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영 (사)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일부 언론에서 “여름은 무서운 계절이 되었다. 견딜 수 없는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그에 따른 온열질환자 폭증뿐만이 아니다. 길어진 장마와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로 전에 없던 심각한 자연 재난이 잇따르는 계절이 되어가고 있다.” “밤사이 서울은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돌면서, 역대 가장 늦은 밤더위가 나타났다”라고 한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이는 매년 되풀이되는 여름철 단면을 표현한 것으로 생소하지 않은 말이다.

필자는 1979년 12월 국가 사무를 맡는 국가 공무원이 되었다. 첫 출근은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건설부(현, 국토교통부) 총무과다. 국가 부름을 받은 몇 명이 각자 다른 소속으로 배치받았다. 하천계획과, 내 첫 근무지다. 위 조직으로 방재계획관, 방재 국장이 있었다. 글자 그대로 대한민국 재난 안전을 총괄하는 부서다. 매년 여름이면 6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중앙재해대책본부(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합동 근무를 했다. 1991년 재해대책 업무가 내무부(현, 행정안전부)로 이관되어 합동 근무는 25년을 이어갔다. 상황 요원으로 시작해 상황실장까지 역임했다. 그 시절 여름철 대형 재해가 발생하면 대통령이 예방한다. 어김없이 상황 요원들에게 건네는 격려 악수로 우리들의 피로는 가시곤 했다. 수년간 방송국에 불려 가 생방송으로 대국민 행동 요령, 재난 상황을 실시간 전파하는 역할도 했다.

여름철 폭염과 홍수, 태풍이 최근 들어서 생긴 걸까. 
폭염은 2018년 8월 1일,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고를 기록하였다. 홍수 피해는 1984.08.31.~09.04. 기간 중 발생한 84 대홍수로 서울, 경기, 강원지역에서 189명이 사망ㆍ실종되었다. 태풍은 태풍 ‘사라’(SARAH, 1959.09.15.~09.18.)때 영동, 영남, 호남지역에서 849명이 사망ㆍ실종되었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중위도 온대성 기후대에 위치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봄과 가을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하고, 여름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이며, 겨울에는 한랭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춥고 건조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태풍, 홍수, 폭염  등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나라다.
대한민국 기상청에서는 여름의 시작일을 9일간 하루평균 기온의 평균값이 20°C 이상으로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로 정의한다. 보통 6·7·8월(음력 4·5·6월)을 여름이라고 하나 천문학적으로는 하지(6월 22일경)부터 추분(9월 23일경)까지를 말하고, 24절기 상으로는 입하(5월 6일경)에서 입추(8월 8일경)까지를 말한다. 

여름철은 자연 계절 또는 기상·기후학적 계절로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초여름, 장마, 한여름, 늦여름으로 세분할 수 있다.

초여름은 대체로 일 평균기온이 20∼25℃이고 일 최고 기온이 25℃ 이상. 장마는 일 평균기온이 20∼25℃이고 일 최고 기온이 25℃ 이상이며 강수량이 집중되는 기간. 한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5℃ 이상이고 일 최고 기온이 30℃ 이상(간이 관측소에 의한 기록에서는 최고 기온 40℃를 넘는 예가 많다). 늦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0∼25℃이고 일 최고 기온이 25℃ 이상. 특히 한여름에는 폭염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다. 폭염이 지속되면 열사병 증상이 나타난다. 열사병은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장마는 6월 초부터 2, 3일씩 지속되다가 6월 하순쯤에 본격적인 장마철이 된다. 장마철은 남쪽이 빠르고 북쪽으로 갈수록 늦어진다. 장마철에는 날씨가 불순하여 구름양이 많고 일조율(日照率)도 낮아서 기온이 약간 저하된다. 장마 기간에는 많은 비가 오기 때문에 6·7·8월 3개월의 강수량은 연 강수량의 45∼60％를 차지한다. 따라서 1년 총강수량의 반 이상이 여름에 내린다. 특히 7월은 雨期로 집중 호우가 쏟아져 홍수를 일으킨다. 집중 호우의 명확한 기준은 없으나 일반적으로 1일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10％ 이상일 때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동안에 300㎜를 넘는 강수량이 쏟아지기도 하고, 1시간에 100㎜를 넘는 비가 내리기도 하여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진다.

여름철에는 태풍도 내습한다. 태풍(한자: 颱風, 영어: typhoon)은 열대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이 발달하여,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17m/s 이상의 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국지적 기상 현상을 말한다. 태풍은 제2차세계대전 때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만 배 이상의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폭풍과 호우로 인해 건물이 붕괴하거나 정전, 통신망의 두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천의 범람과 항내의 선박들을 육상으로 밀어내는 등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여름은 여름이기 때문에 폭염, 홍수, 태풍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여름은 여름철 불청객이 아니다. 대한민국 기후 특성이다. 우리 일상에 함께 있다고 봐야 한다. 연중 늘 이상기상에 대비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