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근로자와 가장 밀착되어 일을 하는 안전·보건관리자의 고용형태를 개선하고, 역할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시행할 때 우리나라의 안전·보건 수준도 향상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국산업간호협회(회장 정혜선)는 한정애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달 2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보건관리자 역할 활성화를 통한 산업활동 촉진과 근로자 건강권 보호’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활성화해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고, 기업의 산업활동도 촉진하고자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김화중 한국산업간호협회 고문 등이 참석했다.
세미나를 공동 주관한 한정애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규제완화는 개선되어야 하며 산업안전·보건의 활성화를 통해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안전보건의식 확립과 복지국가의 비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보호를 위한 국가적 대책이 수립되어야 복지국가가 완성된다”고 역설하면서 “1993년에 제정된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당시 75개 조항이었던 데에서 현재 32개조가 삭제된 상태이므로 기업활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관련 조항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규제개혁의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더불어 기업활동 지원 정책의 마련을 촉구했다.
이 공동대표는 “근로자 대상의 적극적인 건강증진사업 및 보건관리서비스를 통해 산재를 예방하고, 국가가 고용해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자를 파견해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정혜선 한국산업간호협회장은 ‘보건관리자 역할 강화와 산업활동 촉진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매년 9만여 명에 이르는 근로자가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이환되고 있으며, 우리니라에서 발생하는 사고사망율은 선진국에 비해 2~4배 높은 수준”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안전보건체계를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감정노동, 화학물질중독, 생식독성 등 다양한 직업건강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에 보건관리자를 채용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보건관리자 고용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비용보다 편익이 1.79배 높다”며 “최근 서비스업, 건설업 등이 보건관리자 선임대상 업종으로 확대되었는데 이들 업종에 보건관리자를 전임으로 채용해 근로자 건강관리의 내실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전·보건관리자를 전임으로 채용한 경우 외부위탁이나 겸임으로 고용한 경우보다 산재율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현장에서 근로자와 가장 밀착돼 일을 하는 안전·보건관리자의 고용형태를 개선하고, 역할 활성화가 이뤄지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시행할 때 우리나라의 안전·보건 수준도 향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조기홍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실장, 어원석 한국산업위생협회 본부장, 한순희 대한건설보건학회장, 권동희 새날 법률사무소 노무사, 고동우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조기홍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실장은 “상시 근로자 300명 미만의 사업장에서는 보건관리자가 보건관리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다른 업무를 겸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인해 다수의 사업장의 보건관리자가 겸직으로 인해 본연의 업무인 보건관리 업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며 겸직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실장은 또 “보건관리자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건관리자의 고용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보호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보건관리자의 경우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원석 한국산업위생협회 본부장은 근로자 건강권 보호 방안과 관련해 “비정규직 고용 시 지속적인 업무를 할 수가 없으며 어려운 평가, 진단 업무는 기간 계약직의 경우 시도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보건관리자 고용형태를 정규직으로 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