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환 대표노무사

안녕하십니까? 동 지면을 통해 노무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조영환 노무사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복수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소수노조에게 근로면제시간 및 노동조합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노동위원회 결정 및 판례(서울고등법원 2016.6.17 선고 2015누57064판결)를 통해 살펴볼까 합니다.

1. 사건의 개요
사용자는 운수업, 임대서비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사업장에는 20년 전에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인 A노조(조합원 140명)와 공공부문 운수 분야를 대상으로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인 B노조(조합원 7명)가 존재하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진행결과 과반수 노조인 A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사용자가 B노조에게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전혀 부여하지 않았으며(이하 ‘제1행위’라 한다) 또한 노동조합 사무실, 비품 등을 제공하지 않아(이하 ‘제2행위’라 한다) B노조의 산업별 노동조합(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9조의4(공정대표의무 등) 위반됨을 이유로 노동위원회 및 법원에 제소한 사안입니다.

2. 제1행위가 노조법 제29조의4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노조법 제29조의4(공정대표의무 등)
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제1항을 위반하여 차별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있은 날(단체협약의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제1항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단체협약 체결일을 말한다)부터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2) 제1행위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 설립과 유지·존속을 위해서는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제공 등 다른 요소와 달리 활동시간이 전제되지 않으면 노동조합의 존재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요소보다도 노동조합 존립의 본질적·핵심적 요소인 점, 노조법도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규정한 점, 조합원의 규모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범위에서나마 모든 노동조합에서 필수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노동위원회 및 법원 모두 제1행위가 노조법제29조4 위반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3. 제2행위가 노조법 제29조의4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노동위원회 결정
지방노동위원회는 사무실·집기·통신시설 등의 미제공이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이유 있는 차별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사무실 경우 노동조합 자체의 존속·유지·활동에 관한 기본적인 필수요소이고 노조법 제29조의4제1항에 의해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에 대해 중립유지 및 평등취급을 해야 하는 점 등을 이유로 제2행위 중 ‘노동조합사무실 미제공’에 대해서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행정법원의 경우 노동조합사무실을 제공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노동조합 사무실은 노동조합 존립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본질적·핵심적 요소라고 보기 어렵고, 구성원 10명 남짓에 불과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은 충분히 가능하고 사용자가 회의실 등 대체장소를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정대표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공정대표 의무는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하여 근로조건 등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사항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사항 등도 포함되므로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에 관한 규정은 B노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노동조합 활동이 주로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특성상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시 기본적인 조합활동 조차 용이하게 진행하기 어려우며 노동조합 사무실이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인 점 등을 이유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판단하였습니다.

4. 맺으며
복수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소수노조에게 근로면제시간 및 노동조합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소수 노동조합의 경우에도 고충처리 등 노조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고 노동조합사무실은 노동조합 존립의 본질적·핵심적 요소인 점 등을 이유로 제1행위 및 제2행위 중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 부분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인사담당자는 업무처리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