장치, 설계 등의 오류가 있고 인간의 오류는 관리 부실, 문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로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후진적인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작업자의 부주의’ 또는 ‘시설관리 미흡’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며, 구미불산가스 누출사고나 포항제철소 질소누출 사고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구미불산가스 누출사고의 경우도 탱크 위에서 에어밸브 개폐 작업을 하던 근로자의 실수로 일어났고, 포항제철소 사고 역시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질소가 새는 것을 감지하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사고를 방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작업환경에 아무리 익숙하다 하더라도 안전수칙에 대해 누차 강조하고 이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학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에 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고 발생 시 사고 조사는 부처별로 따로따로 실시하고 해결책 또한 책임자를 찾아서 처벌하면 끝나는 상황이어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대책을 제시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슷한 원인의 사고가 또 발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사고를 근절하려면 미국과 같이 범부처 차원의 화학사고 조사위원회(Chemical Safety Board)를 만들어 운영해야 합니다. 이 위원회를 통해 철저한 사고 조사로 법과 시스템을 바꿔서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화학안전 분야에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합니다. 자동이상진단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근본적으로 사고 차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동안 축적된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복학습을 시켜 사고가 발생되기 이전에 자동으로 이상징후를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포켓몬고’로 더 익숙한 증강현실기술을 적용하여 화학공장의 내부를 들여다 본다거나, 화학사고 발생 시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직접 겪어보지 않더라도 현실과 비슷한 가상의 환경에서 간접적으로 경험이 가능해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또한 개인이나 기업이 자율적으로 안전에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 정부는 화평법 개정을 추진해 등록의무대상 화학물질을 510종에서 2030년까지 최소 7천여종까지 확대키로 했습니다. 또 국회에서는 유해화학물질 배출저감계획 수립 의무화를 골자로 한 화관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법개정에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겠습니까.
화평법은 가습기 사고로, 화관법은 불산사고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이 법들이 현장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지, 효과는 있는지, 과도한 내용은 없는지를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할 때입니다. 화관법은 2019년까지 기업에 유예됩니다. 이제 현장을 분석해서 법을 신중히 개선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 기술·법 전문가, 기업가, 현장 근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장 위주의 분석과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한편 여러 부처가 비슷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도 조율하여 기업의 입장에서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세심한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화학물질을 잘 관리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현실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

   
 
안전, 기업의 사회적 가치로 확산돼야

-지난 2015년 LNG 액화공정 설계 원천기술 개발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셨습니다. 또 지난 2013년부터 연세융합안전연구센터장을 맡아 융·복합적인 안전기술 연구의 시대를 열기도 하셨습니다. 각각의 연구와 활동 내용 말씀해 주십시오. 앞으로의 연구계획과 활동계획도 궁금합니다.
액화공정 원천기술은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부피를 1/600로 줄이는 기술로 외국에서 가스를 들여올 때 필요한 기술입니다. 아직까지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연세융합안전연구센터는 경영대학, 문과대학, 공과대학, 생명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의과대학 등 교내 11개 분야의 대학이 다양한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사용되던 ‘안전’이라는 개념을 다학제 간 동시 접근하여 정책, 환경, 시설, 인적 안전을 고려한 유기적 융·복합을 통한 ‘총체적인 안전 기술 향상’을 도모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센터입니다. 정기 세미나를 개최하여 연구 및 기술 교류를 진행하고 정부 과제 도출 및 수행, 홍보 및 연구자료집 발간 등을 통하여 안전 경쟁력 향상을 위한 융합에 힘쓰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빅데이터, 패턴인식, IoT, digital twin 등의 4차 산업기술을 응용하여 석유화학공정의 안전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집중하려 합니다. 이런 연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하겠습니다.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에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안전 및 위험물(화학)분야 후학들에게 격려의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이제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야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안전에 관해서는 지역주민과 정보를 교환하고 평소에 안전을 위해 투자하고 훈련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안전하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안전은 어려운 학문입니다. 종합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현장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인류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학문입니다. 더 많은 후배들이 공공의 안전을 위해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이들에 대한 처우나 사회적 대우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회장님의 신념이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합니다. 인간관계가 평소에 나쁘면 안전에 대해 말을 해 주더라도 따르지 않습니다. 기술, 법, 제도 등이 중요하지만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안전의 첫 걸음입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평소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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