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발행인 이선자

지금으로부터 1년여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우리나라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로봇 알파고와의 바둑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경기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그 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경기 결과.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두뇌게임에서 로봇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승리했다는 사실이었다.

인류는 충격에 빠졌고, 좀 과장된 표현으로 “곧 로봇이 인류를 지배하는 날이 오는 것 아냐?”하는 호들갑 섞인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는 또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ICT,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실제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 일대의 사건으로 그동안 소수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만 회자되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대중화되고 일반화된 것은 물론, 이를 이용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정부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당장의 일자리와 관련된 사항을 분석하는 관련 로봇, 3D프린터 등 4차 산업 분야 국가기술자격 신설 추진에 나섰다. 로봇기구개발기사를 비롯한 3D프린터개발산업기사, 의료정보분석사 등의 자격을 신설하여 기술 혁신에 따른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예정이다.

특히 환경위해관리기사, 방재기사 자격의 신설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화학물질, 환경재난 등의 위험을 방지하는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느낌이다.
유해인자가 건강,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유해인자 노출과 독성정보를 검토·평가하는 자격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ICT, IoT를 활용하여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조사·측량·설계·시공·유지관리를 건설 사업 전주기에 걸쳐 생산성·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IoT 기술을 활용한 SOC 시설물 무인·원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점차 증가하는 노후 SOC에 대한 유지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안전’의 본질은 아니다. 오히려 적절히 안전과 융합한 모습을 보이게 할 뿐,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안전을 도외시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이 바로 4차 산업혁명과 안전의 본질적 융합을 위해 고민해 볼 최적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