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부길 대표/ 한국안전보건기술원

정부는 근로자가 사망해야만 ‘안전진단명령’을 내리는 현 산업안전보건법을 하루속히 개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면서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발생률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이는 부적절한 산업안전보건법과 행정 집행, 공무원의 전문 지식 부족 및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주된 목적은 사전 예방 조치를 통해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용노동부 공무원도 사후 처리가 아닌 사전 예방을 위해 기업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필요한 안전조치 또는 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진단이 아닌 안전보건 개선계획의 수립, 시행 명령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장에서 중대해재가 발생한 경우 90% 이상이 안전진단명령 집행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사업장의 산업재해를 줄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할당된 안전보건 관리비의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안전진단의 경우 사고 발생 후의 대응보다는 국토부에서 시행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 즉, 공사 단계별 위험성평가에 따라 산업재해 발생이 높은 시기에 사전 안전진단이 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을 신속하게 개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안타깝게 죽어나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를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동등하다고 볼 수 있다.

- 안전진단시기 -
기본, 설계, 공사대장 및 최초 위험성평가를 근거로 공사단계별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시기(착공 전, 갱폼부착 시, 마감 시 등)에 법에 따른 공사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개정

- 예)
건설업의 경우 공사 착공 후 준공까지 3회 실시 / 국토부의 경우 1~5차까지 있음.