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동 지면을 통해 노무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조영환 노무사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저희 법인에서는 부당전직·전보 사건을  수행하고 있어 전보·전직의 정당성 요건에 대해 대법원 판례를 통해 살펴볼까 합니다.

1. 인사권 행사에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시 근로자에게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여야 하므로, 원칙적으로 이에 따라 근로제공을 받게 되나 경영상 필요할 경우 인사권을 행사하여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의 효율성 증대, 생산력 향상, 조직개편, 근로자의 역량 개발, 인사교류를 통한 업무협조 증진 등을 위하여 기업내 인사발령(전보, 전직 등)을 할 수도 있고, 경영 위험분산이나 영업확장을 위하여 소사장, 자회사 등의 형태로 기업을 계열화하거나 계열회사 간 기술이전을 해야 할 경우 인력지원을 하기 위하여 기업 간 인사발령(전적 등)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용자의 인사권에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나, 민법상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이나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 조항 등에 의하여 제한을 받게 됩니다.

2. 전보·전직의 정당성 요건 등

 (1). 전보· 전직의 의의

원칙적으로 근로계약 체결 시 약정된 근무장소를 변경케 하는 것을 전보(전근)라 하고, 직무내용을 변경케 하는 것을 전직이라 한다. 그러나, 보통 기업현장에서는 이 두 가지 개념의 인사발령을 혼용 또는 혼합하여 사용하는 등 양자를 명확히 구분하고 않고 있습니다.

(2). 전보· 전직의 정당성 요건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정당한 이유는 인사이동을 명하기 위한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 업무상 필요와 근로자의 생활상 이익에 미치는 영향과 비교형량, 나아가서 인사이동 절차에 있어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이 있는 지 여부에 판단하여야 합니다.
대법원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료라고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0.4.11선고 99두 2963판결 등)

3. 요건별 판단

(1) 업무상 필요성에 관한 판단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 기업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한 전보나 전직도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며,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전보 등을 실시하여 왔고 그 목적과 취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확립해 두었거나 사업장이 폐지되는 등의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대법원은 “업무상의 필요성은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할 것이 아니라 노동력의 적정배치로 인한 업무의 능률증진, 근로자의 능력개발과 근로의욕의 고양 등 기업의 합리적 운영에 기여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6.1.17 선고 2005두16772판결)

(2) 생활상 불이익에 관한 사정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은 전보 등에 따라 해당 근로자가 받게 되는 일체의 불이익을 뜻하는데, 직무내용 변경으로 인한 업무수행상의 어려움, 근무장소 변경으로 인한 출퇴근의 어려움, 기존의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고 있는 특수한 이익이 있는 경우 그러한 특수한 이익의 상실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생활상의 불이익이라 함은 경제적 불이익에 한정되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불이익 나아가 조합활동상의 불이익까지도 포함되고, 야간근로나 연장근로 중단으로 인한 수당감소는 대부분 생활상 불이익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3) 사전의 협의절차에 관한 사정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가 고려되고,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요가 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인사이동의 기준 및 절차를 규정하고 있거나 노동조합과의 협의나 동의를 거치도록 규정되어 있으면 원칙적으로 이에 따라야 할 것이나, 회사가 노동조합과 사전협의를 하기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협의나 합의절차에 불응하는 등 스스로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정당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를 필요로 합니다.

4. 맺으며

  대법원 판례는 전보·전직의 정당성을 판단하기 위한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 그리고 신의칙 위반은 그 내용과 정도에 따라 상대적 관점에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바, 인사노무관리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