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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박교식의 문화이야기음악이 있는 하이브리드 카페 - 알함브라궁의 추억
박교식 명지대 화공과 교수  |  safetyin@safety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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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8  13: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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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식 명지대 화공과 교수

알함브라 궁전은 남부 스페인에 위치한 Granada에 있는 이슬람식 궁전으로서 ‘붉은 궁전’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2003년 스페인의 Granada에서 열렸던 제 4회 ECCE(European Congress of Chemical Engineering)에 발표차 참석하고 시간을 내어 구경간 적이 있습니다. 771년부터 721년간 스페인을 지배했던 ‘무어’인이라 불리는 북아프리카 아랍인들이 1236년 수도 Cordoba를 그리스도 교도에게 빼앗겨 후퇴해 Sierra Nevada 산맥으로 둘러싸인 천연요새와도 같은 Granada에 정착하면서 이 도시는 이슬람 최후의 나사레왕조 수도로 1238년 착공하여 1391년에 완공하였다고 하네요.

알함브라 궁은 높은 언덕에 위치한 천혜의 요새이며 주 입구는 ‘ㄱ’자로 꺾여서 침공군이 진격 시 탄력으로 밀고 들어오지 못하게 만든 영리한 구조도 지녔죠. 건축면에서는 붉은색을 기본으로 지금은 색이 많이 바랜 건물이며, 우상을 숭배하지 않는 이슬람식의 장식으로 아름다운 기하학적인 문양이며, 물이 적었던 궁전의 메마름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정원(아마 헤네랄리페로 기억됨)의 분수며 반듯반듯한 나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물은 당시로선 멀리 떨어진 Sierra Nevada 산맥의 눈녹은 물을 수로로 끌어들인 것이라니 대단하죠.

이런 저런 역사니 건축적인 아름다움이니 하는 것에 더하여 제겐 스페인의 기타연주자 및 작곡가인 Francisco Tarrega의 클래식 기타 연주곡 알함브라궁의 추억(Recuerdos de la Alhambra)이 제일 큰 기억입니다. 1896년 Tarrega는 그의 제자이자, 유부녀인 콘차 부인을 짝사랑하여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였으나, 그녀는 Tarrega의 사랑을 거부하였다죠. 실의에 빠진 타레가는 스페인을 여행하다가 그라나다에 위치한 알함브라 궁전을 접하게 되고, 이 궁전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이 곡을 쓰게 되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스페인 낭만주의 음악의 꽃이라고 평가받으며, Tarrega가 발전시킨 독특한 트레몰로 주법이 자아내는 신비로움과 서정적인 선율의 애절함이 일품이라고 볼 수 있죠. 클래식 기타 마니아라면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특히 트레몰로하면 십중팔구 이 곡을 떠올릴 정도이죠.

흑백TV 시절, 귀한 TV를 보호하는 미닫이 보호문이 있던 시절에 방송시작 전 프로그램 안내 시 나오던 이 곡을 듣는 순간 음악에 흠뻑 빠졌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유럽의 기독교 문화는 이슬람에게 2번에 걸쳐 무너질 위기를 맞습니다. 첫 번째는 유럽의 서쪽인 이베리아반도에서 8세기 시작되었고, 두 번째는 1683년 오스트리아의 외곽서 오스만제국과의 전투였습니다. 두 번 각각 이슬람을 몰아낸 스페인과 오스트리아가 직후 유럽을 호령했던 것은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고 봅니다.

Granada는 첫 번째 얘기와 연관이 있네요. 아랍 제국을 다스린 첫 번째 이슬람 칼리파 세습왕조인 우마이야 왕조가 711년부터 756년까지 이베리아를 정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북아프리카의 베르베르인으로 구성된 무어인 전사들은 이 기간 동안 이베리아 전역을 정복하여서 피레네 산맥 이남의 이베리아 반도 전체가 이슬람화 되었으며 무슬림들은 Cordoba를 수도로 삼고 이베리아를 통치하였습니다. 피레네 산맥을 넘어 오늘날의 투르까지 진격하였던 이슬람 군대는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 마르텔에게 패배한 뒤 북상을 멈추었고 이베리아의 영주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영지를 인정받거나 멸망하였습니다. 유럽인들 입장에서 (스페인의) 국토수복운동이 이에 반하여 시작되었습니다.

레콘키스타(Reconquista)는 재정복(Reconquest)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톨릭 왕국들이 이슬람 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벌인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를 완성한 것은 카스티야왕국의 이사벨 여왕으로, 여러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웃 아라곤왕국의, 그것도 연하인 페르난도 왕과 결혼해 에스파냐 연합왕국을 건설하고 1492년에 마지막 남은 이슬람 점령지인 그라나다를 정복하여 레콩키스타를 마무리합니다.

2003년 제 4회 ECCE는 여러모로 내게 의미 깊은 학술대회였습니다. 우리나라의 화공학회 공정안전부문위원회에 해당하는 손실방지심포지엄(Loss Prevention in the Process Industry)이 주관하는 실무자회의(Working Group Meeting)에 참석하여서 당시 부문위원장이던 Hans J. Pasman 네덜란드 Delft 공대의 교수님을 만난 것은 무엇보다도 행운이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자주 활용하는 안전의 Fishbone 구조(그림2)는 Pasman 교수님 발표자료에서 따온 것입니다.

   
 
지금은 은퇴하시고 미국 Texas A&M대학교에서 나의 다른 오랜 친구인 Sam Mannan교수님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시는 등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셔서 부러운 분입니다.
2007년 한국가스안전공사 재직시절 공사의 여러분 도움으로 시작했던 WCOGI(World Conference on Safety of Oil and Gas Industry)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고, 최근에는 2016년 6월에는 독일 Freiburg에서 열린 15차 Loss Prevention Symposium서도 200여명 수용 발표장이 꽉 차는, 그야말로 팬을 몰고 다니시는 분입니다.

이외에도 Forensic Engineering이라는 분야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고 사고 시 보험사의 손해사정인 등 적용분야가 매우 넓어서 언젠가는 꼭 해 보고 싶은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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