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자 본지 발행인

잇따른 전기차 화재사고와 관련하여 정부가 사전에 약속했던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이 지난달 6일 공개됐다. 지난 6월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와 8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등으로 전기차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국민불안 해소와 전기차 안전 확보 차원에서 마련한 대책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과 관련,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기차 안전성 확보 ▲지하주차장 등 안전관리 강화 ▲화재 대응능력 강화 및 중장기적 대응방안 마련을 중심으로 하는 분야별 세부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제시된 대책에 따르면 내년 2월 실시 예정이던 국내외 전기차 제작사의 배터리 인증제를 이번 달부터 앞당겨 시범 실시한다. 배터리 정보공개는 배터리 제조사와 제작기술 등 주요 정보까지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전기차 제작사와 충전사업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확대해 전기차 화재로 인한 소비자 피해보호를 강화하는 등 사업자 책임을 강화한다.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하고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 역시 사용연한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또 모든 신축 건물의 지하주차장에는 화재 발생 시 감지·작동이 빠른 ‘습식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전기차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분리막 안정성 향상을 위해 첨가제 및 배터리팩 소화기술을 개발하고,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고 한다. 

이번 정부 대책을 접하면서의 느낌은 ‘최소화’와 ‘예방’이다. 부득이한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근본적 대책’과의 다소 거리가 느껴진다. 최소한 과학 기술에 기반한 ‘근본적 대책수립’ 로드맵 정도는 제시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전기차 배터리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과학·기술에 근거하여 전기차 화재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기에 마련함으로써 전기차 화재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불식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책이 발표됐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