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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②] 유진기업 산업용재마트 도소매업 진출,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유진기업 산업용재 도소매업 진출,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매출 90% 차지하는 품목 겹쳐 ‘직격탄’
유진 “판매품목 다르다” 주장… 자율조정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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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8  16: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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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울려 퍼진 ‘산업용재마트 철회’ 요구 

“소상공인 거리로 내모는 유진기업의 산업용재마트 진출 철회하라”

지난 2월 1일 여의도 유진그룹 본사 앞에는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1천500여명의 산업용재 소상공인들의 외침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기업 산업용재·건자재 소매업 진출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이 날 열린 ‘유진기업의 대형 산업용재 마트 진출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는 송치영 비상대책위원장(한국산업용재협회 서경지회장)의 대회사·성명서 낭독과 박영선·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의 격려사에 이어 삭발식 등이 진행됐다. 이 날 궐기대회에는 비대위와 안전보호구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참가했다.

송치영 비대위원장은 “우리 산업용재업계 종사자들은 대기업인 유진그룹이 미국의 대형 건자재·공구 체인점을 운영하는 에이스 하드웨어와 손잡고 올 3월 금천구 독산동을 시작으로 용산, 잠실, 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에 대형산업용재·건자재·철물류 일체를 취급하는 대형마트 100곳을 개장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울분을 표했다.

이어 송 비대위원장은 “유진이라는 대기업의 공구를 비롯한 산업용품, 건자재, 철물류 도소매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 기존의 골목상권, 집단상가, 영세자영업자 등 모두는 매출감소에 따른 폐업을 시작으로 도미노처럼 붕괴되어 전국의 300만 종사자 및 그 가족의 생존권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을 보듯 뻔한 작금의 현실에 전국의 7만여 회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산업용재협회는 모든 회원사, 제조업체, 수입업체, 유통업체 등과 함께 대기업 유진의 도소매 시장 진출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관계기관의 공정하고 신속한 대책수립을 촉구하는 바”라고 요청했다.

격려사에 나선 박영선 의원은 “선진국에서는 대·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다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법들만 통과시키려고 하면 자유시장경제를 해친다는 등 논리에 부딪혀 왔다”며 “서민들도 어깨 펴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외쳤다.

민병두 의원은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세계시장에 나가서 경쟁을 해야지 중소상공인들의 영역을 침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중소기업벤처부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유진기업의 생존권 침탈을 저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날 유진기업 산업용재마트 진출 저지를 결의하는 삭발식은 송치영 비대위원장 등 4명이 거행했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송치영 비대위원장의 굳게 다문 입술과는 달리 눈에는 핑하고 눈물이 도는 모습도 보였다.

영하를 웃도는 날씨였지만 이들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열의는 유진그룹 앞 광장을 뜨겁게 달궜다.

   
 
유진기업, “판매품목·고객층 달라”

유진기업은 금천구 독산4동 일대에 일반소비자 위주의 DIY 매장을 표방한 ‘홈센타 금천점’을 매장면적 1,795㎡ 규모로 오는 3월 중 개장할 계획이다. 유진기업은 레미콘의 제조, 판매와 건자재유통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며 유진그룹의 주력기업이다.

홈센터 금천점은 하드웨어(전동공구, 고리류, 로프류, 나사류, 볼트류, 못류, 스테인레스자재 등), 건축용 잡자재(작업공구, 안전용품·보호구, 소방·민방위용품, 안전시설재, 안전간판·설치물 등), 배관자재(배관공구, 급수·급탕설비자재, 배수·배관자재, 가스설비자재, 소방설비자재, 난방설비자재 등), 전기·조명(스위치·콘센트, 전기안전용품 등), 인테리어성자재, 자동차·애견용품 등 2만여점의 품목을 판매할 예정이다.

유진기업은 홈센터의 고객층·판매품목이 산업용재업체의 고객층·판매품목과 다르며 홈센타 개장이 법에 위반되는 부분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진기업에 따르면 홈센타는 일반소비자들이 자신의 집을 가꾸고 유지, 보수하는데 필요한 상품을 취급하는 DIY 위주의 홈관련 생활용품점이다. 매장 인근의 시흥유통상가는 전문성이 높은 도매위주, 가격경쟁 중심인데 비해 홈센타는 정찰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중요시하는 비가격경쟁을 위주로 하고 있어 매장형태와 운영요소에 큰 차이가 난다.

“법적 거리·면적 기준 위반 안해”

또한 홈센타 금천점과 시흥유통상가와는 직선거리로 2.6km 이상, 도로이동거리로는 3.1km 이상 떨어져 있어 SSM사업조정시행지침상 수요의 감소판단 최대거리인 1,000m의 두 배가 훨씬 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상 상권영향평가서 작성기준에는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대규모점포에 대해 기준거리를 3km로 정하고 있고, 매장면적 330㎡ 이상인 준대규모점포에 대해 이를 500m로 정하고 있는 바 매장면적이 약 1,795㎡에 불과하고 시흥유통상가와 2.6km 이상 떨어진 홈스타 금천점의 경우 이 기준을 위반하지 않고 있다.

유진기업은 “소매를 위주로 하는 홈센터 금천점의 예상매출은 시흥유통상가(최대 2,600억)의 1%(최대 10억) 내외에 불과할 것”이라며 “홈센터로 인해 시흥유통상가가 영업에 현저한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진기업은 또 “파일럿 개념의 첫 매장을 시작으로 5년 내 20개 매장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산업용재협회 측이 주장하는 100개 매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비대위 “매출 90% 타격” 

유진기업의 홈센타 오픈 계획은 지난 해 8월경 산업용재협회 서경지회 측에 알려져 지회를 주축으로 하는 비대위가 구성됐다.

비대위는 “유진기업이 산업용재업체와 소비자·판매품목이 다르며 겹치는 품목들도 산업용재제품 100만 가지 중 2만 가지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산업용재업계의 피해규모가 2%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는 “그러나 실상은 애견·자동차용품을 제외한 전동공구, 작업공구, 배관공구, 전기용품, 안전용품 등 겹치는 품목들이 90% 이상에 달한다”며 “유진기업의 주장대로 겹치는 품목이 전체 산업용재 품목의 2%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그 2%의 품목이 산업용재업계에서 90%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품목이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90%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금천구 시흥유통상가는 3,700개의 점포가 밀집한 대표적인 산업용재업계 유통단지”라며 “시흥유통상가에서 10분 거리(차량 이용 시)에 있는 독산동에 대형 산업용재마트를 개장하면 광주 공구거리의 사례와 같이 시흥유통상가의 전체 매출이 50%가 감소하고 반 이상의 업체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산업용재업체 70여개가 밀집된 전남 광주의 운남동 공구거리의 경우, 약 4년전 ‘리오’라는 마트가 들어서자 공구거리 매출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한편 ‘대형유통업체의 시장진입과 소매업종별 사업체 수의 변화(권태구·성낙일, 2014. 6)’ 논문에 따르면 대형할인마트의 신규진출에 따라 120개의 소규모업체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형유통업체 개업 5년 이내에 16%의 종사자가 실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대위는 “향후 유진기업이 5년 이내에 100개 매장(직영점 20개, 프랜차이즈 80개)을 개장하게 되면 (논문에 따르면)전국 7만5천개 업체의 종사자 25만명의 16%인 4만명이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100개 매장 오픈 계획은 유진기업 측 관계자로부터 직접 확인한 내용”이라며 “유진기업은 첫 시범매장 외에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매체 인터뷰) 20개 매장이라고 하는 등 말바꾸기 하지 말고 투명하게 밝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유진기업에 홈센터 금천점 개장 철회를 요구했으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훈 금천구 국회의원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의 소상공업 진출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해 10월 31일부터는 유진기업 저지운동 1인시위에 돌입했으며 같은 해 11월 28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상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비대위는 당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나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규제를 검토했으나 적합업종으로 지정받기엔 관련품목의 종류가 광범위해 정리기간이 필요하며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접근하면 면적·거리기준이 규제범위에 해당이 안 되기 때문에 상생법상 사업조정을 신청하게 됐다. 

비대위와 유진기업은 지난 해 12월 27일부터 지난 2월 9일까지 6차에 걸쳐 자율조정회의를 개최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중기부는 사업조정심의위를 열어 조정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심의위의 조정안이 나올 때까지 유진기업의 홈센터 개장 일시정지를 권고한 상태다.

상생법에 따르면 중소기업자단체는 대기업 등이 사업을 인수·개시 또는 확장함으로써 해당업종의 중소기업 상당수가 공급하는 물품 또는 용역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켜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현저하게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중소기업중앙회를 거쳐 중소벤처기업부에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사업조정 신청을 받은 중기중앙회는 실태조사를 거쳐 사업조정안건을 중기부에 제출하고 중기부는 접수된 조정신청에 대해 신청인·피신청인 간 자율조정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만약 자율조정을 통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업조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정안을 마련, 권고하게 되며 조정안에는 품목 제한, 최장 3년까지 개점 연기 등 내용이 담길 수 있다.

조정안의 권고 내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고 그럼에도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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