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 우리나라 물류 및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역인 평택·안성·오산 지역을 관할하는 산업안전공단 경기남부지사가 신설됐다. 사업장 6만여 개, 근로자 수 55만명으로 많지 않은 수치지만,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건설업·제조업 비중이 전국 평균 2배 가까이 되며, 이에따라 사고사망만인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지역이다. 경기남부지사 홍순의 지사장으로부터 관할구역의 특징과 산재예방대책에 관해 들어봤다. 

▲ 본지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홍순의 안전보건공단 경기남부지사장

안전보건공단 경기남부지사에 관해 개략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경기남부지사는 경기남부 권역의 안전보건 서비스 강화를 통한 사고사망 감축을 위해 금년도 4월 1일 청사를 평택시 칠괴동에 이전하고 4월 16일 개원했습니다. 현재 안전·보건·건설 전문가 24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관할구역인 평택시, 안성시, 오산시의 경제·산업 규모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건설 물류 등의 안전보건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지사 정원을 35명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관내 사업장은 6만여 개이며 근로자 수는 약 55만명입니다. 수도권 소재 다른 공단 일선기관 중 많은 편은 아니지만,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건설업·제조업 비중이 전국 평균 대비 1.9배로 높고 지난말 말 기준 사고사망만인율도 0.52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산재예방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요구되는 지역입니다.

경기남부지사는 금년 4월 신설되어 운영이 시작됐습니다. 어떤 배경 또는 계기로 지사가 신설됐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평택·안성·오산 지역은 우리나라 물류 및 반도체 산업의 중심입니다. 특히, 반도체 수도로 불리는 평택지역은 삼성전자 P프로젝트에 따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및 배후 도시인 고덕지구, 브레인시티, 화양지구 등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으며, 안성은 원곡·미양 등을 중심으로 대형물류단지가 운영되고 25개 대형 물류창고가 신축 중에 있어, 사망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관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지사 신설 이전에는 수원에 위치한 경기지역본부의 주요 관할지역인 수원·용인·화성 지역에 비해 지리적 위치, 사업의 우선순위 등 여건으로 인해 공단의 관심과 손길이 미흡 했던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기존 경기지역본부 관할구역 분리를 통해 평택·안성·오산지역을 중심으로 접근성을 강화하여 고위험 사업장 과밀현상 해소하고 경기남부 지역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안전보건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을 확대·강화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반도체 산업 특화 지역인 평택을 거점으로 전자산업 종사자 보호 등 지역특화 전담 예방체계 구축을 통한 신 유해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전임 경기지역본부장직을 수행하며 이같은 환경에 맞춰 경기남부지사 설립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것이 이루어져 초대 지사장으로 부임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안전보건공단 경기남부지사의 업무적 특징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아울러 경기남부지사가 추진 중인 산재예방 프로그램 및 활동에 관해 소개해 주십시오.
경기남부지사가 지역 맞춤 서비스를 위해 설립 직후 바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지역 특화 전담 예방체계 구축’입니다. 경기남부지사는 대형 건설현장에서 활발하게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 점, 전자산업 관련 제조 사업장이 밀집해 있는 점, 외국인 근로자 재해가 월등히 많은 점에 집중해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건설현장에는 건설업 안전관리자 협의체 운영 및 지역별 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는 사업장의 자율적인 합동점검으로 우수사례를 발굴해 벤치마킹하고 매월 공정별로 재해 사례를 공유하는 예방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전자산업 제조 사업장에는 고용노동부·지자체 등의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들로 협의회를 꾸렸습니다. 또 안전·보건관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산업 안전·보건 이슈와 사고 사례를 공유하여 유사·동종 재해를 예방토록 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을 위한 예방체계도 마련했습니다. 우선 위험도가 높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외국인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장 자체점검 체크리스트와 국가별 교육동영상을 배포하고 외국인 안전보건 교육에 필수적인 통역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외국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고 다문화 축제장에 홍보부스를 운영하여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관할 지역에서 산업보건 네트워크를 구축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구축 배경과 주요 활동 및 기대효과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화학물질에 의한 급성중독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새로운 화학물질 등에 의한 직업병이 발병함에 따라, 산업보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직업병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고자 했습니다.
해당 네트워크는 고용노동부, 공단, 근로자건강센터, 근로복지공단, 산업보건전문기관 및 병원(직업환경의학과) 등 소속 산업보건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화학물질에 의한 급성중독 사례 등 산업보건 이슈 및 예방대책과 직업병 의심사례를 발굴·공유하는 등 지역 내 신 산업보건 이슈에 대한 감시·대응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업장 보건관리자 네트워크를 정비해 밴드 밴드 등 SNS 온라인 채널, 간담회, 회의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 산업보건 커버리지를 확대·강화함으로서 직업병 감소와 신규 직업병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기대됩니다. 

지사 출범 5개월이 경과했습니다. 신설 지사이기에 여러 가지 어려움과 많은 업무를 진행해 왔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지난 5개월여를 돌이켜 볼 때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리시는지요? 아울러 남은 하반기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연초 지역본부에 경기남부지사 준비단을 조직해 산재예방사업 수행과 지사 신설을 투-트랙으로 추진했습니다. 이렇게 사업을 조기에 준비한 덕분에 지사 신설 후에도 시행착오 없이 산재예방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금년도 4월 지사를 출범하고 우선 실천과제를 ‘직원이 행복한 직장 만들기’로 정하고 지사 조직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조직문화는 첫 단추를 끼우는 것과 같아서 처음에 제대로 안착되지 않으면 다시 바로 잡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지사 내 불신과 반목으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분기별로 직급별 간담회, XMZ 세대 공감 간담회 등을 통해 직원들이 대화하고 서로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또 모든 직원들이 함께 도시락을 즐기는 ‘도시락 데이’와 지사가 공단 내에서 31번째로 설립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운영 중인 KOSHA31-Day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출장과 업무로 바쁜 직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요즘 직원들의 밝은 표정과 명랑한 지사 분위기로 미루어 봤을 때 소통을 통한 ‘직원이 행복한 직장 만들기’는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금년도 4월 지사가 설립된 직후 손 쓸 틈 없이 관내 사고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해 많이 당혹스러웠습니다. 
지사 산재예방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7월부터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공단 경영목표인 사고사망 감축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부족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사고사망 감축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사고유형 및 안전준수 사항을 내용으로 ‘작업안전 실천 현수막’을 제작·보급하고 현장 관리감독자 교육을 정례화하는 등 자체 특별 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습니다.

경기남부지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관내 사업장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경기남부지사의 앞에는 할 일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지역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자동차, 물류산업과 관련한 안전보건 인력과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경기남부지사가 산업의 중추 지역에 걸맞는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선결돼야 합니다.
또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건설공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사고사망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혁신적 예방활동 역시 경기남부지사에서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역사회 안전문화를 확산하고 정착시키는 것도 지사의 역할입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행복한 평택·오산·안성’을 위해 경기남부지사는 지역사회에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산재예방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오랜 기간 안전보건공단에 근무해 오셨는데,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로서 안전보건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을 말씀해 주십시오.
“안전보건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평소 생각입니다. 사업주-근로자, 모기업-협력업체, 정부-공단-민간기관이 모두 함께 노력할 때 우리가 꿈꾸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에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내·외적인 조직의 성패는 몇몇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소통·화합·노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저와 우리 직원들은 굳건한 믿음과 소통으로 팀워크를 굳게 다져 양질의 안전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지사 설립부터 줄 곳 강조한 ‘직원이 행복한 직장 만들기’를 통해 공단의 모범이 되고 표준이 되는 지사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단 일선기관 중 31번째 신설된 이곳을 경기남부지역 근로자 및 지역사회를 위한 안전보건의 메카로 발전하는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